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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金金金金金, 목 디스크 걸리겠네요"...'전종목 석권' 양궁 대표팀, 금의환향[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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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양궁 금메달을 싹쓸이한 한국 양궁 대표팀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에 여자 개인전 은메달 1개, 남자 개인전 동메달 1개를 합쳐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하는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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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목 디스크가 걸릴 정도로 무겁네요”

2024 파리올림픽에서 전종목 석권이라는 대업을 이룬 ‘태극 궁사’들이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건채 금의환향했다.

파리올림픽 남녀 3관왕에 오른 김우진(청주시청)과 임시현(한국체대)를 비롯해 여자대표팀 남수현(순천시청), 전훈영(인천시청), 남자 대표팀 이우석(코오롱), 김제덕(예천군청)은 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치고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금메달 3개를 목에 건 임시현과 김우진을 필두로 올림픽 전 종목석권이라는 대기록을 이룬 대표 선수들이 등장하자 입국장을 메운 수백명의 취재진과 관계자 및 선수 가족들의 큰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일반 팬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각자 다양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도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환영에 화답했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남녀 개인전, 남녀 단체전, 혼성전 등 5개 전종목 석권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지난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혼성전이 처음 생긴 이래 5개 종목을 석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 종목이 처음 생긴 1988 서울올림픽부터 2024 파리올림픽까지 10연패라는 엄청난 성과를 일궈냈다. 단체전, 개인전, 혼성전 등 금메달 3개를 목에 건 채 취재진 앞에 선 임시현은 “목 디스크에 걸릴 정도로 금메달 3개가 무겁다”면서도 “그만큼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이어 “에이스라는 부담감이 없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할 수 있었다”며 “3명이 진짜 열심히 운동했는데 10연패 목표를 이룬 순간이 가장 감격스러웠다”고 강조했다.

혼성전에서 함께 팀을 이뤄 금메달을 합작한 김우진에 대한 존경심도 숨기지 않았다. 임시현은 “가장 가까이서 오빠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는지 알게 됐다.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기력을 끌어낸 게 존경스러웠다”며 “나도 우진오빠처럼 (최다 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태극마크를 처음 달자마자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한 ‘무서운 막내’ 남수현은 “언니들을 믿고 최대한 자신감 있게 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달에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어 준비해야 한다”면서 “일단은 휴식을 취하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다. 금메달의 기쁨을 조금 더 만끽하겠다”고 밝혔다.

‘무명’의 아픔을 딛고 10살이나 어린 동생들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맏언니’ 전훈영은 “10연패만 바라보고 갔는데, 목표를 이뤘다”며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좀 더 행복하게 양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남자 대표팀의 성과도 뒤지지 않는다. ‘대표팀 기둥’ 김우진이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3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추가하면서 한국 선수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5개)로 이름을 올렸다.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안정된 심박수를 유지해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혼성전 결승전에선 마지막 화살을 앞두고 심박수가 크게 올라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그 상황에 대해 김우진은 “그 화살을 마무리 지으면 끝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긴장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귀국 인터뷰의 하이라이트는 ‘막내’ 김제덕이 장식했다. 기자회견에서 김우진을 ‘(리오넬)메시’, 자신은 ‘(킬리안)음바페’로 비유한 이우석이 막내 김제덕에게 ‘넌 뭐 할래’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김제덕은 “난 손흥민”이라고 답해 큰 웃음을 이끌었다.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6발 모두 10점을 쏘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 이우석은 “목표했던 3연패를 이루고 돌아와 기쁘다”며 “아깝게 (한국 선수단 역대 올림픽)100번째 금메달은 놓쳤지만 101번째도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겨우 22살 나이에 두 번째 올림픽에서 3개째 금메달을 수확한 김제덕은 4년 뒤 LA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제덕은 지난 도쿄 대회에선 개인전 32강, 이번 파리 대회에선 개인전 8강까지 올랐다. 김제덕은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김우진을 처음 보고 롤 모델로 삼게 됐다. 앞으로도 더 본받겠다”며 “다음 올림픽까지 출전할 수 있다면 개인전 메달도 따오겠다”고 다짐했다.

홍승진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전종목 석권은 지도자와 선수가 모두 하나가 된 결과”라며 “결승전을 앞두고 정말 긴장했던 여자단체전 10연패가 가장 인상 깊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의 감격을 느낌 여유도 없이 다음 달 곧바로 2025년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선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계급장을 떼고 다시 선후배들과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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