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사생활 논란을 빚었던 롯데 자이언츠 우완 나균안이 반성과 함께 변화를 약속했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곳으로 돌아온 만큼 다시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나균안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15차전에 구원 등판, 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나균안은 이날 게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26일 성적 부진과 자기 관리 실패에 따른 질책성 2군행 지시를 받은 뒤 67일 만이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게임 상황에 따라 나균안을 불펜에서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두산과 나란히 불펜 필승조를 모두 쏟아붓는 총력전을 펼친 가운데 나균안에게도 기회가 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나균안은 롯데가 3-3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1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양의지를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시키는 불운을 겪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두산 캡틴 양석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 고비를 넘겼다. 김재환까지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손에 넣었다.

나균안은 2사 후 강승호의 타석 때 1루 대주자 여건동에게 2루 도루를 내주며 끝내기 위기에 몰렸다. 강승호가 나균안에게 좌전 안타를 쳐내면서 롯데와 나균안 쪽으로 패배의 그림자가 밀려왔다.

하지만 롯데와 나균안은 기사회생했다. 좌익수 전준우가 정확한 홈 송구로 여건동을 태그 아웃 처리하면서 이닝을 종료시켰다. 연장 12회초에는 정훈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4-3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나균안은 연장 12회말 두산의 마지막 저항을 깔끔하게 잠재웠다. 선두타자 이유찬을 3루수 파울 플라이, 전다민과 정수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4시간 45분 동안 이어진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1군 복귀전에서 구원승을 따내는 기쁨도 맛봤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나균안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오늘 등판을 준비하면서 '절대 팀에 피해를 주지 말자'는 생각만 했다"며 "마운드에 올라가면 무조건 어떻게든 막는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동안 던지지 못했던 시간만큼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나균안은 2020 시즌 종료 후 포수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뒤 빠르게 롯데 마운드의 주축이 됐다. 2021 시즌 23경기 46⅓이닝 1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1로 성공적인 첫발을 뗀 뒤 2022 시즌에는 39경기 117⅔이닝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로 호성적을 거뒀다.

나균안은 2023 시즌 23경기 130⅓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3.80로 리그 전체에서 인정받는 국내 선발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며 국가대표 투수가 됐다. 한국이 4회 연속 대회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병역 특례까지 받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균안의 2024 시즌은 실망스러웠다. 전반기 14경기 60⅔이닝 2승 7패 평균자책점 9.05라는 믿기 어려운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등판이었던 6월 25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1⅔이닝 7피안타 1피홈런 6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이 경기 전날 밤 부산 시내 한 술집에서 음주를 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팬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롯데 구단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지난 6월 28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나균안에게 30경기 출장 정지, 사회봉사활동 40시간을 부여했다.

나균안은 2개월 넘게 2군에 머무르면서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봤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걸 인정하고 징계 기간 동안 반성과 함께 반등을 위해 몸부림쳤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나균안은 "2군에서 재정비를 했다고 하기보다는 반성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어떻게 하면 내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훈련도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징계를 받으면서 야구장에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더 많이 느꼈다. 경기장 안팎에서 내가 공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나를 야구 선수로서 만들어 준 게 팬들이라는 생각을 첫 번째로 하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나균안은 1군 복귀 전 구위 회복과 자신의 장점인 제구력을 되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 148km, 평균구속 146km를 찍는 등 전반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전체 투구수 33개 중 스트라이크 비율이 72%(24구)를 기록한 점도 고무적이다.

나균안은 "2군에서 모든 코치님들께서 내가 안 좋았던 부분을 계속 얘기를 해주셨다. 보완점을 찾고 많은 공을 던지려고 했다"며 "내가 가장 자신감이 있었던 게 제구력이었는데 올 시즌에는 볼넷이 많았다. 투구 밸런스를 회복하기 위한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엑스포츠뉴스/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