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감독 / 사진=김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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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이범호 감독이 '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KIA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다만 같은 시각 잠실에서 열린 경기에서 2위 삼성 라이온즈가 4-8로 패배, 매직넘버가 모두 소멸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다.
역대 세 번째 취임 첫해 정규시즌 우승이다. 앞서 2005년 선동열 감독, 2011년 류중일 감독(이상 삼성 라이온즈)이 첫해부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나이로 따지면 역대 최연소 2위다. 이범호 감독은 42세 9개월 23일의 나이로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연소 기록은 선동열 감독이 기록한 42세 8개월 12일이다.
이범호 감독은 "누구나 초보 사령탑이란 자리는 한 번 거쳐야 한다"면서도 "저는 성공으로 시작한다. 그렇지만 앞으로 제 감독 생활에 있어서 절대로 방심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범호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11번 올라가서 우승했고, 12번째 올라가서도 우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이다.
Q. 정규시즌 우승 소감은?
정규시즌 우승할 거라고 정말 생각도 못 했다. 캠프 때부터 준비 잘해준 선수들이랑 코치진, 그리고 모든 프런트 분들, 대표이사님, 단장님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모든 분들이 시즌을 잘 치를 수 있게끔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했던 우승을 할 수 있었다.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정규시즌 우승을 2017년도 선수 때 한 번 했다. 그때 우승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좋다'라는 생각을 했다. 빠른 시간에 감독으로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오늘 아침에도 2017년도 우승을 함께한 김기태 감독님과 통화를 하고 왔다. 그 기운이 남아있는 것 같다.
Q. 시즌을 돌이켜보면 가장 위기라고 생각했던 때는?
올 시즌은 '너무 많은 시련을 주시는 것 아닌가'할 정도였다 부상 선수들이 한 명씩 한 명씩 늘어날 때, 투수들이 빠져날 때가 가장 큰 위기지 않았을까. 윌 크로우가 나갔을 때 엄청 큰 위기라 생각했는데, (이)의리가 나가니까 더 큰 위기고, (윤)영철이가 나가니까 더 큰 위가다. 조금씩 걱정되는 것은 있었는데 선수들이 그 자리를 잘 메꿔주고, 선수들이 다시 돌아왔을 때 팀이 더 강해졌다. 이런 것을 보면서 저희가 쉽게 무너질 팀은 아니겠구나 생각했다. 그때부터는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팀 선수들과 함께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겠다 생각했다. 7월부터는 안 넘어지는 것을 보고는 이대로 가도 성적을 낼 수 있겠다 생각하며 자신감 있게 했다.
Q. 역전을 잘 만드는데 그 비결은?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선수가 어디서 잘 플레이할 수 있는지 도와주는 자리가 감독이라고 생각하면서 감독직을 시작했다. 제가 처음에 감독을 할 때도 이렇게 운영하면 성적이 날거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저희 선수들 같은 경우는 제가 14년간 기아에 있으면서 느꼈는데, 선수들이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면 한 경기는 실패할 수 있지만 2~3경기는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현역 때부터 그렇고 다 지켜봤기 때문에 선수들과 유대 관계를 좋게 만들면서 선수들이 마음껏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1~9회까지 언제든 찬스가 잡히면 점수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 같다. 내가 출루하면 뒷 선수가 해결해 주고, 뒷 선수가 출루하면 그 뒷 선수가 해결해 주고. 팀 자체가 (선발) 9명, 벤치 선수들도 언제든지 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만들어주려 했다. 그런 것들이 잘 나와기 때문에 잘 되지 않았을까
Q. 초보 사령탑이란 부담감 컸을 텐데
누구나 초보 사령탑이란 자리는 한 번 거쳐야 한다. 겪게 됐을 때 그 감독이 어떻게 했을지 5~10년 뒤 돌아보면 '이 감독은 이런 감독이었어'라는 것이 기록으로 남는다. 그런 부분 들은 내가 절대 초보라고 생각하지 않고, 경기함에 있어서 한 경기 한 경기 선수들이 이길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누구나 처음 하면 실패와 성공이 있겠지만, 저는 성공으로 시작한다. 그렇지만 앞으로 제 감독 생활에 있어서 절대로 방심하지 않고, 지금 생각하고 있는 이 모습 그대로 잘 준비하면, 언제나 우리 팀 선수들과 많은 팬분들 앞에 매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Q. 선수들 나이 차이 적은데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선수들 넣고 빼고 하는 게 힘들다. 투수 바꿔야 하는 타이밍, 대타를 썼을 때 그 선수의 기분, (타구를) 놓쳤을 때 빼는 것, 본헤드 플레이 했을 때 선수들을 불러들이는 게 제일 힘들었다. 그런 것들을 잘 빼고 선수들하고 관계에서 틀이 벗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제가 생각하는 대로 (위에 말한 것처럼) 움직인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움직여지면서 선수들과 마음과 케미도 잘 맞았던 것 같다. (교체된) 그 시간은 선수들에게 안 좋은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경기 끝나고 난 뒤 대화를 하고 그런 부분을 좁혀가고, 실수를 했더라도 그다음 경기는 꼭 출전을 시켜주고. 이런 것들이 선수들과 있어서 유대 관계를 잘하려고 했던 게 중요하지 않았나.
Q. 삼성이 패하자 팬들이 함성을 질렀다. 그 순간 기분은?
이겼다면 좋았을 것이다. 경기를 지면서 나중에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광주로 돌아갔을 때 많은 팬분들과 축하를 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다.
함성이 들릴 때 '정규시즌은 끝났구나'하는 생각 들었다. 이제 '(한국시리즈를) 어떤 걸로 가야 하나' 생각 들었다. 그때는 시리즈 우승할 때처럼 기분이 두근두근하는 감동이 생겼다.
Q.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불패에 대해 압박감 없나?
부담은 없다. 선수들 믿고 있다. 한국시리즈 올라가면 우승해야 한다. 그걸 이루지 못하면 안된다. 남은 시간 동안 선수들하고 한국시리즈 올라가서 어떻게 해야 우승할지 고민하겠다. 어떤 분위기가 조성되고 힘든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돌파를 해야하는지 머리 속으로 돌아보겠다. 시리즈를 했던 많은 분들께 조언도 구할 것이다. 한국시리즈까지 한 달 정도 남았지만 해야 할 것은 엄청 많다. 어떻게 하면 우승을 하고 어떻게 하면 4경기를 이길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선수들과 좋은 분위기 만들어가겠다. 11번 올라가서 우승했고, 12번 올라가서도 우승할 것이다.
Q. 복귀할 전력이 있을까?
복귀할 선수는 다 복귀시켜야 한다. 제임스 네일도 그렇고 (윤)영철이도 그렇다. 한 달 정도 시간이 있기 때문에 돌아올 수 있는 선수는 최대한, 최고의 전력을 가지고 한국시리즈 들어갈 수 있게 준비할 것이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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