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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황희찬, '매일 전화' 마르세유 갈 걸 그랬나…남았더니 울브스 푸대접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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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경기 시간이 필요한 황희찬에게 올랭피크 마르세유 이적은 그리 나쁜 선택지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마르세유는 여름 이적시장 기간 동안 황희찬과 강하게 연결됐던 팀이다. 마르세유는 팀 개편의 일환으로 지난 시즌까지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을 이끌던 차세대 명장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을 선임했는데, 데 제르비 감독이 황희찬을 원해서 마르세유가 황희찬을 영입하려고 한다는 게 황희찬의 마르세유 이적설 내용이었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지난 7월 "황희찬은 메이슨 그리운드와 함께 마르세유의 공격수 영입 리스트에 포함됐고, 데 제르비 감독도 황희찬의 스타일을 선호한다. 데 제르비 감독은 브라이턴 감독 시절 황희찬과 맞붙은 경험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 소속이자 프랑스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산티 아우나 기자도 "마르세유의 관심을 받고 있는 황희찬이 구단 보드진에게 자신은 마르세유로 이적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황희찬도 마르세유 이적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우나는 이어 "마르세유는 프랑스 구단들 중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클럽이다. 구단은 데 제르비 감독을 데려온 이후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 후보들을 둘러보기 시작했고, 미드필더와 수비 보강을 마친 지금은 공격진을 보강할 차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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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나에 따르면 마르세유는 데 제르비 감독의 스타일에 적합하지 않은 공격수인 일리만 은디아예를 매각하고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의 상황을 지켜본 뒤 황희찬과 그린우드 영입에 나설 계획이었다. 은디아예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에버턴으로 이적했고, 오바메양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카디시야 유니폼을 입었다.

데 제르비 감독이 황희찬을 원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직전 시즌에 데 제르비 감독 앞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였던 황희찬이다.

지난 시즌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돼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리는 임무를 맡았는데, 좋은 오프 더 볼 움직임과 뛰어난 위치선정으로 자신에게 오는 기회 중 대다수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PL)에서 12골을 기록하는 등 득점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황희찬의 장점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운 저돌적인 돌파와 침투다. 측면에서 직선적인 드리블을 즐기면서도 적절한 타이밍에 상대 수비 사이를 공략하는 움직임으로 기회를 노릴 줄 아는 공격수이기도 하다. 근면성실한 태도와 높은 워크 에식도 감독들이 황희찬을 원할 만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울버햄프턴은 지난 시즌을 통해 클럽의 에이스로 발돋움한 황희찬을 매각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현지 보도에 의하면 마르세유가 황희찬을 영입하기 위해 2000만 유로(약 296억원)를 제시했지만 울버햄프턴은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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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프턴은 황희찬까지 잃는다면 팀의 주축 대부분을 내보낸 채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지난 시즌에는 마테우스 누네스가 맨체스터 시티로 떠난 데 이어 이번 여름에는 페드루 네투와 다니엘 포덴스가 각각 첼시와 알샤바브로 떠난 상태다. 만약 울버햄프턴이 황희찬 매각까지 결정했다면 구단은 사실상 공격진 전체를 바꾼 채 이번 시즌을 맞았을 수도 있었다.

황희찬도 자신을 향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울버햄프턴 잔류를 선택했다. 울버햄프턴은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로 활약한 황희찬에게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기 위해 2028년 6월에 만료되는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황희찬은 새 계약 덕에 구단 내 최고 수준의 연봉인 80~90억원을 받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희찬은 "난 이번 여름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마르세유가 나에게 제안을 보냈고, 나는 게리 오닐 감독과 여러 차례 통화를 했다"며 마르세유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내용은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황희찬은 그러면서 "데 제르비 감독은 거의 매일 내게 전화를 했다"며 데 제르비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마르세유와 데 제르비 감독의 러브콜 속에서도 황희찬은 자신이 최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오닐 감독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황희찬은 "난 감독님을 믿었다"며 "감독님은 내가 정말 중요한 선수라고 말했고, 이는 내게 믿음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황희찬은 "오닐 감독님이 그렇게 말하신 뒤 나는 울버햄프턴에 남아서 구단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고 말했다. 울버햄프턴이 나를 원하는 한 나는 팀에 남아서 클럽을 위해 싸울 것이다. 나는 내 팀과 동료들을 돕고 싶기 때문"이라며 울버햄프턴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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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 상황만 두고 보면 마르세유 이적은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출전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중이다. 아스널과의 개막전에서 선발 출전해 90분을 소화했지만 이어진 첼시와의 경기에서는 59분만을 뛰었고, 번리와의 컵 경기와 노팅엄 포레스트를 상대한 리그 경기에서는 후반전 교체 출전해 약 30분여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 시즌 부상이 없는 이상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의 레귤러 멤버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황희찬은 딱히 부상을 당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전 자리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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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에는 울버햄프턴의 포메이션 및 전술 변화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울버햄프턴은 노르웨이 출신 장신 공격수 요르겐 스트란 라르센이 울버햄프턴에 합류하면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고 있고, 에이스인 마테우스 쿠냐가 라르센을 지원하는 형태로 공격진이 구성된 상태다. 지난 시즌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는 경기가 꽤 있었던 황희찬에게는 썩 좋지 않은 일이다.

라르센의 합류로 인해 황희찬이 다시 측면으로 돌아갔는데, 오닐 감독은 황희찬을 왼쪽이 아닌 오른쪽 측면에 배치하고 있다. 황희찬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위치는 오른쪽보다 왼쪽, 그리고 중앙에 가깝다.

A매치는 황희찬에게 반전의 기회다. 팔레스타인, 오만과 연전을 치르는 이번 A매치 기간에 소집된 황희찬은 팔레스타인전에서 후반전 교체로 투입됐으나 대표팀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필요한 오만전에는 선발 자리를 노려볼 수 있다.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소속팀으로 복귀한다면 다시 주전을 꿰차는 걸 기대할 만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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