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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토트넘 9년' 감사합니다!…410경기 164골 잊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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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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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감사의 9년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 질주하고 있는 '쏘니' 손흥민이 현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정확히 9년을 채웠다. 토트넘은 이를 기념해 공식 SNS에 손흥민의 매 시즌 사진을 내놨다. 입단 당시만 해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생존이 불투명한 수준급 윙어였지만 지금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그리고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전통과 시설에 비해 성적이 불투명했던 토트넘이 비록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으나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에서 빅클럽으로 인정받는 배경엔 손흥민의 실력과 헌신이 있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

토트넘은 지난 28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손흥민의 입단 당시 사진과 내용을 올리며 "9년 전 오늘 우리는 손흥민과 서명했다"는 말로 손흥민 토트넘 9주년을 축하했다.

그리고는 2015-2016사진부터 이번 시즌까지 총 10장의 시즌별 모습이 담긴 사진을 내놨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토트넘 팬들에게 즐거운 9년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8월 28일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했다. 당시 손흥민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 446억원)였다. 당시만 해도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 신기록이었다. 계약 기간은 5년이었고, 등번호는 7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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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나이지리아 17세 이하(U-17) 월드컵 직후인 지난 2008년 독일 함부르크 유스 입단을 통해 해외로 나갔고, 이후 독일에서만 7년을 뛰었다. 성인 무대 데뷔는 2010년 함부르크 1군에서 이뤘다. 2010-2011시즌 분데스리가에 데뷔, 3시즌을 뛰며 가능성을 보였다.

분데스리가 73경기에서 20골을 넣었는데 특히 2012-2013시즌 12골을 터트리며 분데스리가에서 A급 공격수로 인정받았다. 2013년 여름 UEFA 챔피언스리그에 곧잘 오르던 팀이자 차범근 감독의 친정팀인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했고 두 시즌을 뛰면서 공식전 87경기 29골을 넣었다.

그리고 2015년 8월 토트넘과 사인하며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을 꾸는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것이다.

9년간 활약은 한국 팬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것들이다. 손흥민은 직전 경기인 에버턴전까지 토트넘에서 공식전 410경기를 뛰어 164골을 넣었다. 프리미어리그로 한정하면 305경기를 누볐고 122골 62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21위, 통산 어시스트는 공동 22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빙 레전드'가 된 셈이다.

최근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매 시즌 무서운 기세로 골을 뽑아내고 있으나 이제 프리미어리그 3번째 시즌에 불과하다. 손흥민 단짝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213골을 넣은 해리 케인은 지난해 여름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손흥민은 통산 159골을 기록한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현재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2명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이 뛰면서 토트넘도 달라졌다. 물론 캐비넷에 아직 우승컵을 집어넣지 못한 것은 맞지만 프리미어리그 4강 후보로 항상 꼽히고 있으며 준우승도 한 번 차지했다. 2018-2019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맨시티를 8강에서 눕히고 아약스를 준결승에서 이긴 뒤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하기도 했다.

대망의 2021-2022시즌엔 프리미어리그에서 23골을 터트리며 살라와 함께 득점왕을 차지하면서자타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인정받았다. 2022-2023시즌엔 안와 골절과 스포츠 탈장으로 부진한 한 해를 보냈지만 곧바로 부활했다.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17골 10도움을 올리며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다.

손흥민은 많은 기록을 남겼다. 토트넘 구단 최초로 비유럽 선수가 클럽 주장이 됐고, 토트넘 역대 14번째로 통산 400경기 출전한 선수가 됐다. 또 구단 최다 득점 5위에 오르는 등 구단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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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손흥민이 탄탄대로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토트넘 주장 완장을 차고 홈구장을 호령하고 있으나 손흥민에게도 많은 시련이 있었다.

사실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오게 된 계기로 레버쿠젠에서의 입지가 점점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스위스 출신 로저 슈미트가 손흥민을 점점 교체 멤버로 바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에 와서도 첫 시즌에 적지 않게 고생했다.

