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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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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 연금제 첫발 뗀 KPGA..도약 발판 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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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선수 연금제 도입..상반기 4억원 적립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제대로 유지하는 일

협회는 대회 증가에 박차..스타들 찾아오게 만들어야

이데일리

미국 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임성재가 지난 5월 열린 KPGA 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 출전해 경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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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가 올해부터 선수 연금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KPGA 투어에는 그동안 선수들의 은퇴 후 활동을 보장할 보조 장치가 없었다. 올해부터 선수 연금제를 도입하면서 현역을 떠난 뒤에도 안정적으로 생활할 최소한의 대책이 마련된 셈이다.

연금제 소식에 선수들은 크게 반겼다. KPGA 투어에서 10년 넘게 활동해 온 A 선수는 “한국의 남자 프로골프가 한 단계 도약하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 같아 흐뭇하다”라며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고, B 선수는 “투어 활동을 그만둔 뒤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선수가 주변에도 여럿 있었다”며 “금액을 떠나 연금제 덕에 노후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연금제 도입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십수 년 전부터 논의가 있었으나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지난해까지는 선수회를 이끈 대표단이 앞장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메이저리그 등 다른 종목 스포츠 단체에서 어떤 방식으로 연금제를 시행하는지 학습하고 연구해 우리 실정에 맞는 방식을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은 1년 넘게 이어졌고 올해 선수 연금제 도입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시행 첫 해부터 제도 정착은 순조롭게 이뤄지는 듯하다. KPGA 연금제는 대회당 총상금의 3%를 선수연금으로 적립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약 4억 원이 넘는 적립금을 쌓았고 시즌 종료 때까지 예상되는 연금 적립액은 약 8억 3000만 원에 달한다. 활동기간과 대회 출전 수와 성적에 따른 포인트 적립방식 등으로 은퇴선수는 2029년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건 제대로 유지하는 일이다. 이제부턴 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제도를 탄탄하게 정비하면서 활성화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우선 대회 수 증가와 상금 규모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KPGA 투어는 올해 22개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새 집행부가 들어선 뒤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와 시들해진 골프붐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국내 경쟁 투어인 KLPGA가 올해 31개 대회를 개최하는 것과 비교하면 한참 부족하다. 연금제가 투어의 규모와 비례하는 만큼 집행부는 대회 수를 늘리고 상금 규모를 키우는 데 역량을 쏟아야 한다.

연금제를 정착하고 확대해 해외로 나가 있는 스타들이 다시 찾는 KPGA 투어로 만들어 인기 회복을 위한 노력도 협회가 해야 할 일이다.

KPGA 투어는 젊고 유망한 선수가 국내서 1~2년 활동한 뒤 외국으로 빠져나간 채 돌아오지 않아 팬들의 관심을 끌 스타가 늘 부족했다. 선수들을 붙잡고 다시 돌아오게 할 경쟁력도 약했다. 연금제를 단순한 복지가 아닌 투어의 경쟁 무기로 발전시킨다면 떠난 스타가 되돌아오고 PGA 투어처럼 외국의 스타가 찾아오게 만들 수 있다.

미국 PGA 투어는 큰 상금과 함께 든든한 노후를 보장하는 연금제도를 바탕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를 끌어모았다. 그 결과 세계에서 가장 큰 투어로 성장했다. KPGA 투어도 가야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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