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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내가 본 '켄타로'] 주변 분위기를 밝게 만들 줄 아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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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서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 役으로 열연
"많은 분들의 가슴 속에 남는 작품되길"


더팩트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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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문을 열고 인터뷰룸으로 들어온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였다. 서툴지만 또박또박 내뱉은 한국어와 보고 있으면 기분 좋게 만드는 눈웃음으로 분위기를 한순간에 밝게 물들인다. 하지만 작품 얘기를 할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눈빛으로 고민한다. 깊은 생각을 요구하는 어려운 질문에도 전혀 망설임 없이 자신의 생각을 천천히 정리해 들려준다. 첫 한국 작품이었던 만큼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기억되기를 바라는 사카구치 켄타로다.

사카구치 켄타로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극본 정해심, 연출 문현성)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준고 역을 맡은 사카구치 켄타로는 이날 작품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 분)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 분)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총 6부작으로 오는 27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1회씩 공개된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사카구치 켄타로는 장난끼 가득한 미소로 취재진을 반겼다. 첫 한국 작품, 그리고 홍보차 내한한 만큼 인터뷰를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즐거워 보였다. 취재진의 어려운 질문에는 '무즈카시(어렵다)'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낸 것도 잠시. 곰곰이 생각한 사카구치 켄타로는 예상외 답변을 청산유수로 들려줘 연신 감탄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한국에 애정이 가득해 보였다. 지난해 한국에서 팬 미팅을 개최할 정도로 국내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사카구치 켄타로는 한국의 다양한 작품에도 관심이 많았다. 특히 통역사를 거치기도 전에 아는 작품의 이름이 나오자 한국어로 아무렇지 않게 '네네'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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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구치 켄타로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서 홍(이세영 분)과 헤어진 뒤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 역으로 극을 이끌었다.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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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공지영 작가와 일본 츠지 히토나리 작가의 한일 합작소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원작으로 한다. 하지만 사카구치 켄타로는 원작을 오히려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대본과 원작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결국 연기할 때는 배우들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원작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라고 강조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도 일본의 남자와 한국의 여자가 만나서 국가를 초월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잖아요.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이별을 했고 서로 엇갈리다가 재회하는데 그 과정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애정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녹여져 있다고 생각해서 이 작품에 꼭 출연하고 싶었어요. 원작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사카구치 켄타로는 우연히 마주친 낯선 한국 여자 홍과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는 준고 역을 맡았다. 거듭되는 홍과의 인연은 준고의 평범했던 일상을 변하게 했고 홍이라면 어디든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홍은 현실에 치여 정신없이 바쁜 준고에게 점점 지쳐갔고 결국 두 사람은 헤어졌다. 그렇게 5년의 시간이 지난 뒤 준고가 한국에 방문하면서 운명처럼 홍과 재회한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이 5년의 시간 변화에 집중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는 "촬영할 때는 현재 시점을 먼저 찍었다. 하지만 이야기상으로는 이별을 먼저 했기 때문에 그 감정을 감추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과거는 현재에서 보면 추억이잖아요. 두 사람은 과거 시점에서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텐션을 많이 올렸어요. 좀 쑥스럽기도 했어요.(웃음) 하지만 과거의 모습이 행복할수록 현재가 더 슬프게 보일 것 같아서 그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러한 촬영 순서가 연기할 때 더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사카구치 켄타로는 준고의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단다. 그는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홍이라는 사람 한 명만을 생각한다는 건 굉장히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지 않냐. 너무 존경스러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결국 홍과 준고는 헤어지잖아요. 왜 두 사람이 엇갈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어요. 홍의 입장에서는 준고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애정 표현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준고는 그걸 다 해주지 못했죠. 10을 전달해야 하는 거면 준고는 10을 줬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6밖에 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죠. 거기서 오는 답답한 감정이 굉장히 공감이 많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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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오는 27일 오후 8시 첫 공개된다.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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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가슴 아픈 이별 이야기를 그리긴 하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감정이 녹여져 있다. 그렇기에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사카구치 켄타로다. 그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후회 사랑 인연 외로움 추억 등 정말로 다양한 대답들이 나왔어요. 신뢰라고 얘기한 사람은 아마 아직까지도 사랑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일 거고 인연이라고 답한 사람은 애인이 아니라 친구 관계에서 오는 생각이었을 것 같아요. 너무 대답이 다 다르다 보니까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 대한 고민 자체가 굉장히 심오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아마 이 대답들은 그 사람의 인생까지는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를 알 수 있는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심오한 대답에 놀란 것도 잠시, 사카구치 켄타로는 "나 지금 엄청 멋진 대답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국에서 하는 인터뷰이기 때문에 긴장도 많이 됐을 테지만 오히려 가벼운 농담을 하면서 분위기를 풀려고 한 사카구치 켄타로다.

"좋은 배우라는 건 친근한 느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옆에 항상 있는 관찰자 같은 느낌이죠. 연기를 잘하려면 보는 사람도 같이 공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들도 그 역할의 인생을 다 경험해 본 건 아니기 때문에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사카구치 켄타로에게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더욱 유의미하게 남을 것 같단다. 그는 "많은 분들의 마음속에 오래 기억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시리즈 자체가 넓은 세계의 이야기를 다룬 게 아니잖아요. 국가를 넘어선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긴 하지만 세계관은 굉장히 좁아요. 누구나 다 만남과 헤어짐은 경험해 보잖아요. 그렇다 보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보고 '굉장해!'라는 걸 느꼈다기보다는 여운이 남았으면 좋겠어요. 저희 이야기가 많은 분들께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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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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