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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안세영 고통의 '물집 투혼' 끝낼 수 있나...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 "후원사 규정 바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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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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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의 '고통의 발'이 공개되고 나서야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은 국가대표 선수에게 후원사 물품을 강제하는 규정을 바꾸겠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협회 내부 규정은) 제가 개인적으로 바꾸고 싶어도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하면서도 "바꾸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간 후원사 신발만을 의무적으로 신어온 안세영의 물집 잡힌 발 사진이 공개된 후에 나온 대답이었다. 사진 속 안세영의 엄지발가락과 발바닥 측면은 살갗이 벗겨져 코트 위에서의 통증과 고통을 짐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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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의 발에 물집이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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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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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협회 규정에 따르면 "국가대표 자격으로 훈련 및 대회 참가 시 협회가 지정한 경기복 및 경기 용품을 사용한다"고 정해져있다.

하지만 라켓과 신발처럼 경기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용품까지 후원사 물품으로 쓸 것을 강제하는 경우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종목 가운데는 복싱과 배드민턴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세영은 지난 달 5일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전에서 우승한 직후 "부상을 안일하게 여긴 협회에 실망했다. 대표팀과 함께 가기 어려울 것 같다"는 폭탄발언으로 체육계 전반에 파장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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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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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대한배드민턴협회의 허술한 행정처리, 후배에게 빨래 등 잡일을 시키는 등 내부 부조리와 더불어 나이 제한 규정이 세간에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안세영은 후원사 신발의 불편함도 호소했고, 여러차례 타사 신발 착용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물집 잡힌 안세영의 발 사진을 보여주며 "(후원사) 브랜드 신발을 신을 때 나타난 현상"이라며 "규정 때문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어른들의 한심한 처신이 이해가 안된다"며 김택규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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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에 출석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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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페이백 및 횡령, 배임 의혹에도 휩싸였던 김택규 회장은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선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페이백이 아니고 후원물품이다. (기존에도) 협회가 후원 물품을 (장부에) 등재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택규 협회장은 지난 해 공모사업추진위원장과 함께 주도해 물품을 구입할 시 협회 직원들 몰래 후원 물품 지급 계약을 구두로 체결, 셔틀콕과 라켓 등 1억 5천만원 규모의 물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해는 회장과 협회 사무처가 주도해 후원사로부터 약 1억 4천만원의 후원 물품을 받기로 서면계약을 체결한 것이 확인됐다.

문체부에 따르면 협회는 이렇게 받은 후원 물품을 공식 절차 없이 임의로 배분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덧붙여 협회 감사가 대표 이사로 재직 중인 회계법인에 장부 작성 및 세무 조정 명목으로 약 1천600만원이 지급된 사실도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리그 사업의 52% 정도를 전남, 전북, 충남이 했기 때문에 거기에 차등을 두고 지급했다. 올해는 균등하게 지급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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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나누고 있는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좌)과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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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에 출석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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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체 30%의 물량이 지난해 태안군배드민턴협회로 편중된 사실에 대해서는 "제가 보낸 것은 아니라 (태안군협회장) 본인이 그렇게 사용해서 회수 중이며 파면 조치했다"고 답했다.

엘리트 체육인 출신 이사진을 향한 책임 회피성 발언도 불거졌다. 이 날 차윤숙 협회 이사와 전경훈 실업연맹 회장은 김택규 회장에게 쓴 소리를 던졌다.

차 이사는 "페이백 논란에 대해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고 문의도 했는데 답을 받지 못했다"며 "후진 행정으로 인해 선수 보호도 못하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점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파리 올림픽은 생활체육인만 4명이 갔고 엘리트 대표인 저는 초청받지 못했다"며 "협회장은 생활체육과 엘리트를 다 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택규 회장은 엘리트 인사들이 협회 행정을 방해했다며 "엘리트들이 말을 안 듣는건 사실이다. 터줏대감들 때문에 협회가 더 발전을 못한다"고 반박했다.

또 김 회장은 후원사에 대한 골프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소리"라며 선을 그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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