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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충격과 공포! 'XY염색체' 복서 펀치 2방에 기권→"주먹 너무 아파" 악수 거부+눈물 펑펑 [2024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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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남성을 의미하는 'XY염색체'를 가져 논란을 일으킨 여자 복싱 선수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경기 시작 46초 만에 승리했다. 상대 선수는 몇 대 맞은 뒤 그 자리에서 기권했다.

칼리프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16강전에서 안젤라 카리니(25·이탈리아) 상대로 기권승을 거뒀다.

경기에 앞서 칼리프 출전은 논란의 대상이 됐다. 2022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칼리프는 2020 도쿄 올림픽도 정상적으로 출전했지만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칼리프는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국제복싱협회(IBA)으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칼리프와 대만의 린위팅은 DNA 검사 결과 XY염색체를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린위팅도 57㎏급에서 2022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정상급 복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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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XX염색체를 갖고 있어야 하지만 칼리프와 대만의 린위팅이 남성을 의미하는 XY염색체를 갖고 있기에 여자 복싱 대회 참가를 허락할 수 없다는 게 IBA 입장이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판단은 달랐다. IOC는 지난달 29일 "칼리프와 린위팅은 IOC의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라며 두 선수가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종목에 참가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염색체만으로 두 선수의 성별을 결정지을 수 없다는 게 IOC의 입장이다. IBA는 지난해 IOC의 징계를 받아 올림픽 복싱 종목을 주관할 수 없으며, 파리 올림픽 복싱 종목은 IOC가 설립한 임시기구인 파리 복싱 유닛(PBU)이 관장한다.

성별 논란을 일으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격까지 당한 칼리프가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자 큰 반발이 터져나왔다. 특히 칼리프와 16강에서 만난 카리니의 조국 이탈리아는 정치권까지 나서 크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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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남성의 유전적 특성을 가진 선수가 여성 대회에 출전해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안드레아 아보디 이탈리아 체육부 장관 역시 “스포츠 최고 무대인 올림픽에서 선수 안전은 물론, 공정한 경쟁에 대한 존중이 보장돼야 하지만 카리니는 그렇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에우제니아 로첼라 이탈리아 가족부 장관도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국제적 차원에서 확실하고 엄격하며 통일된 기준이 없다는 사실이 놀랍다"라며 목소리를 냈다.

거센 반발에도 경기는 진행됐고, 칼리프는 카리니를 압도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경기 시작 후 카리니는 얼굴에 칼리프의 주먹을 두 차례 맞았는데 이후 눈물을 흘리며 기권을 선언했다. 카리나의 기권으로 경기는 불과 46초 만에 종료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카리니는 칼리프에게 한 차례 맞은 뒤 코치에게 다가가 코가 너무 아파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치의 설득에 그는 다시 경기를 진행했지만 얼굴에 또다시 주먹을 맞자 기권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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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 패한 카리니는 약 20분 동안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인터뷰에서 "난 싸우려고 링에 올랐다"라며 "포기하지 않았지만 주먹이 너무 아팠고, 그래서 그만이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경기에 앞서 카리니를 지도하는 엠마누엘 렌지니 이탈리아 복싱 코치는 일부 사람들이 칼리프와 싸우지 말라 조언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카리니에게 "가지 마 제발, 칼리프는 남자야. 너한테 위험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근력 등을 포함해 신체적인 조건에서 여성보다 뛰어나기에 스포츠 종목은 남성과 여성 경기를 분리시켰다. 그렇기에 성별 논란을 일으킨 칼리프가 상대를 압도한 경기는 그의 성별과 참가 자격 논란에 불을 붙였다.

칼리프에게 완패를 당한 카리니는 경기가 끝나고 칼리프와 악수하는 걸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진정으로 비올림픽적인 장면"이라며 "명백히 동등한 조건이 아닌 경기를 허용한 이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낀다"라고 칼리프 출전을 허용한 IOC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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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칼리프가 여자 66㎏급 8강에 진출한 가운데 그와 함께 성별 논란에 휩싸인 대만의 린위팅도 2일 여자 57㎏급 16강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은 지난 도쿄 대회에서도 발생했다. 당시 뉴질랜드 역도 선수 로렐 허버드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성전환을 한 뒤 여자 종목에 참가하면서 화제가 됐다.

도쿄 대회 기준 43세였던 허버드는 남자로 태어나 20대 초반까지 역도 선수로 활약하다가 2013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IOC가 2015년부터 성전환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허용해 여자 역도 경기에 출전했다.

남성이었던 허버드의 여자 종목에 참가는 큰 논란이 됐지만, 허버드는 여자 최중량급인 87㎏ 이상 A그룹 경기에서 인상 1∼3차 시기를 모두 실패해 실격 판정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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