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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마녀'의 파괴력에 변주 더한 시원한 액션…디즈니+ '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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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 감독 첫 드라마…나이 든 킬러로 변신한 차승원 눈길

연합뉴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국가정보원 내 사조직은 인체를 개조해 인간 병기로 만드는 '폭군'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성공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국정원 수뇌부는 이 프로젝트를 미국에 넘기기로 하고, 프로젝트의 비밀을 쥔 샘플을 서로 뺏고 뺏기는 싸움이 벌어진다.

박훈정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자 영화 '마녀' 시리즈(2018·2022)의 세계관을 잇는 디즈니+ 드라마 '폭군'이 이달 9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폭군'의 이야기는 폭군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국정원 사조직의 우두머리 최 국장(김선호 분)이 샘플을 국정원에 빼앗기는 데서 시작한다.

최 국장은 국정원에서 비리로 퇴출당한 연모용(무진성)에게 샘플을 찾아오라고 지시하고, 연모용은 킬러이자 금고 기술자인 채자경(조윤수)에게 이 일을 맡긴다.

채자경은 총격전 끝에 국정원이 이송하던 샘플을 빼앗는 데 성공하지만, 연모용은 샘플만 챙기고 채자경의 뒤통수를 친다. 이렇게 샘플이 다시 최 국장의 손에 넘어가자 프로젝트를 넘겨받기로 했던 미국 정보기관 요원 폴(김강우)이 직접 나서 샘플을 찾기 시작한다.

저수지에 던져져 죽은 줄 알았던 채자경은 간신히 목숨을 건져 자신을 배신한 연모용을 찾아 나선다. 최 국장에게 넘겨진 줄만 알았던 샘플은 사실 자경의 손에 있었다.

한편 최 국장에게 고용된 은퇴한 킬러 임상(차승원)은 채자경을 없애라는 지령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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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 배우 김강우(왼쪽)와 김선호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폭군'의 시작과 끝은 액션이다. 갈등 관계가 단순해 누구나 쉽게 이야기를 이해하고 온전히 액션에 집중하게 된다. 액션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이야기가 존재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계관이 연결되는 영화 '마녀' 시리즈를 보지 않아도 '폭군'은 등장인물들이 겹치지 않아 시청에 어려움이 없다.

다만 설정이 비슷한 만큼 초인들이 등장하는 액션 장면은 '마녀'를 연상시킨다. 콘크리트로 된 벽을 손쉽게 부수고 사람을 순식간에 수십 미터씩 날려 보내는 등 파괴력이 극단적으로 강조돼 있다.

시리즈 첫 작품인 '마녀'가 중반부에 접어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액션이 등장해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던 것과 달리 '폭군'은 초반부터 후반까지 매회 밀도 높게 전투 장면이 등장해 끊이지 않고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초중반에는 초인이 아닌 채자경과 임상의 액션 장면이 다수 등장하는데, 만화를 연상케 하는 초인들의 싸움과 달리 한층 현실감 있는 장면들이 펼쳐져 눈길을 끈다.

잔인한 장면도 자주 등장하고, 등장인물이 초인으로 변하는 과정은 괴수물을 연상케 한다. 수위를 누그러뜨리려는 듯 이런 장면 대부분은 어둠 속에서 펼쳐져 색감이 선명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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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 배우 차승원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폭군'의 액션을 책임지는 두 배우는 차승원과 조윤수다.

차승원이 연기한 임상은 텁수룩한 수염에 느릿느릿하고 나른한 목소리로 누구에게나 존댓말을 쓰며 상대가 경계심을 해제하게 한 뒤 중요한 순간 가방에서 총을 꺼내 속사를 퍼붓는 인물이다.

차승원은 늘 예의 바른 말투에 고등학생들에게도 무시당하는 불쌍한 모습과 목표물을 집요하게 쫓아가 잔인하게 해치우는 강렬한 모습을 오가며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조윤수가 연기한 채자경은 쌍둥이 오빠의 인격이 한 몸에 깃들었다는 독특한 설정이다. 신예 배우 조윤수는 수시로 인격을 바꿔 가며 서로 대화하는 모습으로 채자경의 이중인격을 연기했다.

아울러 조윤수는 속도감 있는 몸놀림으로 목표물을 해치우는 액션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주로 권총이나 작은 흉기를 이용해 빠르게 상대를 제압하는 방식의 전투 장면이다.

여기에 더해 김선호와 김강우는 서로 대립하는 두 단체의 수장으로 만나 신경전을 벌이며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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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 배우 조윤수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폭군'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인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관한 설정이나 '폭군' 샘플이 탈취되는 과정이 다소 앞뒤가 맞지 않거나 허술하게 그려진다.

액션 장면 역시 주요 인물은 총알이 알아서 피해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등 흔한 클리셰가 군데군데 보인다. 초인들이 전투 장면은 비현실적인 파괴력 때문에 일부 시청자에겐 유치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다만 이런 단점들에 개의치 않고 무더위를 날려버릴 만한 시원한 액션을 찾는 시청자에게는 올여름 '폭군'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4부작인 '폭군'은 오는 14일 전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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