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금메달 주인공 "장애인 여러분, 집 밖으로 나오세요"
금메달 목에 건 조정두 |
(샤토루[프랑스]=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조정두(37·BDH파라스)는 복무 중이던 2007년 크게 아팠다.
의료진이 내린 진단은 뇌척수막염.
조정두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고, 후유증으로 척수 장애인이 됐다.
국가유공자 지위를 얻었지만, 더는 걷지 못했다.
조정두는 방안에 자신을 가뒀다. 8년 동안 국가유공자 연금에 기대 은둔 생활을 했다.
그는 현실을 부정했다. 그리고 온라인 게임에 열중했다.
무려 8년 동안 슈팅 게임만 했다. 삶은 끝없이 피폐해졌다.
그는 "하루아침에 못 걷게 되니 두려움이 컸다"며 "밖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집중 또 집중 |
조정두를 세상으로 이끈 건 '스포츠'였다.
보훈병원을 찾았다가 병원 체육관장님의 권유를 받고 운동을 시작했고, 사격을 접했다.
조정두는 슈팅 게임을 끊었다. 그리고 인생의 2막을 활짝 열었다.
그는 "온라인의 세상과 오프라인의 세상은 완전히 다르더라"라며 "사격을 시작하면서 게임을 단칼에 지웠다"고 말했다.
삶은 달라졌다.
조정두는 한국 간판 장애인 사격 선수로 성장했고, 국제대회마다 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2월엔 아내를 만났다. 다음 달엔 새 생명을 만난다.
상상하기 힘든 기적이 연거푸 일어났다.
기적은 계속됐다.
조정두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P1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37.4점으로 우승,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의 파리 패럴림픽 첫 금메달이다.
내가 바로 첫 금메달리스트 |
조정두는 자신을 위해 헌신한 아내와 곧 만나게 될 띠용이(태명)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을 줄 수 있게 됐다.
경기를 마친 조정두는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금메달은 다음 달에 태어나는 아기에게, (배동현 선수단장이 메달리스트에게 포상으로 건) 순금 메달은 아내에게 걸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두는 '아직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장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질문에 "장애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용기를 갖고 일단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럼, 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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