손흥민은 이적 초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였던 에리크 라멜라와 주전 경쟁을 펼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손흥민은 1년 만에 이적도 고려하게 됐는데 계기는 출전 시간 부족이었다. 지금은 토트넘 부동의 주전 공격수이지만 손흥민은 데뷔 시즌에 리그에서 28경기 4골 1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8경기 중 선발로 나온 건 15경기뿐이었고, 총 출전 시간도 1104분에 불과했다.

손흥민은 당시 독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가는 것으로 합의가 거의 이뤄졌다. 볼프스부르크는 토트넘이 레버쿠젠에 지불했던 이적료를 그대로 내겠다고 했다. 토트넘 입장에선 원금 회수가 가능했던 셈이다. 하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당시 토트넘 감독이 만류하면서 남았고 이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돼 지금 손흥민의 롱런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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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를 회상한 손흥민은 지난 2019년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 그때 거의 토트넘을 떠날 뻔했다. 포체티노 감독한테 여기가 편안하지 않아 독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고백했다.

1년간 고생한 손흥민은 리우 올림픽 직후부터 토트넘에서 맹활약했고 입단 두 번째 시즌엔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를 두 번이나 타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라멜라는 점점 사라져 갔다.

포체티노 감독은 물론이고, 조세 무리뉴 감독, 안토니오 콘테 감독, 그리고 지금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등 세계적인 사령탑들이 모두 손흥민을 아꼈고 그의 실력을 인정했다. 이제 손흥민은 10번째 시즌 초입에 서서 자신이 말한 것처럼 '우승하는 그 날'을 위해 달리고 있다.

손흥민 앞엔 우승컵 외에도 이뤄낼 기록들이 많이 남아 있다. 당장 프리미어리그에서 공격포인트 184개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16개를 추가하면 공격포인트 200개 고지에 오른다. 이번 시즌은 다소 어렵지만 다음 시즌까지 꾸준히 컨디션을 유지하면 36골을 더해 토트넘에서 공식전 200골을 채우는 것도 가능하다. 유럽 1부리그에서 575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UEFA 유로파리그에서 25경기를 더 뛰면 600경기 기록도 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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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새 시즌에도 좋은 컨디션을 드러내고 있어 향후 2~3년은 더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품게 한다.

손흥민은 지난 24일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4-0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과 함께 미드필더로는 노니 마두에케(첼시),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에밀 스미스 로우(풀럼)와 함께 영국 공영방송 BBC가 선정하는 2라운드 '이주의 팀'에 뽑혔다. 공격진엔 콜 팔머(첼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주앙 페드루(브라이턴)가 포함됐다.

수비진에는 토트넘 선수 2명이 손흥민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로메로와 판더펜이 동시에 이름을 올렸고 맥스 킬먼(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이 한 자리를 차지했다. 골키퍼는 다비드 라야(아스널)에게 돌아갔다.

손흥민은 이어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골 주인공 앨런 시어러가 뽑은 프리미어리그 공식 SNS '이주의 팀'에도 포함됐다. 손흥민은 3-4-3 포메이션에서 홀란, 주앙 메드루와 함께 스리톱을 이뤘다. 팔머와 마두에케, 모건 로저스(애스턴 빌라), 제임스 밀너(브라이턴)이 미드필더 4명에 포함됐다. 수비수 3명은 판더펜과 로메로, 킬먼이었다. 골키퍼는 라야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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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손흥민을 매우 좋아햐는 시어러는 이번 '이주의 팀' 선정 뒤 "솔란케가 빠진 상황에서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그는 에버턴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득점도 두 차례 기록했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이주의 팀'에 포함된 것을 넘어 성실한 전방 압박으로 여러 차례 공 소유권을 가져오면서 각종 매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축구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손흥민은 2024-25시즌 개막 후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중 파이널 서드(Final third) 지역에서 가장 많이 공을 탈취(6회)했다.

축구장을 3등분 해서 중앙 지역을 '미들 서드'라 부르고 상대 골문에 가까운 지역을 '파이널 서드'라고 칭한다. 즉 손흥민은 공격수임에도 성실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하고 공 소유권을 가져온 횟수가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많다는 의미이다.

1992년생 손흥민이 32세 나이에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전방 압박에 참가하는 것을 보여준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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