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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김민재가 팔레스타인전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경기장 안에서는 철옹성 같은 모습을 보여줬던 김민재지만, 경기가 끝난 뒤 언행으로 팬들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김민재다. 이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가 입장문을 통해 당시 상황을 해명하고 나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B조 1차전에서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기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득 없이 0-0으로 비겼다.

한국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려면 B조에서 1위 혹은 2위를 차지해야 한다. 3위나 4위가 되면 아시아 예선 플레이오프에 참가해야 하고, 5위는 본선에 진출할 수 없다. 초반 경기에서 승점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팔레스타인을 홈으로 불러들인 경기에서 승점 1점만을 얻는 데 그치며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여정을 불안하게 시작했다.

충격적인 무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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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만 하더라도 FIFA 랭킹 23위 한국이 홈에서 96위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둘 거라는 예상은 조금이라도 하기 힘들었다. 한국은 이번 소집에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표팀 핵심 자원들을 모두 불러 팔레스타인전에서 3차예선 첫 승을 노렸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한국은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졸전을 펼쳤다. 골키퍼를 중심으로 단단한 수비벽을 쌓은 팔레스타인의 후방을 전혀 뚫어내지 못했고, 오히려 팔레스타인에 몇 차례 위협적인 역습을 허용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막바지 조현우의 선방이 없었다면 패배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경기였다.

경기 내용도 아쉬웠는데, 경기장 밖에서도 논란이 한 차례 거세게 일었다. 그 중심에는 대표팀의 주축 수비수이자 세계적인 빅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센터백 김민재가 있었다.

경기 전부터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에서 나온 좋지 않은 분위기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뒤덮었다. 일부 팬들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비판하는 걸개를 내건 채 두 사람의 퇴진을 요구했다. 특히 팬들은 홍명보 감독이 전광판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야유를 퍼부으며 대놓고 감정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 대표팀이 FIFA 랭킹 70계단 이상 차이가 나는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졸전을 펼친 끝에 무승부를 거두니 분위기가 좋을 수 없었다. 팬들은 스코어가 유지된 채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다시 한번 야유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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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제지하기 위해 관중석으로 간 선수가 바로 김민재였다. 대표팀의 후방을 지키던 김민재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관중석으로 걸어가 팬들을 진정시켰다. 팬들이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김민재는 양손으로 진정하라는 제스처를 하면서 팬들에게 선수들을 위한 응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팬들의 분노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여전히 야유했고, 벤치로 걸어가던 김민재는 관중석을 한 차례 돌아보더니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김민재는 다른 태극전사들과 함께 경기장을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더 논란을 일으켰다. 선수들은 붉은악마가 위치한 레드존 앞에서도 손흥민의 "차렷, 경례" 구호에 맞춰 고개를 숙여 인사했는데, '엠빅뉴스'의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김민재는 구호를 외친 손흥민의 바로 옆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허리를 꼿꼿히 편 자세를 유지했다.

다른 영상에서는 김민재가 팬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박수를 치며 감사 인사를 하는 모습이 있었기에 붉은악마가 있는 위치에서만 이런 행동을 보여줬다는 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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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김민재는 취재진을 만나 "다들 심각하게 생각하시고 있는 것 같은데,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사실 저희가 처음부터 못했던 건 아니지 않나. (경기를) 왜곡해서 내 SNS에 찾아와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처음부터 우리가 못하지는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대표팀이)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하시는 부분들이 아쉬워서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었다. 전혀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건 생각하기 나름이라 그렇게 받아들이는 분들은 그러시면 된다"고 했다.

계속해서 김민재는 "분위기가 좋지 않은 와중에도 팬분들이 오셔서 응원해주셨다. 선수들도 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팬들을 찾아간 걸 안 좋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러셔도 된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선수들이 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

경기 다음날인 6일 붉은악마가 당시 상황 및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 대한 입장문을 냈다. 붉은악마는 "지길 바라는 응원은 없다"며 대표팀의 패배를 바라는 일부 팬들이 있다는 김민재의 말에 반박하면서도 김민재와 대표팀 선수들을 옹호하면서 끝까지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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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붉은악마 입장문 전문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 공식 서포터 붉은악마입니다. 어제 경기는 결과도 결과이지만 경기 후 다른 이슈로 더 논쟁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기 종료 후 김민재 선수가 N석 쪽으로 와서 "좋은 응원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돌아가고 선수와 관중 간의 설전은 없었습니다.

지난 몇 달간 공정과 상식이 없는 불통의 대한축구협회의 행위에 붉은악마는 목소리를 가장 잘 낼 수 있고 주목해 줄 수 있는 곳 그리고 붉은악마의 본질과 존재의 이유인 선수들은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변의 비난과 비판에도 경기장 N석 골대 뒤에서 90분간 선수들과 함께 뛰고 울고 웃었습니다

저희의 야유와 항의는 거짓으로 일관하는 협회와 스스로 본인의 신념을 져버린 감독에 대한 항의와 야유입니다. 진정 선수들을 생각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협회는 이에 응답을 해야 할 것입니다.

붉은악마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수들과 모든 순간들을 함께했고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을 하진 않았습니다.

간절히 승리를 바랐던 김민재 선수가 좋은 결과가 안 나온 아쉬움에 그리고 오해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단, 표현의 방법과 장소는 매우 아쉽습니다

모든 대한민국 축구팬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선수에 대한 질책과 비난을 앞으로 더 멋진 선수가 될 수 있게 응원의 목소리로 바꿔주시고 남은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붉은악마는 어느 곳이든 늘 선수들과 함께하며 90분 동안 끝까지 승리를 향해 달리고 함께 웃을 수 있게 앞으로 상대를 무너트리는데 어떤 응원과 행동이 도움이 될지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하고 응원을 하겠습니다.

사진=엠빅뉴스 유튜브/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붉은악마 SNS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