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감독은 질 생각이 없었다. 좋은 출발과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었다.

울산은 18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5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 리그 스테이지 1차전 가와사키와 홈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A매치 일정 여파로 휴식을 취했던 주민규, 정우영, 김영권, 이명재 등이 선발로 복귀하며 전력을 완전체급으로 갖췄던 울산이었지만, 가와사키의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쉽게 전진하지 못했을뿐더러 공격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후반 9분 가와사키의 측면 공격수 마르치노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김판곤 감독은 야고, 고승범, 아타루, 루빅손, 아라비제 등 공격적인 카드를 내세워 공격의 활로를 불어넣었지만 골망을 흔들지 못하며 패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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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김판곤 감독은 “명절에도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이 있다. 내용도, 결과도 챙기지 못해 실망시켜 드렸다. 감독으로서 너무 죄송하다”라며 “전반전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내지 못했다. 후반전 들어서면서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집중하고자 했는데 실점했다. 티적인 실수도 있었다. 반등을 노렸지만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ACLE 첫 경기였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 경기에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다“라고 전했다.

최근 라커룸 영상이 공개되며 김판곤 감독이 리그에서 선수들에게 ‘왕권 강화’를 강조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렇다면 아시아 무대를 두고 김판곤 감독은 어떤 부분을 강조했을까. 김판곤 감독은 “쉽지 않은 질문이다. ACLE에 나서는 울산은 ‘그냥 울산’이기 보다는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다. 리그에서 보여주는 좋은 모습들이 ACLE 무대에서도 나와야 한다. 앞서 광주FC가 좋은 출발을 보여줬는데 오늘 우리는 마음같이 잘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후반전 되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아라비제, 아타루, 루빅손 이후 고승범, 야고의 투입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김판곤 감독은 “후반전 들어서면서 가와사키에게 힘든 상황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반전 내용이 안 좋았지만 상황은 우리가 끌고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점 상황에서 우리의 실수가 나왔다”라며 “누가 먼저 선발 출전하냐가 중요하지 않다. 실점이 나오지 말았어야 하는 부분에서 실수가 나와 실점을 범한 것이 중요하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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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감독은 울산 부임 후 매 경기 공격적인 전술을 시도하며 득점을 기록했다. 이번 경기 0-1로 패하며 첫 무득점 경기가 됐다. 김판곤 감독은 “득점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 전반전에는 한 번 정도 기회가 있었다.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감독으로서 속상한 부분이다”라며 “후반전 들어서면서 몇 차례 기회가 있었다. 여러 가지 좋은 환경에서 ACLE 일정을 치렀어야 했는데 선수들도 힘든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환경’을 언급한 김판곤 감독. 최근 K리그는 경기장 잔디 문제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아열대 기후 속 흙바닥이 다 드러난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대한축구협회서 행정가로도 일했던 김판곤 감독은 “여름 더운 날씨로 인해 나오는 현상이라 감수해야 한다. 잔디 관리 주최 또한 애쓰고 있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분들을 질타하고자 말한 것은 아니다. 여러 어려운 환경에 놓였음에도 애쓰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서 한 말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축구 경기를 하고자 하는 바람이다. 열심히 애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다음 ACLE 일정은 광주FC에게 3-7로 대패한 요코하마 F.마리노스 원정이다. 그 사이 울산은 인천유나이티드, 대전하나시티즌을 치른다. 다음 요코하마 원정에 대해 김판곤 감독은 “오늘 경기 큰 그림을 계획하고 있었다. 오늘 질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오늘 홈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갖고 원정에 오르고자 생각했는데, 다시 계획을 짜서 리그 일정을 마치고 원정에 올려야 할 것 같다. ACLE 참가하는 모든 팀들이 빡빡한 일정에 고민이 많을 것이다. 다음 경기 잘 치러보겠다”라고 다짐했다.

[울산=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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