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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개회식 북한 사고 파문부터 안세영 작심발언까지…올림픽 사건사고 [파리올림픽결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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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GettyImage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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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화합의 장인 올림픽에서 여러 사건 사고가 일어나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2024 파리 올림픽은 7월 26일부터 11일까지 펼쳐진 뒤, 막을 내렸다. 이 기간에 한국의 수많은 스포츠 스타가 탄생했고, 사람들은 이에 열광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사건 사고들로 한국인들을 화나게 만드는 일도 발생했다. 문제는 개회식부터 일어났다.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지난달 27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센 강에서 열렸다.

당시 개회식에 앞서 현장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여러 유명 인사의 모습이 포착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수단 입장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입장하는 국가는 근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였고, 두 번째로 난민 팀이 입장한 후 프랑스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차례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48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46번째 입장국 콩고민주공화국과 47번째 입장국 쿡 아일랜드, 49번째 입장국 코스타리카, 50번째 입장국 코트디부아르 선수단과 한배를 타며 입장했다.

그러나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한국의 국가명은 프랑스어로 'Coree' 로 소개될 예정이었으나, 한국 선수들이 등장하자 북한의 영문 국가명인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로 호명했다.

이에 문체부는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 장내 방송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을 북한 선수단으로 소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공식 성명문을 발표했다.

문체부 장미란 제2차관은 현지에서 국제올림피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문제를 확인한 IOC는 공식 홈페이지에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잘못 표현한 것과 관련해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사과 성명을 게재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인적 실수로 밝혀졌으며,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고, 문체부에는 공식 사과서한을 발송했다.

공식 사과서한을 통해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실수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IOC는 올림픽 기간 동안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파트너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으니 안심하시기 바란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IOC의 실수는 계속됐다. 이번엔 올림픽 공식 계정에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의 영문 이름을 잘못 표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오상욱은 지난 28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에서 파레스 페르지니(튀니지)를 15-11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오상욱은 2024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2024 파리 올림픽 공식 SNS 계정이 오상욱의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오상욱의 영문 이름을 '오상욱(Oh Sanguk)'이 아닌 '오상구(Oh Sangku)'로 잘못 표기했다.

연이은 실수로 사람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현재는 'Oh Sanguk'으로 정정됐다.

금메달을 땄음에도 웃지 못하는 종목도 있었다. 바로 배드민턴이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세계랭킹 9위)를 세트스코어 2-0(21-13 21-16)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무려 28년 만이었다. 배드민턴 전체 종목으로 봐도 2008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 조 이후 16년 만의 쾌거다.

그런데 안세영은 금메달 획득 후 그동안 느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불만을 모두 쏟아냈다. 특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부상 이후 관리가 소홀했던 점, 대회에 출전을 임의로 막은 것 등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앞으로 대표팀과 동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겨냥한 안세영의 비판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보호와 관리, 대표팀 운영 등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파장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도 안세영에 제기한 문제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안세영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처음에는 안세영이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이후 안세영은 '기다리라'는 말을 듣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사태를 수습해야 할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 사건 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했고, 당초 안세영과 같은 비행기편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던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갑자기 일정을 바꿔 이날 오전 먼저 귀국했다. 김 회장은 귀국 후 안세영과 협회 간의 갈등이 없었다고 해명했고, 기자회견 불참 사건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귀국한 안세영은 "싸우려는 의도로 말한 것이 아니"라며 "조금 더 상의해 말씀드리겠다. 말을 아끼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던 대한배드민턴협회는 7일 오후에서야 보도자료를 배포해 해명에 나섰다. 협회는 "선수의 대회 참가 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국제대회에 참가시킨 대회는 없다" "선수 본인의 강한 의지로 첫 복귀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안세영이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해 신속하게 파리로 파견했다" "기자회견에 불참하도록 의사를 전달하거나 지시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이야기가 크게 엇갈리면서 이제 사태는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안세영은 "수많은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 나의 발언으로 인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리셔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다"며 "선수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적었다.

이어 "어제 공항까지 걸음 하셨던 기자들과 저의 입장을 기다리고 계신 많은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의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결국 안세영과 협회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고, 올림픽이 끝난 후 안세영의 입장 발표에 따라 새로운 국면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매너 논란으로 악플 테러를 받고 몸살을 앓고 있는 선수도 생겼다.

박태준은 8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에게 기권승을 얻어냈다.

1라운드 도중 박태준과 마고메도프의 정강이가 서로 부딪혔다. 이후 마고메도프는 고통을 호소하며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했고, 결국 기권을 선언했다.

문제의 장면은 2라운드에서 나왔다. 마고메도프는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두고 쓰러졌다. 박태준은 마고메도프가 쓰러지기 직전까지 발차기를 계속 날렸다. 그랑 팔레 경기장에는 팬들의 야유가 가득 찼다.

각국의 팬들이 박태준의 SNS에 몰려들어 댓글을 남겼다. 이들은 '상대가 쓰러질 때 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 '스포츠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부상으로 쓰러진 선수를 왜 차는가' 등등 항의성 댓글이 달렸다.

다만 이는 태권도 규칙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일어난 사고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박태준은 "심판이 '갈려'를 하고 나서 발로 차는 건 반칙이고 비매너다. 그전까지는 발이 나가는 게 정해진 규칙 안에 있다"고 명확하게 설명했다.

이어 "경기는 상대가 포기하거나 그만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금메달을 확정 짓고 나서도 박태준은 마고메도프를 챙겼다. 세레머니에 앞서 마고메도프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 시상식도 그를 부축하며 등장했고, 메달 수여식이 끝난 뒤에도 마고메도프를 부축하며 시상대를 내려갔다.

박태준은 "원래 대회에서 자주 보고 알던 선수다. 끝나고 대화를 나눴고, 미안하다고도 했다. 마고메도프도 이건 스포츠이자 격투기라며 괜찮다고 했다"고 전했다.

사건 사고로 문제가 되는 일도 있었지만, 전 세계의 관심을 사로잡은 일도 있었다. 바로 사격 김예지가 월드 스타로 등극한 일이다.

김예지는 지난달 28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결승에서 241.3점을 쏴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김예지의 사격 장면이 SNS에 올라오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영상에서 김예지는 사격을 마친 뒤 무표정하게 자신의 기록을 확인한다.

다만 이 영상은 올림픽 경기가 아니라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경기에 출전한 모습이다. 누리꾼들은 "K-드라마 장면 같다", "모든 것이 멋지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김예지에게 칭찬의 댓글을 남겼다.

테슬라, 스페이스 X 등을 소유한 미국의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 역시 김예지에게 열광했다. 그는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도 필요 없다"며 "사격 세계 챔피언이 액션 영화에 출연하는 건 멋진 일"이라고 감탄했다.

미국 CNN,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USA 투데이 등 주요 매체들도 김예지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NBC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화제가 된 인물 10명을 선정했고, 한국 선수 중에는 김예지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NBC는 "실력과 스타일로 온라인상에서 팬들의 극찬을 받았다"고 김예지를 소개했다. 또한 김예지의 '스팀펑크' 스타일의 안경, 짧은 포니테일, 코끼리 인형 등을 주목하며, 김예지를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와 비교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긍정적인 이슈들과, 그렇지 못한 사건 사고들이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여럿 발생했다. 다음 2028 LA 하계 올림픽에는 좋지 못한 일들 대신 감동적인 스토리와 열광하는 과정과 결과로 올림픽이 채워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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