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실이 대한배드민턴협회에서 받은 안세영 관련 면담 자료를 보면 안세영 부모는 협회 전무와 사무처장 등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 “안세영이 파리 올림픽에 대비해 온전히 재활과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몇 가지를 당부했다.
이 중에는 선후배 간 위계로 인한 억압적 생활 문화도 들어 있다. 선수촌에선 선수들이 각자 자기 빨래와 방 청소를 스스로 한다. 그런데 일부 배드민턴 대표 선수들은 이를 후배에게 시켰다 한다. 배드민턴 라켓 줄 역시 느슨해지면 기계로 다시 당겨야 하는데 후배에게 이를 떠넘긴 선배들이 있었다. 국제 대회에 나갔을 때 숙소를 벗어나 외출하려면 선배에게 일일이 누구와 왜 어딜 가는지 보고하는 관습도 있었다. 안세영은 2017년 만 15세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후 7년간 대표팀에선 막내로 생활했다.
당시 협회는 면담 이후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1인실을 배정해주고 ‘악습’에 대해선 “당장 완벽히 해결할 순 없고,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답했다. 협회 관계자는 “한 번에 갑자기 모든 걸 (요구대로) 바꿔주면 (다른 선배 선수들 불만이 커져) 본인에게 더 안 좋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권 좌석 문제도 당시 면담 때 요구됐다. 국제 대회 나갈 때 몸 상태를 잘 유지하기 위해 일반석보다 비즈니스석에 앉게 해달라는 요청. 이는 비즈니스로 승급 가능한 일반석 항공권을 제공하고 그다음은 선수가 자체 해결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안세영 승급 비용은 소속팀(삼성생명)에서 지원했다. 올림픽 출전 배드민턴 대표팀 중 비즈니스 좌석으로 승급해서 이용한 선수는 12명 중 7명으로 4명은 소속팀에서 비용을 댔고, 3명은 개인 마일리지를 활용했다.
이런 저런 불화를 겪으면서 코치진과 소통이 단절되기도 했다. 원래 안세영을 지도했던 여자 단식 코치와 사이가 멀어져 올해 초 이후 거의 대화도 없었다고 했다. 필요하면 개인 트레이너를 통해 소통했고, 훈련은 인도네시아 출신 외국인 코치가 맡았다. 협회는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이 예민한 만큼 지도자들이 먼저 다가가서 소통하라고 주문했다”고 해명했다.
안세영이 부상으로 이번 달 열릴 국제대회에 불참한다. 사진은 2023년 10월 7일 경기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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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면담에서 안세영 부모는 차등적 포상금 지급 등 성적에 걸맞은 보상 체계 도입, 트레이너 간 불화를 해결하고 전담 트레이너 배치 등을 요구했다. 이에 협회가 안세영과 사이가 가깝던 트레이너 한 모씨를 2월부터 정식 배치했으나, 올림픽 전 계약 갱신 문제로 파리에 동행하지 못했고, 이 같은 불만이 누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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