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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2024파리] "안젤라가 나빴네!" 자국 선수 비난하고 'XY염색체' 선수 감싼 이탈리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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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이마네 칼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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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는 스포츠맨 정신이 없어!"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며 'XY염색체' 논란으로 화제가 된 이마니 칼리프(알제리)의 소셜미디어(SNS)에 남긴 이탈리아 팬의 댓글이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16강에서 안젤라 카리니는 이마네 칼리프에게 판정패했다.

경기 시작 후 칼리프의 주먹이 카리니의 얼굴을 가격했고, 카리니는 잠시 구석으로 피해 헤드기어를 고쳤지만 이내 맞은 부위의 통증이 너무 심해 기권을 선언했다.

카리니는 "이번에는 더는 싸울 수 없어 경기를 포기했다"며 "코에 강한 통증을 느껴서 더 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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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카리니가 링 위에서 흐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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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 나선 칼리프와 린위팅(대만)은 남성 염색체, 즉 'XY염색체'를 가진 선수다.

이 때문에 지난해 국제복싱협회(IBA)는 그들에게 세계선수권대회 실격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IBA는 현재 내부 부정부패로 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게 판정 권리를 뺏긴 상황이다.

그리고 IOC는 "칼리니와 린위팅의 경기 출전은 아무 문제가 없다. 기준은 여권이다"라며 두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허가했다.

이에 세계 복싱팬들은 물론이고 커뮤니티, SNS를 통해 온갖 논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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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네 칼리프(우측)가 안젤라 카리니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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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탈리아 조르지아 멜로니 총리는 "남성의 유전적 특성을 가진 선수가 여성 대회에 출전해서는 안된다"고 반대했다. 안드레이 아보디 체육부 장관 역시 "올림픽에서 선수 안전과 공정한 경쟁에 대한 존중이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카리니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그리고 경기 시작 46초만에 카리니의 기권으로 판정승한 칼리프는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Elhamdolilah(알함둘릴라, 무슬림 언어로 '주님께 감사를 올린다'는 뜻), 첫번째 승리"라는 게시글과 함께 자신의 경기 사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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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글에는 알제리, 이탈리아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팬들로 수만개가 넘는 덧글이 달렸다.

흥미롭게도 이 게시물에는 이번 경기에서 판정패를 당한 카리니의 나라인 이탈리아에서 온 팬이 다수 보였다. 한 팬은 "이탈리아인으로서 당신은 이길 자격이 충분하다. 또 다른 여자(카리니)는 본인이 질걸 예상했기에 포기한 것"이라며 공공연히 칼리프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또 다른 이탈리아 누리꾼은 "당신은 우리 정치인과 언론의 무지에 대해 승리했다. 당신이 자랑스럽다"고 칼리프를 칭찬했고, 또 다른 팬은 "안젤라 카리니가 링 가운데서 보여준 행동이 (이탈리아인으로서) 너무 부끄럽다. 당신은 챔피언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어쨌든 그는 남자 염색체를 가졌다"며 반대의견을 내놓는 누리꾼도 보였다. 이 덧글에는 130개가 넘는 반박 의견이 달려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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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칼리프의 성별 논란에 대해서는 각국 유명인들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으며 설왕설래가 벌어진 상황이다. 지난 2일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SNS를 통해 "나는 남성을 여성 스포츠에서 배제한다"며 칼리프의 여성부 경기 출전을 꼬집었고 '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자인 조앤 롤링은 "여성 복싱 선수가 인생이 바뀔만한 부상을 당해야 (규칙이) 바뀔 것인가"라며 강한 어조로 반대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칼리프의 8강전은 오는 8월 4일 오전 12시22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8강 상대는 헝가리의 하모리 안나 루카다.

사진= 연합뉴스, 이마네 칼리프, 조앤 롤링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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