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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안 다친 외국인 투수가 이렇게 귀하다니…윌커슨·엔스 '개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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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후라도·헤이수스, kt 쿠에바스는 팀에서 열흘간 휴식 배려

두산은 브랜든 부상 장기화에 단기 대체 시라카와 이탈로 울상

연합뉴스

역투하는 롯데 선발 윌커슨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롯데 선발 윌커슨이 역투하고 있다. 2024.7.4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정규시즌 막판 외국인 투수의 부상만큼 감독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드는 소식도 없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던 KIA 타이거즈는 1선발 노릇을 하던 제임스 네일의 부상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네일은 24일 NC 다이노스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을 맞아 25일 병원에서 턱관절 고정 수술을 받았다. 다음달 끝나는 정규시즌에 복귀는 어렵고, 포스트시즌에서야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다.

두산 베어스는 브랜든 와델을 대신할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마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해 울상이다.

시즌 초반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브랜든은 6월 말 왼쪽 어깨와 팔 사이에 붙은 견갑하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고 재활선수 명단에 올라 지금껏 재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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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발투수 브랜든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두산 선발투수 브랜든이 역투하고 있다. 2024.6.12 dwise@yna.co.kr


두산은 브랜든을 포스트시즌에 중용할 요량으로 그를 대신할 단기 대체 선수로 시라카와와 계약하고, 최근 계약을 15일 더 연장했지만, 시라카와는 병원에서 팔꿈치 인대 손상 소견을 들어 더는 등판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외국인 투수는 한 해 농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각 팀의 핵심 선수다. 하지만 올해에는 유독 안 다친 외국인 투수를 꼽기 어려운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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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LG 선발 엔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4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 엔스가 역투하고 있다. 2024.6.14 hwayoung7@yna.co.kr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엔트리 등록 현황을 28일 살핀 결과, 시즌 개막 후 한 번의 제외도 없이 개근한 투수는 에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 디트릭 엔스(LG 트윈스) 둘뿐이다.

윌커슨과 엔스는 3월 23일 엔트리 등록과 함께 27일까지 158일 연속 1군을 지켰다. KBO리그를 압도할 만한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둘은 26번씩 주어진 선발 등판 순서를 꼬박꼬박 지키며 성실하게 시즌을 치렀다.

KIA의 네일도 두 투수와 더불어 개근하다가 불의의 부상으로 지금은 병실에 누워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원 투 펀치인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kt wiz의 윌리암 쿠에바스는 열흘간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이는 부상이 아니라 소속팀의 휴식 배려로 사실상 세 투수는 예전 같으면 개근상에 버금가는 정근상을 받을 만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코너 시볼드도 잠깐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것을 빼곤 1선발 노릇을 톡톡히 하며 27일 키움을 상대로 완봉승으로 시즌 10승을 장식하고 삼성의 상승세를 앞장서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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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엘리아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LG 트윈스 대 SSG 랜더스의 경기. 6회말 SSG 선발투수 엘리아스가 역투하고 있다. 2024.8.21 saba@yna.co.kr


시즌 시작부터 함께한 외국인 투수 중 웨스 벤자민(kt·어깨 및 팔꿈치 통증), 찰리 반즈(롯데·허벅지 부상), 카일 하트(NC 다이노스·심한 몸살감기에 따른 컨디션 난조), 로에니스 엘리아스(SSG 랜더스·내복사근 부상)가 3주에서 6주가량 자리를 비웠다.

외국인 투수 부상 얘기만 나오면 경기를 일으킬 만한 구단은 두산이다. 1선발 라울 알칸타라마저 팔꿈치 통증 여파로 사실상 5월을 통째로 빠진 끝에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팀과 결별했다.

KBO리그 각 구단은 쓸만한 외국인 투수 계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외국인 선수 3명의 합산 연봉 상한제(400만달러) 탓에 외국인 1명에게만 거액을 줄 수 없어 중량급 투수를 영입하기 어렵다고 한다.

게다가 구속 혁명과 피치 클록의 영향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마이너리그에서 팔꿈치, 어깨 통증을 앓는 선수가 많아 KBO리그로 영입할 만한 대상이 더욱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이라 각 구단의 외국인 투수 영입 1순위 덕목은 자연스럽게 다치지 않고, 부상 없이 1년 내내 꾸준히 던질 수 있는 능력으로 귀결된다.

비싼 돈 들이지 않고도 그런 인재를 찾아낼 안목을 지닌 팀이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이 커졌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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