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4세 때 뉴질랜드 이민해 국적 취득… 대회 앞두고 “마지막 올림픽” 선언
LPGA 명예의 전당 최연소 입성도
양희영 공동 4위… 韓 선수 중 최고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왼쪽)가 11일 파리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언니 고수라 씨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기앙쿠르=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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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 나오는 인물이 된 것 같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7)는 11일 파리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이렇게 말했다. 리디아 고는 이날 프랑스 파리 기앙쿠르의 르 골프 나시오날(파72)에서 끝난 대회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하며 2위 에스터 헨젤라이트(독일)를 두 타 차로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은메달, 2021년 도쿄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리디아 고는 올림픽 3회 연속 시상대에 오르며 금·은·동메달을 모두 갖게 됐다. 리디아 고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지금까지 내 경력에서 감사한 일이 많이 있었지만 오늘 금메달을 딴 게 최고다. 솔직히 말해 이것 이상은 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금빛’으로 장식한 리디아 고는 시상대에서 눈물을 보였다. 앞서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엔 더 이상 출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리디아 고는 “리우에서 박인비 선배가 금메달을 땄을 때 한국의 국가를 들었다. 도쿄에선 넬리 코르다가 1위를 해 미국 국가를 들으면서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며 “그래서 뉴질랜드 국가를 듣는다면 울컥할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전 세계에 생중계가 되고 있어 너무 많이 울지는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1997년 한국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는 네 살 때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고, 12세이던 2009년 뉴질랜드 국적을 얻었다.
리디아 고는 “미국의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의 ‘내 결말은 내가 스스로 쓴다’는 문구를 계속 되새겼다. 이번 주 내 운명과 결말을 스스로 지배하고 싶었는데 실현했다”며 “언니가 불고기와 오징어볶음 등 한식을 잔뜩 싸 와 매일 먹은 덕에 우승했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명예의 전당 입성이 내 어깨에서 약간의 무게를 덜어주는 것 같다”며 “은퇴 시기를 정확히 예상하긴 어렵지만 명예의 전당 가입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일단 즐기고 남은 시즌을 잘 치른 뒤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에선 양희영(35)이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4위를 해 성적이 가장 좋았다. 고진영(29)과 김효주(29)는 나란히 이븐파 288타로 공동 25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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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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