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오타니 쇼헤이가 끝내 해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사상 처음으로 50홈런-50도루를 성공시키는 주인공이 됐다. LA 다저스 입단 첫 해에 엄청난 대기록을 세웠다.

LA 다저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5시40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마이애미 말린스와 MLB 원정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오타니는 48홈런과 49도루를 기록 중인 상태였다. 홈런 2개와 도루 한 개를 남겨놓고 있었는데 마이애미전에서 홈런과 도루 숙제를 한꺼번에 해치웠다.

1번 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이날 1회와 2회 연속 도루를 성공하면서 시즌 50도루를 넘어 51도루까지 일궈냈다.

그리고 홈런 두 방이 남은 상태였는데 경기 후반에 이를 달성했다.



오타니는 다저스가 7-3으로 앞선 6회 1사 2루에서 상대 투수 호르헤 소리아노의 2구째 85.4마일(137.4km)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그러면서 49홈런, 51도루를 찍었다. 대포 한 방만 더 터지면 50-50이 완성될 수 있었다.

오타니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다저스가 12-3으로 크게 앞서며 승기를 굳힌 7회 2사 3루 상황에서 바뀐 상대 투수 마이크 바우만의 4구째 89.1마일(143.3km) 너클 커브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2점포를 때렸다.

50번째 홈런을 치는 순간 오타니는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홈플레이를 밟을 땐 코치들이 내민 손을 크게 치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원정 경기임에도 관중의 큰 함성 역시 터져나왔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40-40 클럽을 이룩한 것에 이어 이번엔 미국과 중남미 선수들도 해내지 못한 50-50 클럽을 완성하고 역사적인 순간을 자축했다.

오타니는 50-50을 기록한 뒤 곧장 덕아웃으로 돌아와 태블릿으로 자신의 홈런을 다시 돌려보는 등 학습의 시간도 가졌다.

다저스는 8회말 현재 14-3으로 크게 앞서고 있다.



론디포 파크는 오타니가 일본대표팀 핵심 멤버로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우승을 일궈냈던 장소다.

이번엔 대표팀이 아닌 프로 선수로 론디포 파크를 찾아 홈런과 도루를 쏟아내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야구 인생 '약속의 땅'으로 만들었다.

오타니는 하루 전인 19일엔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원정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5타수 1안타 1도루를 기록했다.

오타니는 19일 경기에선 1회 첫 타석에서 출루에 성공했다. 상대 좌완 라이언 웨더스의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 직구를 밀어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후 후속타자 베츠의 타석에서 웨더스의 초구 투구 때 2루 도루에 성공했고, 포수 포르테스의 송구 실책을 놓치지 않고 3루까지 진루했다.



이에 따라 오타니는 시즌 49호 도루를 성공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과 함께 일본 출신 선수 단일 시즌 도루 공동 2위에 올랐는데, 20일 도루 2개를 더 생산하면서 이 부문 단독 2위가 됐다. 1위는 2001년 시애틀 소속 스즈키 이치로가 세운 56개였다.

이틀 전인 지난 18일엔 3회 1사 1루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뒤 상대 투수 대런 맥카우간의 스위퍼를 통타해 비거리 129m짜리 대형 우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오타니의 시즌 48호 아치였다.

오타니는 사흘간 론디포 파크에서 홈런 3방을 쳐내고 50도루 고지도 달성하면서 크게 웃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