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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김우민, 예선 7위 턱걸이 결승행 '죽다 살았다'…자유형 400m 메달 기회 얻었다 [파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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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수영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23·강원도청)이 하마터면 자신의 주종목에서 예선탈락할 뻔했다. 진땀 뺀 레이스로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우민은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4조에 출전, 3분45초42를 기록했다. 4조 4위, 전체 7위로 이 종목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 오르긴 했지만 기록은 기대밖이었고 레이스 운영도 좋지 않았다. 결승에 오른 게 다행이었다.

김우민은 이날 5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자유형 400m 종목에서 우승을 놓고 다투고 있는 라이벌 호주의 새뮤얼 쇼트가 김우민의 바로 옆 4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김우민은 2024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쇼트는 2023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다.

1번 레인 미국의 애런 샤켈, 2번 레인 벨기에의 루카스 앙보, 3번 레인 브라질 코스타 길레르미, 6번 레인 스위스 안토니 자코비치, 7번 레인 리투아니아 랍시스 다나스, 8번 레인 미국의 스미스 케런이 레이스를 펼쳤다.

김우민은 첫 50m 구간을 1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25초36으로 스위스의 안토니를 0.11초 앞섰다. 50~100m 구간까지 53초31로 선두를 지키면서 좋은 페이스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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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민은 100~150m 구간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1분21초77로 스피드를 뽐냈다. 쇼트가 1분50초23으로 김우민을 간발의 차로 앞서면서 순위는 2위로 내려갔다. 김우민은 100~150m까지 2분19초05로 쇼트의 뒤를 바짝 쫓았다.

하지만 김우민은 점차 페이스가 떨어졌다. 브라질의 코스타, 호주의 뮤트, 미국의 애런에게 밀리면서 4조 4위, 3분45초52의 기록으로 예선을 마감했다. 코스타가 3분44초23으로 예선 4조 1위, 쇼트가 3분44초88로 2위, 애런이 3분45초45로 3위에 올랐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는 총 37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5개조로 나눠져 예선을 치르고 상위 8명까지 결승행 티켓이 주어진다.

김우민은 예선에서 예상 외로 경쟁 선수들보다 기록이 나오지 않으면서 고전했지만 최종 7위를 확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자유형 400m 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김우민은 다만 자유형 400m 결승에서는 조금 더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결승 레인도 좋진 않다. 맨 가장자리인 1번 레인에서 물살을 가른다. 일반적으로 경영 종목에선 가운데 3~6번 레인이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자신 만의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러 1번 레인이나 8번 레인을 선호하는 선수들도 있다.

남자 자유형 400m 우승자는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종목 첫 금메달 리스트의 주인공이 된다. 김우민은 아시안게임과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이 종목 정상을 밟았던 가운데 파리에서 올림픽 우승이라는 최종 목표 달성을 겨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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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민은 최근 1년 동안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7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400m 결승에 진출, 5위에 오른 게 출발점이었다. 비록 입상권 진입은 불발됐지만 자신의 최고 기록을 1초21이나 단축하고 3분43초92로 터치 패드를 찍으면서 기량을 한껏 끌어올렸다.

김우민은 무엇보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400m 종목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충분히 기량을 겨뤄볼 수 있다는 경험과 자신감을 얻었다. 이는 아시안게임 무대를 평정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우민은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4초3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 수영의 에이스 판 잔러(3분48초81)를 4초 이상 앞지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우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800m에서 7분46초03으로 아시안게임 신기록, 한국 신기록을 한꺼번에 갈아치웠다. 이 종목만큼은 아시아권에서 적수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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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민은 남자 계영 800m에서도 황선우, 이호준, 양재훈 등 '황금세대'와 호흡을 맞춰 또 한 번 아시아 정상을 밟았다. 한국 수영 역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김우민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직후 스스로 먼저 약속했던 세계선수권 정복의 목표까지 달성했다. 지난 2월 12일 카타르 도하 세계수영선수권 경영 첫 날 자유형 400m 종목에서 '월드 챔피언'의 자리를 꿰찼다. 3분42초71로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 종목 '월드 클래스'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도 자유형 400m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대한민국 선수단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기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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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영의 유일무이한 올림픽 메달리스트 박태환 SBS 해설위원은 김우민이 파리에서 포디움에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수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박태환은 "나는 김우민 선수가 포디움에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 메달 색깔까지는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며 "오늘 김우민 선수가 훈련하는 모습을 봤는데 몸도 가벼워 보이더라.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준비한 만큼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 수영은 박태환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은메달,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와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따낸 뒤 이후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2021년 개최)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박태환은 이날 예선을 중계한 뒤 "김우민 답지 않은 어색한 레이스였지만 결승에서 교훈 삼아 좋은 경기할 것을 기대한다"며 응원했다.

한편, 김우민은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와 최근 기록 단축을 이루고 있는 남자 자유형 200m 그리고 메달권을 다투는 남자 계영 800m에 치중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따냈던 남자 자유형 800m와 1500m 출전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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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6일(이하 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남자 자유형 800m와 1500m 출전 명단을 공개했는데 두 곳 모두 김우민이 빠졌다. 김우민의 이름은 없다. 결국 입상 가능한 레이스에 집중하기 위해 부종목들인 두 장거리 종목에 대해선 결단을 내린 셈이다.

김우민의 장거리 레이스 포기는 어느 정도 예상되긴 했다. 특히 이번 대회 남자 계영 800m가 일정 중간에 끼어 있다보니 김우민 입장에선 4종목을 모두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우민 입장에선 우선 남자 자유형 800m가 고민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상당한 체력과 지구력을 소모하는 장거리 레이스인데다가 입상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영 800m 직전에 치르는 부담까지 끼어 있었고 결국 포기를 결정했다.

미국의 수영 전문매체 '스윔스왬'도 26일 이번 대회 남자 계영 800m 동메달리스트로 한국을 올려놓으면서 김우민이 과연 자유형 800m에 나설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다. 김우민이 포기해야 한국의 메달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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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자유형 1500m는 이번 대회 경영 막바지에 열려 김우민이 홀가분하게 나설 수 있지만 역시 접었다. 그 만큼 자신이 출전하는 3종목에 '올인'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김우민은 센강에서 8월9일 열리는 10km 마라톤수영 출전권도 따냈으나 일찌감치 포기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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