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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생활보조 못 받았다" 전민재 폭로에 연맹 해명 "여러 선수 지원 위해…"[파리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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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전민재, 여자 육상 100m T36등급 결선 7위로 마무리. 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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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육상 전설' 전민재(47·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2024 파리 패럴림픽 경기를 마친 뒤 "육상연맹 임원 한 명이 강력하게 반대해서 올해 생활보조가 함께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한장애인육상연맹은 "전민재 선수에게 올해 생활보조를 배치하지 않은 건,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전문체육위원회 논의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민재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 육상 여자 100m(스포츠 등급 T36) 결선 7위에 올랐다.

경기 후 전민재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엄지발가락으로 재생 버튼을 눌러 소감을 밝혔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그는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대회 때마다 편지를 쓰거나 휴대폰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지난 4월 별세한 아버지에 관한 그리움과 2026 나고야·아이치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어 생활 보조로 자신을 도왔던 어머니와 함께 하지 못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올해는 생활 보조가 들어올 수 없어서 훈련하는 데 불편함이 많다"며 "몇 년 동안 엄마가 생활보조로 들어오셔서 제 옆에서 손발이 돼 챙겨주셔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는데, 엄마가 없으니 여러모로 불편한 게 많아서 운동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밝혔다.

전민재는 "운동선수는 식단이 제일 중요한데 트레이너가 잘 챙겨주기는 했지만, 식사 시간이 제일 불편했다"며 "난 손이 불편하고 말을 못 해서 생활 보조가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육상연맹 임원 한 분이 강력하게 반대해서 올해 생활 보조가 함께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연맹(임원)은 개인적인 감정으로 부당하게 '전민재 선수는 생활보조가 없어도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내 의사는 1%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극구 반대한 임원의 권한으로 엄마가 생활보조로 들어올 수 없었다. 연맹 측에서 사적으로 권력 남용을 해도 되는지 의문스럽다"며 "4월에 있었던 익산선수권대회도 생활보조가 없어서 불참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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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재, 여자 육상 100m T36등급 결선 7위로 마무리. 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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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장애인육상연맹은 5일 입장문을 통해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에 선수에게 송구하다"면서도 예산 문제와 여러 상황 때문에 전민재에게 생활 보조를 지원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2024년 국가대표 선수 선발하는 시기까지 패럴림픽 쿼터를 단 한장도 획득하지 못한 상황에서, 올해는 패럴림픽에 단 한명이라도 더 많은 출전을 목표로 국가대표 선수를 많이 선발했다"며 "대표로 선발한 선수 모두가 올해 국제대회에 모두 출전했고, 그에 따라 국가대표 선수단 최대의 인원이 선발되어 한정된 예산의 문제도 함께 고려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민재 선수의 생활보조는 2022년부터 개인사로 인해 국가대표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수가 대부분이었으며, 당시에 생활보조 없이도 생활에 문제가 없었다"며 "지난해 초부터 전민재 선수의 생활보조 필요 여부에 관해 본 연맹 임원의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전문체육위원회에서 논의했다. 그 결과 올해부터 가족 중 일원이 들어오는 생활보조를 선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올해 훈련 기간 중 사무국으로 접수된 민원은 없었고, 생활보조가 필요한 선수의 경우 2인실을 배정하지만 전민재 선수는 홀로 생활하는 1인실을 요청했기에 더욱 생활 보조의 여부가 문제 되지 않았다"며 "다른 일부 중증 선수도 생활보조 없이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보호로 문제없이 훈련을 마치고 패럴림픽에 출전했다"고 해명을 이어갔다.

끝으로 "왜 전민재 선수가 이러한 생각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유감이지만 앞으로 선수단과 면담을 통해서 더 세밀히 들여다보고 적극적으로 반영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생활보조 배정이 필요한 중증장애선수에게는 예산 문제와 무관하게, 무조건 생활보조를 배치한다"며 "전민재 선수는 패럴림픽, 장애인스포츠에서 정하는 중증장애 선수는 아니다"라고 규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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