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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박주호 눈 피한 홍명보···"정몽규 체제 끝나야" 작심비판 박문성에 팬들 "박열사"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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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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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면서 후배인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의 눈을 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박 전 위원이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 문제를 제기한 후 공식 석상에서 두 사람이 만난 건 처음이다.

박 전 위원은 홍 감독이 입장하자 미소를 보이며 홍 감독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이에 홍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살짝 손을 잡고 지나쳤을 뿐 눈을 맞추지는 않았다. 아주 잠깐의 순간이었지만 해당 장면은 축구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앞서 박 전 위원은 지난 7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를 비판하는 영상을 올렸다. 일부 위원이 외국인 감독에 대해 무조건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홍 감독을 임명하자는 식으로 회의 분위기가 흘러갔다는 주장이었다.

박 전 위원은 또한 K리그 관련 행사에서도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공정성과 투명성도 보장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로 복잡한 상황이었다”고 작심발언을 내놓았다.

박 전 위원은 국회에서도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홍 감독이 전력강화위원들의 투표에서 최다 표를 받았기 때문에 선임됐다는 축구협회 측 인사들의 주장에 대해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박 전 위원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홍 감독 선임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냐'는 질문을 받고 “(이 기술이사와) 전화통화를 1분가량 한 것으로 기억난다"며 "동의를 구하는 이야기는 나눴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통보에 가까웠다”고 답했다.

여기에 덧붙여 박 전 위원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제시 마시 캐나다 축구 대표팀 감독과 관련, “선임 과정에서 이 감독이 왜 1순위인지, 그리고 모두가 동의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그러나 홍 감독 선임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졌던 9~11차 회의에 대해서는 “빠르게 그만하자는 이야기도 있었다.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며 “이건 투표가 아니고 각자 개인이 좋아하는 감독을 뽑는 복수투표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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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전 위원과 함께 국회에 나온 박문성 해설위원은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대변하며 ‘박열사’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박 위원은 여러 차례 축구협회의 행정과 운영에 대해 지적한 뒤 “제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던 건 ‘왜 눈치를 보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다”며 “(정 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눈치를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해봤다”고 운을 뗐다.

박 위원은 “첫 번째는 정 회장과 홍 감독은 저희랑 살아온 궤적이 좀 다르다는 거다. (정 회장은) 대기업 가문의 자제로 태어나셨고 (홍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최고의 엘리트로 자라 왔다"며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 그래서 우리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은 “두 번째로 밖에 있는 사람들이 축구협회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축구협회 내) 인사권에 우리(일반인)는 전혀 개입할 수 없다. 아무리 국민들이, 팬들이 경기장에서 ‘정몽규 아웃, 홍명보 아웃’을 외쳐도 협회 입장에서는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이어 “일반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서 축구협회장을 선출할 수 있는 선거인단에 들어갈 수가 없다. 이른바 ‘체육관 선거’를 하는 거다. 자기편 사람들만 체육관에 모아 놓고 투표를 하면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팬들과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라며 “(축구협회는)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정치권이 축구협회 인사권에 자꾸 개입할 경우 ‘FIFA가 월드컵에 못 나오게 한다’고 겁박을 준다. 팬들의 눈치도 보지 않고 국민들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눈치도 보지 않으면 대체 어디 눈치를 보겠다는 건가. (축구협회라는) 이 닫힌 조직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상황을 짚었다.

여기에 덧붙여 박 위원은 “오늘 들으면서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은 ‘정몽규 회장 체제가 끝나는 게 맞는구나’ 하는 것이었다”며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문제의식이 없다. 공감 능력도 없다. 풀어나갈 능력도 없는 것”이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박 위원은 “축구협회의 무능력, 무원칙, 불공정은 하나의 어떤 사건이 아니라 지금 정몽규 회장 체제가 이어지는 한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팬들도, 국민들도 ‘이제는 (정 회장 체제가) 끝나야 하지 않을까’ 하고 재확인하셨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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