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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올림픽 金·명예의 전당·메이저 제패…리디아 고 “신데렐라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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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메이저 AIG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통산 3번째 메이저 제패…미국 무대 21승

2주 전 파리올림픽 金…명예의 전당 입회 확정

“최근 3주간 제 인생 휘몰아쳐” 소감

12년 만에 우승 도전한 신지애는 공동 2위

이데일리

리디아 고가 25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끝난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뒤 트로피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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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회,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최근 3주 사이에 리디아 고(26·뉴질랜드·하나금융그룹)에게 일어난 일이다.

리디아 고는 26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에서 끝난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총상금 950만달러)에서 나흘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리디아 고는 2주 전인 지난 11일, 파리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회(27점)에 필요한 남은 1점을 채웠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자신의 세 번째 LPGA 투어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 통산 21승째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만 18세인 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처음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다. 2016년 ANA 인스피레이션(현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8년 만에 다시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리디아 고는 우승 인터뷰에서 “지난 3주간 제 인생은 휘몰아쳤다.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건 미친 일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2주 후에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라고 누가 물어봤다면 저는 ‘장난하지 말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만큼 리디아 고는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골프의 성지’인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여서 더 특별하다. 신데렐라 같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올림픽 금메달과 명예의 전당, 메이저 우승 중 어떤 게 좋냐는 질문에는 “그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와 같은 것”이라며 “3가지 성과 모두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1997년 한국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는 6살 때 뉴질랜드로 건너가 뉴질랜드 국적을 취득했다. 15세 아마추어 신분으로 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17세에 최연소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면서 ‘천재 소녀’로 불렸다. 2016년까지 14승을 몰아쳤지만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2승에 그칠 정도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그러다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인 정준 씨를 만나면서 ‘사랑의 힘’으로 부활했다. 2022년 3승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찾은 리디아 고는 2022년 말 정준 씨와 결혼했다. 올해 1월 LPGA 투어 20승을 채운 뒤 잠시 침묵에 빠졌지만 이번에는 부진이 오래 가지 않았다. 파리올림픽 금메달과 메이저 우승이라는 대기록이 한꺼번에 리디아 고를 찾아왔다.

막판 6개 홀을 남기고 우승자는 리디아 고가 아닌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가 될 것처럼 보였다. 당시 코다가 2타 차 선두를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4번홀(파5) 그린 주변에서 쇼트게임과 퍼트 실수가 이어져 더블보기를 적어내고 리디아 고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리디아 고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가장 어려운 홀인 17번홀(파4)에서 3번 우드로 공을 그린에 안정적으로 올린 뒤 파를 기록했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2.5m 버디를 잡아 1타 차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끝까지 리디아 고를 추격하던 릴리아 부(미국)가 18번홀에서 7m 버디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리디아 고가 우승을 확정했다. 리디아 고는 매니저를 맡고 있는 친언니 고슬아 씨, 직접 현장에 응원 온 남편 정준 씨와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려 12년 만에 AIG 여자오픈 우승을 바라봤던 신지애(36)는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잃고 공동 2위(5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2008년과 2012년 이 대회 챔피언인 신지애는 지난해 이 대회 3위에 이어 올해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AIG 여자오픈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와 인뤄닝(중국), 릴리아 부(미국)가 신지애와 함께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코다는 올해 5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1회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해 롤렉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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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가 25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끝난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한 뒤, 코스의 상징인 스윌컨 다리에서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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