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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4위 넘보지 마!' 캡틴은 왜 만세하며 1루 응시했나…"4위와 5위 하늘과 땅 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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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단기전에 들어가면 분위기 싸움이고, 또 4위와 5위는 하늘과 땅 차이니까. 무조건 4위로 마무리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해야 할 것 같다."

두산 베어스 주장 양석환(33)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4위 쟁탈전에서 7회말 8-4 역전승에 쐐기를 박는 좌월 솔로포를 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배트를 들고 만세를 하면서 1루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면서 더그아웃과 1루 홈팀 응원석 쪽을 응시했다.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 올리는 것은 물론, 두산 홈팬들을 열광하게 하는 세리머니였다.

두산은 시즌 성적 71승68패2무를 기록하면서 4위를 사수했다. 5위 kt 위즈와 6위로 떨어진 SSG 랜더스를 2경기차로 따돌리면서 살얼음판 5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두산의 4위 확정 매직넘버는 3이 됐다. 정규시즌 3경기를 남겨둔 두산이 전승을 거두면 자력으로 4위를 확정한다. 일단 두산은 1승만 추가해도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인데, 지난해 5위로 가을야구로 향하는 게 얼마나 불리한지 충분히 깨달았기에 4위를 사수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양석환은 홈런 세리머니의 의미와 관련해 "순간적인 감정에 이끌려서 나온 세리머니였다. 조금 확실하게 오늘(23일)은 우리가 이겼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그런 세리머니가 나온 것 같다. 다행히 팬들께서 환호해 주셔서 우리 쪽으로 분위기가 후반에 확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가을야구 베테랑들이 주축이 되는 팀이다. 주전 3루수 허경민과 안방마님 양의지가 최근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양석환, 김재환, 정수빈 등이 경기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경기 전까지 6연승을 달리던 SSG의 기세를 꺾었다.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이 결승타를 장식하면서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김재환은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정수빈은 3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으로 리드오프의 임무를 충실히 해내면서 시즌 50호와 51호 도루를 달성해 KBO 역대 최초 역사를 썼다. 조수행(63도루)과 함께 동일팀 동반 50도루 대업을 이룬 것. 종전 기록은 동반 40도루로 1997년 OB 베어스(현 두산) 정수근(50도루)과 김민호(46도루), 2015년 NC 다이노스 박민우(46도루), 김종호(41도루), 에릭 테임즈(40도루)가 기록했다.

선발투수 최원준은 3⅓이닝 72구 6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이영하(1⅔이닝)-김강률(1⅓이닝)-이병헌(⅓이닝)-홍건희(1⅓이닝)-김택연(1이닝)이 이어 던지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양석환은 "우리가 더 잘해서 더 높은 순위로 가을야구에 가는 게 베스트인데, 어쨌든 지금 시점에서는 오늘 경기가 가장 중요했다. 선수들도 그 점을 알고 있었고, 초반에 우리가 1회에 (선취점을 주면서) 어렵게 시작했는데, 다행히 (최)원준이가 잘 막아주고 중간 투수들이 잘 막아줘서 역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1회에 바로 (김)재환이 형이 분위기를 반전 시키는 홈런을 치면서 오늘 경기를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선수들이 한 것 같다. 전체적으로 경기 집중도나 이런 게 조금 높았던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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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으로서 만세 세리머니로 선수단에 절대 4위를 뺏기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기도 했다. 양석환은 "단기전에 들어가면 우리가 작년에도 해봤지만, 분위기 싸움이다. 4위와 5위는 하늘과 땅 차이고 무조건 4위로 마무리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들어가야 될 것 같다. 사실 가을야구는 우리 팀 선수들이 누구보다 많이 해봤기에 경기 중요도나 분위기 싸움 이런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냥 나는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면 잘하든 못하든 앞장서서 조금 큰 액션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고, 선수들이 그러면 자연스럽게 따라와 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양석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2년 총액 78억원에 FA 계약을 하고, 두산 이적 4년 만에 주장 완장을 찼다. 개인적으로도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시즌이었는데 생애 처음으로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면서 FA 계약 첫해부터 꿈을 이뤘다. 시즌 성적은 140경기 타율 0.245(527타수 129안타), 34홈런, 105타점, OPS 0.801로 타율이 조금 낮긴 하지만, 홈런과 타점 모두 팀 내 1위에 오르며 중심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아울러 베어스 국내 우타자로는 1999년 심정수(31홈런-110타점), 2000년 김동주(31홈런-106타점) 이후 24년 만에 역대 3번째로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는 업적을 남겼다.

양석환은 "사실 올해 초반 출발이 안 좋아서 스스로 그냥 이도 저도 아닌 시즌을 보내기보다는 내가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내가 잘하는 것을 조금 더 잘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타율보다는 홈런과 타점을 많이 하자고 노선을 잡았는데,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는 것 같다. 좋은 점은 홈런도 많이 나왔고, 타점도 많이 나와서 내가 꿈꿨던 기록을 할 수 있어 좋았고, 반대로는 또 타율이 조금 낮다 보니까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나는 수능으로 치면 올백을 맞는 그런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했고 그런 점은 어떻게 보면 성공적인 시즌이었던 것 같다"고 올해를 되돌아봤다.

개인 성과와 함께 팀이 외국인 투수 부진과 백업 야수 부재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가을야구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두산은 올해 은퇴 선수인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처방을 강요받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엔트리 운영을 한정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양석환은 "우리 팀이 올해 사실 잘 아시다시피 굉장히 어려운 시즌을 1년 내내 보냈다. 아쉬운 점도 분명히 많고, 더 잘할 수 있었던 시간도 많았던 것 같다. 우리 여기 있는 선수들이 백업 선수들이 많이 없는 상태에서 체력적으로 부담을 많이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또 외국인 선수들도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굉장히 많이 부족한 모습이라 또 국내 투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우리가 최소한 할 만큼은 적어도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그 선수들이 다 있었으면 더 좋은 시즌을 보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그런 것들을 아쉬워하기보다는 선수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한 것을 봐왔기 때문에 주장으로서 정말 고마운 것 같다. 이렇게 4위로 마무리해서 가을야구에 가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점들이 있을 것이다. 순위는 가을야구에 가서 또 바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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