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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보석을 발견했다.
LG 트윈스 이주헌은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홈 최종전에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생애 첫 선발 출장 경기서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을 멋지게 뽑아냈다. LG도 6-3 승리를 거머쥐었다.
성남고 졸업 후 2022년 LG의 2차 3라운드 27순위 지명을 받은 이주헌은 올해 1군 데뷔에 성공했다. 지난 25일 처음으로 부름을 받았다. 당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교체 출전했다. 9회초 수비를 앞두고 대타 오스틴 딘 대신 포수로 투입됐다. 타석엔 서지 못했다.
이번엔 포수로 깜짝 선발 출장했다. 이날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은 이주헌에 대해 "2군 퓨처스팀에서 추천했는데 평가가 굉장히 좋았다. 배터리 코치는 물론 코치진 회의에서 내년 백업 포수로 가장 낫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용해 보고 괜찮으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넣을 수 있다"며 힘을 실었다.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수비다. 수비에 장점이 있다"며 "2군 경기를 보니 홈런도 6개 쳤더라. 타격에도 소질이 있는 듯해 타격하는 모습을 지켜보려 한다. 또, 송구도 확실히 좋다"고 칭찬했다.
이날 이주헌은 0-0으로 맞선 2회말 2사 3루서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로 팀에 1-0 선취점을 안겼다. 1-1로 팽팽하던 5회말 무사 1루서는 우전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LG는 해당 이닝서 1득점을 추가해 2-1로 달아났다. 이주헌은 여전히 2-1이던 7회말 1사 3루서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로 기세를 높였다. 3-1을 이뤘다. 8회말 2사 1루서는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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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이주헌은 활약 소감을 묻자 "아직 느낄 새가 없다. 그냥 얼떨떨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하루 전 9회 출전부터 돌아봤다. 이주헌은 "어제(25일)가 가장 많이 떨렸다. (1군에서) 첫 경기이다 보니 더 떨린 것 같다"며 "내게도 타석이 돌아오길 바랐는데 안 와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25일 저녁, 26일 경기 선발 출장 소식을 들었다. 이주헌은 "그때부터 가슴이 뛰었다. 잠도 잘 못 잤다"며 "경기 들어가기 전까지 무척 떨렸는데 1회가 지나고 나니 긴장이 조금 풀렸다. 그래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선배들이 해준 조언도 있을까. 이주헌은 "다 '별거 없다. 떨지 말고 나가서 놀아라. 못해도 욕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미소 지었다.
첫 안타가 나온 뒤 기분은 어땠는지 물었다. 이주헌은 "좋긴 했는데 엄청 신나진 않았다"고 웃었다. 데뷔 첫 선발 출전과 동시에 3안타로 맹활약했다. 그는 "아예 상상하지 못했다. 감이 좋을 때 감독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신 덕분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내가 꿈꾸던 (선발) 데뷔전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격은 물론 포수로서 임무도 훌륭히 소화했다. 선발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비롯해 불펜투수들과도 호흡을 맞췄다.
이주헌은 "에르난데스와 경기 전 많은 대화를 나눴다. 공격적으로 가자고 했는데 나를 믿고 따라와 줬다"며 "에르난데스가 사인을 거부하면 대화를 통해 바꿔줬다. 그런 점들이 좋았다. 사인은 내가 먼저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패스트볼 수직 무브먼트가 좋아 하이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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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연천 5사단으로 현역 입대했다. 육군 행정병이었다. 지난 4월 전역해 LG로 돌아왔다. 이후 퓨처스팀의 호평을 받았다. 이주헌은 "입대 전보다 타격이 많이 향상돼서 그런 평가가 나온 듯하다"고 추측했다.
노력으로 뒷받침한 결과다. 이주헌은 "군대 가기 전 (퓨처스리그) 성적이 너무 안 좋았다. 입대하면서 '다시 이 상태로 나와 이대로 치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군대에서 틈만 나면 방망이를 돌렸다. 야구를 놓지 않으려 했다"고 전했다.
이어 "군대 간부님들께 말씀드렸는데 장비를 다 가져와 연습해도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군대에서 티 배팅 등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전역 후에도 구슬땀을 흘렸다. 이주헌은 "처음엔 재활군에 합류해 한 달 동안 머물다 잔류군에서 운동했다. 김재율 코치님이 잘 친다며 계속 자신감을 심어주셨다"며 "이후 2군으로 올라왔는데 손지환 코치님께서 너무 뒤에서 친다며 타격 포인트를 공 2개 정도 앞으로 당겨보라고 하셨다. 그 부분을 바꿨더니 홈런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LG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잠실에는 2만1593명의 관중이 방문했다. LG는 올 시즌 누적 관중 139만7499명(평균 관중 수 1만9144명)으로 역대 KBO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주헌은 "타석에서나 수비하러 나갔을 때는 잘 안 느껴졌는데, 주자로 나가 응원을 들으니 소름이 쫙 돋았다"며 눈을 반짝였다.
앞으로의 각오를 묻자 "후회 없이 내가 해왔던 것들을 성실하게 하고 싶다. 욕심부리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다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될 수도 있다. 이주헌은 "그건 내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니다. 묵묵히 뛰다 보면 엔트리에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잠실, 최원영 기자 / LG 트윈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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