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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가을 사나이’ 쿠에바스 “정규리그 경기처럼 던지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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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케이티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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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KT) 위즈의 윌리엄 쿠에바스가 정규 시즌에서의 부진을 딛고 ‘가을 사나이’로 다시 돌아왔다. 팀의 운명이 걸린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상대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다.



쿠에바스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03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9개의 탈삼진도 솎아냈다. 쿠에바스의 호투에 힘 입어 케이티 타선은 1회초만 4점을 뽑아내 정규리그 4위 두산을 4-0으로 잡고 3일 2차전(오후 2시)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쿠에바스가 1차전의 선발로 낙점됐을 때만 해도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정규 시즌에서 두산을 3번 만나 1승2패 평균자책점 5.79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3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산의 거포를 상대로 홈런 3방을 맞기도 했다. 시즌 동안 기복 있는 불안정한 투구를 보여줬지만, 케이티 입장에선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우려와 달리 쿠에바스는 보란 듯이 가을 사나이의 모습을 과시했다. 포스트시즌 6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2.87이라는 경력을 증명하듯 시종일관 평온한 표정으로 자신만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타자들을 공략했다. 슬라이더, 커터, 속구를 번갈아가며 쓰며 헛스윙을 유도했다.



특히 날카로운 제구력이 돋보였다. 스트라이크존 끝 라인을 넘나드는 공을 뿌리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놓치지 않았다. 변화구로 타자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린 다음, 시속 140㎞ 후반의 빠른 속구로 승부를 보는 패턴을 반복해서 사용했다. 두산 타자들은 쿠에바스의 이러한 투구 유형에 말려 삼진을 당하거나 뜬공 아웃 처리됐다.



6회말 선두 타자 정수빈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제러드 영에게도 후속 타를 맞아 1사 1·3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 중심 타자 김재환과 양석환을 연이어 삼진으로 잡아내며 빅게임 피처다운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2019년 케이티 유니폼을 입은 쿠에바스는 이듬해 두산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구단 역사상 첫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이날 역시 승리해 포스트시즌에서만 총 4승을 거둬 팀 내 가을야구 최다승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쿠에바스는 경기 뒤 “야구에는 27개의 아웃카운트가 있지만 6회말 마지막 타자 만큼은 팀에게 좋은 자극을 주기 위해 땅볼이나 뜬공이 아닌 삼진으로 잡고 싶었는데, 결국 (삼진을) 잡았고 팀에게 환호를 보낼 수 있었다”며 “큰 경기라고 생각하면 부담감을 느낀다. 그래서 나갈 때마다 정규리그 한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마운드 위에서 최대한 차분한 모습으로 던져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향후 ‘몇 경기까지 등판하고 싶은가’라는 물음에는 “포스트시즌이 끝날 때까지 최대한 많이 던지고 싶다. 우선 등판 경기 수를 생각하지 않고 승리하고 있다면 몇 경기 나가든 신경 쓰지 않고 던지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쳤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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