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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다년 계약 거절하고 한국 떠난 이유는 가족, ML 냉혹한 현실 마주한 뷰캐넌…내년 삼성 복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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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시절 데이비드 뷰캐넌.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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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절 데이비드 뷰캐넌.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의 최장수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데이비드 뷰캐넌(35)이 9년 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지만 하루짜리 이벤트로 끝났다. 냉혹한 현실에 마주한 뷰캐넌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시내티 레즈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로스터 조정을 하면서 뷰캐넌을 양도 지명(DFA) 처리했다. 어깨 통증에서 회복된 좌완 투수 브랜든 윌리엄슨이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서 해제돼 40인 로스터에 들어오면서 뷰캐넌이 자리를 비워줘야 했다.

방출 대기 상태인 DFA는 웨이버 기간 선수를 원하는 팀이 있으면 클레임을 받아 이적할 수 있다. 하지만 원하는 팀이 없어 웨이버를 통과하면 신시내티 산하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FA로 풀리게 된다.

메이저리그 콜업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지난달 28일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신시내티로 이적한 뷰캐넌은 4일 만에 콜업을 받았다. 지난 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을 앞두고 신시내티에 합류한 뷰캐넌은 4회초 구원 등판했고, 3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투구수 58개로 커터(20개), 싱커, 체인지업(이상 15개), 커브(7개), 포심 패스트볼(1개)을 던지며 최고 구속은 시속 93.3마일(150.2km) 측정됐다.

뷰캐넌에겐 9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이었지만 감격은 24시간도 가지 않았다. DFA 통보를 받아 하루짜리 이벤트로 끝난 것이다. 안타깝지만 냉정한 현실이었다. 매년 이맘때 메이저리그는 선수 이동이 활발하다. 가을야구가 멀어진 팀들은 유망주 보호나 테스트 목적으로, 순위 경쟁팀들은 부상 선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이너리그 베테랑들을 하루이틀 짧게 쓰고 내리곤 한다.

뷰캐넌에 앞서 또 다른 KBO리그 출신 투수인 케이시 켈리도 신시내티에서 콜업을 받은 뒤 2경기만 던지고 DFA를 거쳐 트리플A로 돌아갔다. 뷰캐넌도 예외는 아니었고, 남은 시즌은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9년 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선 것은 의미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지난겨울 삼성의 다년 계약을 거부하고 한국을 떠난 게 아쉽게 됐다. 삼성은 뷰캐넌에게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초로 다년 계약을 오퍼했지만 금액 면에서 합의를 보지 못해 결렬됐다. 외국인 샐러리캡으로 인해 삼성이 뷰캐넌에게 제시할 수 있는 최대치는 2024년 240만 달러, 2025년 250만 달러였다. 다른 외국인 선수와의 재계약시 여유 공간을 확보해야 했던 만큼 이 금액을 그대로 보장하기도 어려웠다.

뷰캐넌이 한국을 떠난 것은 이런 금전적인 조건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지난 1일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뷰캐넌은 미국으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가족 상황과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 때문이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이유는 말하지 않았지만 가족을 먼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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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시절 데이비드 뷰캐넌.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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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절 데이비드 뷰캐넌 가족.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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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9년 일본에서 3년, 2020~2023년 한국에서 4년을 보내며 7년간 해외 생활을 했으니 가족을 위해서라도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속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뷰캐넌과 아내 애슐리 사이에는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다. 뷰캐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이었던 1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도 아내와 두 자녀가 찾아 지켜봤고, 경기 후에는 기념으로 가족 사진도 찍었다.

하지만 금전적으로 봤을 때 뷰캐넌은 엄청난 손해를 봤다. 삼성의 다년 계약을 수락했다면 못해도 2년간 200만 달러씩, 총액 400만 달러 연봉을 보장받았을 것이다. 올해 필라델피아와 마이너 계약을 맺으며 뷰캐넌이 보장받은 연봉은 74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제는 내년 시즌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뷰캐넌은 “난 야구를 사랑한다. 아직 내게 힘이 남아있기 때문에 계속 야구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에 남는다면 또 마이너 계약을 감수해야 한다. 한국에 복귀하려면 보류권을 가진 삼성에 우선권이 있다.

삼성은 코너 시볼드가 1선발로 자리잡으면서 재계약이 유력하지만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가 애매하다. 뷰캐넌은 올해 트리플A에서 22경기(16선발·102⅔이닝) 9승3패 평균자책점 4.82 탈삼진 78개를 기록했다. 눈에 확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풀타임에 가깝게 선발 로테이션을 건강하게 돌았다. 미국에서 현실을 마주한 뷰캐넌을 내년에 다시 삼성에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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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절 데이비드 뷰캐넌.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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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절 데이비드 뷰캐넌.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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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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