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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억대 몸값' 최민식이 놓친 것 [S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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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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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배우 최민식의 영화 티켓값 발언이 역풍을 맞고 있다. 영화계 근본 문제로 지적되는 배우 몸값부터 낮추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최민식은 최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영화 산업의 침체와 관련, "극장 티켓값도 많이 올랐다. 좀 내려달라.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그렇게 확 올려버리면 나라도 안 간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와 관련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영화관 사업이 민간 기업으로 권력 집단도 아닌데 가격 인하하라는 이야기가 무슨 소신 발언인가"라며 "팬데믹 중에 영화관은 부도 위기에 직면했는데 최민식은 출연료를 자신의 영화를 상영해 주는 극장을 위해 기부라도 했나. 영화관 사업은 땅 파서 하나. 아니면 자선사업으로 알고 있나. 대출 금리가 올라 임대료가 오르고, 최저임금이 올라 청소 인력 인건비도 올랐다"고 반박했다.

최민식의 발언 이후 극장 티켓값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영화 관람료는 물가 상승과 함께 꾸준한 상승세를 그려왔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주말 기준 1만 2천 원이었던 티켓 가격은 현재 1만 5천 원까지 올랐다.

가격이 올랐으니 소비자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었으나, 배우로서는 최민식의 발언 자체가 다소 경솔했다는 반응이다. 스타 배우로 영화계의 근본적인 문제로 꼽히는 고액 출연료 등 배우 스스로의 자정을 위한 목소리가 먼저였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현재 영화계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가 꼽힌다. 배우들의 어마어마한 몸값으로 인해 전체 제작비가 상승하고, 결과적으로 티켓 가격도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실제 전체 제작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배우들의 출연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명 배우들의 출연료는 수억 원, 심지어 수십억 원을 호가한다. 이름값있는 배우들이 가진 콘텐츠 경쟁력을 위해 유명 배우 캐스팅은 필수불가결하다는 명목이 있지만, 그를 감안하더라도 그 액수가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다.

최민식 역시 수억 원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영화 산업의 힘든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너무 높아진 배우들의 몸값에 대한 자성과 함께 출연료를 낮추려는 노력 등이 먼저 선행됐어야 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실 이와 비슷한 논란은 이미 2005년 빚어진 바다. 당시 강우석 감독은 "배우들의 높은 개런티로 한국 영화계가 붕괴된다"며 고액 출연료를 받는 배우로 최민식과 송강호 등을 지목했다.

이에 최민식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사에서 제시하는 금액에서 큰 오차가 나지 않는 선에 개런티 협상을 하게 된다. 매 작품마다 이 작품이 유작이라고 생각하며 온몸이 부서져라 연기했다. 응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게 뭐가 잘못됐는가"라며 분노했다. 결국 강 감독이 사과하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내 출연료는 정당하고, 특정 사업자가 책정한 티켓값은 비싸다니, 말 그대로 어불성설이다. 더군다나 극장은 수년간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적자에 시달려왔다. 코로나19가 해소된 지난해에도 멀티플렉스 3사 중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100억 원이 훌쩍 넘는 영업 손실을 봤다. CJ CGV는 영업 흑자를 냈으나 순손실은 약 1500억 원에 달한다.

출연료로 수억 원을 받는 배우가 적자로 쥐어짜내고 있는 특정 사업자를 겨냥하며 저격했어야 할 발언인지 아쉬움이 짙다. 영화인으로서 자성보다는 타인에 초점을 맞춘 선택적 소신이 아쉬울 따름이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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