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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개선되기 힘든 광주의 ‘논두렁 잔디’…이정효 감독의 전술도 바꿔버린다 [MK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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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되지 않는 광주FC의 홈구장 잔디는 이정효 감독의 전술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광주의 홈구장 광주축구전용구장은 이전부터 경기장 상태를 두고 많은 지적이 있었다. 선수들이 달릴 때마다 푹푹 파이는 모습과 군데군데 흙이 보일 정도로 잔디가 까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포항스틸러스전도 마찬가지였다. 7위에 위치한 광주는 파이널A 진출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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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축구전용구장의 경기장 상태. 사진=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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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홈구장에서 포항스틸러스와 맞붙었던 광주FC, 지금과는 상반된 경기장 상태였다. 사진=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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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역시 경기장의 상태 역시 최악이었다. 흙이 보이는 곳이 멀리서 봐도 확연히 보일 정도로 잔디가 파인 부분이 많았고,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스프링쿨러가 작동되자 경기장 바닥은 진흙 상태로 바뀌었다.

경기 시작 후에는 선수들이 패스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파여있는 바닥으로 볼이 불규칙하게 튀어 올랐다. 패스를 주는 선수, 받는 선수 모두 매끄럽게 다음 동작을 이어가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정효 감독 또한 경기장 상태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가는 이정효 감독은 이날은 이전보다 롱패스를 많이 섞은 전개로 포항을 압박했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전 “여태 우리 축구가 아기자기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 경기장 상태를 고려하면 패스로만 풀어갈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환경에 맞춰 포항을 상대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는 광주가 가브리엘, 최경록의 연속골로 2-1 승리를 거두며 파이널A 진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홈구장이라는 이점에도 본인들이 잘할 수 있는 축구를 경기장의 상태로 포기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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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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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포항스틸러스전을 앞둔 광주축구전용구장. 사진=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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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광주FC는 포항스틸러스를 홈에서 2-1로 꺾었다. 그 이후 광주축구전용구장의 상태. 사진=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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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열악한 환경은 비단 홈구장 상태뿐만 아니다. 지난 6월 개장한 훈련장인 광주축구센터 또한 개장 한 달만의 문제를 겪으며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열대 기후로 바뀐 여름 날씨의 탓이 컸다. 30도가 훨씬 넘는 온도, 숨쉬기 불편할 정도의 습도와 잦았던 폭우로 인해 경기장 및 훈련장의 잔디들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훼손됐다.

광주 관계자는 “매일 잔디 관리 측에서 경기장, 훈련장을 쉬지 않고 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더운 날씨에 지켜보면 너무나도 안쓰러울 정도로 보수하고 관리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더욱이 잔디 관리 인원 또한 여유롭지 않다. 광주는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2024-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LCE)에 나선다. 17일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 홈에서 아시아를 향하는 첫 무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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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선수들이 라커룽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걸을 때마다 흙이 흩뿌려져 있었다. 사진=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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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광주FC는 포항스틸러스를 홈에서 2-1로 꺾었다. 그 이후 광주축구전용구장의 상태. 사진=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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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광주축구전용구장이 아닌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일정을 소화한다. 광주축구전용구장이 AFC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았던 광주월드컵경기장 또한 경기장 보수가 필요한 상황, 광주축구전용구장, 광주축구센터에 이어 3곳을 손봐야 하는 광주의 상황이다.

구단 관계자는 “일손이 부족한 것도 맞다. 밤낮 가리지 않고 세 곳을 오가면서 잔디 관리에 힘쓰고 있다. 리그와 ACLE 일정까지 소화하는 가운데 훈련까지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잔디 상태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라며 “요코하마 측에서 광주월드컵경기장을 훈련 시 사용하고 싶다고 요청해왔지만 이 역시 경기장 컨디션을 위해 양해를 부탁드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광주=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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