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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도 토트넘 경고해야 하나…살라 '폭탄 발언'→2년 재계약 협상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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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모하메드 살라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나겠다는 폭탄 발언을 던진 후 리버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팀의 에이스인 살라의 미래와 관련해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던 리버풀이 살라와 재계약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영국 매체 '토크 스포츠' 소속 언론인 알렉스 크룩은 5일(한국시간) "리버풀은 가까운 미래에 재계약을 두고 모하메드 살라와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크룩은 "리버풀은 살라의 계약 상황에 대해 여유가 있으며, 곧 수뇌부들과의 협상이 열릴 예정이다. 살라도 현재 계약을 마무리하고 그 이상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협상이 시작되기 전부터 구단과 선수 측의 분위기가 모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살라가 지난 몇 년간 리버풀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다수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걸 생각하면 재계약 협상 자체가 나쁜 분위기로 흘러갈 거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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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살라의 재계약 논의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그의 최근 발언 때문이다.

살라는 지난 2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팀의 3-0 대승을 이끈 뒤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이번 시즌은 내가 리버풀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이라며 "그래서 그저 즐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생각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후련하게 축구를 하다 내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살라는 또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이번 경기가 내 마지막 올드 트래퍼드 원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까지 내게 재계약과 관련한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올해가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시즌이 끝난 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지켜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말 그대로 폭탄 발언이었다. 살라는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레즈 더비가 끝난 뒤 자신의 계약 상황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면서 만약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이번 시즌이 지나고 리버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자신의 계약 상황을 전하는 건 흔한 일이기는 하나, 살라의 발언은 유독 파장이 컸다. 그만큼 살라가 리버풀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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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는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도 거취 문제를 두고 한 차례 흔들린 적이 있었다. 살라를 원하는 건 유럽에서 뛰는 슈퍼스타들을 모으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리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라에게 막대한 연봉을 제안하면 살라도 이를 거절하기 힘들 거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살라는 리버풀과의 신의를 지켰다. 여전히 본인이 리버풀의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다는 걸 한 시즌 더 증명하기 위해 리버풀에 남았다. 자신을 리버풀로 데려온 위르겐 클롭 감독이 떠나고 새롭게 부임한 아르네 슬롯 감독 아래에서도 살라는 최선을 다했다. 이런 상황에 재계약 관련 폭탄 발언을 던진 것이다.

아직 구단에서 살라에게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는 소식에 리버풀 팬들은 당황했고, 또 분노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살라가 팀에 기여했던 것들이 상당하고, 그가 아직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에서 더 활약할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살라가 아직 구단과 재계약을 두고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리버풀 팬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여론을 파악한 리버풀은 빠르게 움직였다. 크룩의 보도처럼 리버풀은 살라에게 재계약을 제안하기 위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구단과 살라의 관계가 틀어진 건 아니었다. 살라도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는 데 열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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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관련 소식을 다루는 리버풀 지역지 '리버풀 에코'는 "살라는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에 대해 관심이 없다. 그는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했다.

유럽축구 전문가 인디카일라는 리버풀이 살라에게 2년 계약을 제시했으며, 새롭게 제안한 주급은 30만 파운드(약 5억 2800만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 살라의 계약 조건과 관련되어 흘러나온 정보는 많지 않다.

재계약과 관련된 살라의 태도는 다른 선수들이 보고 적용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 특히 팀에서 대체하기 힘든 에이스라면 더욱 그렇다. 악용하는 건 아니지만, 구단에 압박을 주는 발언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한다.

토트넘 홋스퍼와의 재계약을 두고 아직까지 확실한 방향을 정하지 못한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의 기존 계약은 살라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과 함께 종료되는데, 토트넘은 아직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겠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신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조건에 포함되어 있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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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곧 30대 중반에 접어들기 때문에 선수의 기량이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계약 대신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려는 토트넘의 선택도 이해가 되지만, 손흥민은 살라처럼 현재 토트넘에서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인 데다 여전히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사실 손흥민도 재계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낸 적은 있다. 손흥민은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친선경기 후 재계약에 대한 질문에 "아직 토트넘 선수이기 때문에 더 드릴 말씀은 없다"며 "주어진 위치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살라의 발언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이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시즌이라고 말하거나, 미련 없이 뛰겠다거나 등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토트넘은 손흥민의 발언 이후에도 딱히 반응은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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