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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전지희 필요합니까"...마지막 올림픽에서 메달 달성 "한국에서 만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올림픽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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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2011년 중국에서 귀화한 전지희(31, 미래에셋증권)가 2전 3기 끝에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지희는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끝난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1복식과 3단식에 출전해 독일을 모두 이겼다. 혼자 2승을 챙긴 전지희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3-0으로 깔끔하게 승리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전지희가 마침내 숙원을 이뤘다. 중국 허베이성에서 태어난 전지희는 청소년 대표를 지내기도 했지만 워낙 선수층이 두꺼운 터라 성인 대표의 기회는 오지 않았다. 올림픽 메달이라는 개인 포부를 달성하기 위해 2011년 한국으로 귀화를 결정했다.

전지희는 그동안 한국 여자 탁구를 대표한 에이스였다. 올림픽도 이번이 세 번째 출전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를 시작으로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파리까지 도전을 이어왔다. 앞선 두 번의 올림픽은 아픔으로 남아있다. 두 대회 연속 단체전 8강에서 미끄러졌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준비했다. 신유빈과 호흡을 맞춰온 복식은 세계 정상권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일궈내며 이번 올림픽의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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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하고 파리로 건너왔는데 출발이 좋지 못했다. 여자 단식 1회전에서 뜻밖의 탈락을 했다. 단체전까지 열흘 이상 휴식이 주어졌다. 컨디션 관리가 수비지 않았고, 파트너인 신유빈의 상승세에 발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그래도 오랜 기간 찰떡 호흡을 펼쳐왔기에 전지희는 신유빈과 나선 이날 1복식에서 안정된 경기력을 펼쳤다. 먼저 두 게임을 따고 동점을 허용하면서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마지막 5게임에서 노련한 운영을 보여주면서 기선 제압에 힘을 보탰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나선 3단식에서도 시오나샨을 상대로 3-0(11-6, 11-6, 11-6)으로 깔끔하게 이기면서 하루 2승의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토록 잡히지 않던 올림픽 메달의 순간을 스스로 힘으로 마침표를 찍은 전지희는 주먹을 쥐었다.

눈물은 크게 나오지 않았다. 전지희는 "너무 행복해서 같이 안았을 때 눈물이 살짝 났었는데"라고는 했으나 미소가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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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뒤를 돌아봤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 "2012년부터 계속 똑같은 자리를 지켜왔다. 마지막 순간에 이 자리를 지켜낸 것에 감사하다"며 "이 무대에서 후회없이 신유빈, 이은혜와 같이 싸워나간 게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전지희가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본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겸 미래에셋증권 감독은 각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도쿄 올림픽 끝나고 소속팀도 없었던 상황이 있었다. 그때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에게 '전지희가 필요하냐'라고 물었다. 필요하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그래서 '소속팀이 있는 게 낫냐'라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해서 입단 제안도 했었다"라고 떠올리며 함께 기뻐했다.

전지희도 "김택수 감독님께서 아프거나 엄청 안 좋을 때마다 연락을 해주셨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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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희는 멀리 보지 않는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은 계획에 없다. 계속 뛸 건지 묻자 "아니오"라고 바로 답했다.

대신 전지희는 "한국에 오기로 결정한 게 14년째인 것 같다. 나를 한국으로 데리고 오신 분들이나 한국에서 만난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생각"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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