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동안 5번째 등판…불펜-선발 가리지 않고 역투
살인적인 일정에도 흔들림 없는 호투…준PO 4차전 3⅓이닝 1실점
'고! 영표' |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 팬들은 2024년 가을을 돌이켜볼 때 고영표(33)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다.
kt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는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 4-3으로 앞선 5회초에 윌리암 쿠에바스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52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살인적인 등판 일정에도 고영표는 굳건하게 마운드를 지키며 팀을 위기에서 일으켜 세웠다.
역투하는 고영표 |
고영표의 투혼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최근 등판 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정규시즌 막판 5위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자 불펜으로 보직 이동해 팀을 구했다.
지난 달 28일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팀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5이닝 동안 48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 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이틀을 쉰 뒤 1일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에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섰다.
고영표는 쉼 없이 마운드에 올라섰다. 3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선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환호하는 고영표 |
고영표는 쉬지 않았다. 하루 휴식 후 5일 LG와 준PO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러자 고영표가 자진해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했다. 4이닝 동안 56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 호투해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중 고영표는 이강철 감독이 "괜찮나"라고 묻자 "100구까지 던질 수 있으니 평소와 똑같이 봐달라"고 말했다.
고영표의 헌신은 계속됐다. 팀이 준PO 전적 1승 2패로 밀리자 4차전에서 불펜으로 대기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고영표를 승부처에서 투입했다.
선발 쿠에바스가 체력난을 보이자 한 점 차로 앞선 5회에 고영표를 호명했다.
고영표는 흔들림 없어 자기 공을 던졌다.
주 무기 체인지업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그는 신민재, 오스틴 딘을 연이어 범타 처리한 뒤 문보경에게 6구 연속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 2사 1루 위기에서 박해민을 외야 뜬 공으로 막은 고영표는 5-3으로 앞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 수 30구를 넘기고도 고영표는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2사 후 신민재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오스틴을 투수 직선타로 유도했다.
강습타구를 직접 잡은 고영표는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고영표 '더 많은 환호를' |
고영표는 8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섰다. 첫 타자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 타자 박동원을 내야 땅볼로 잡아낸 뒤 소형준에게 공을 넘겼다.
이후 소형준이 동점을 내줘 경기는 5-5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kt는 연장 11회말 2사 만루에서 나온 심우준의 끝내기 적시타로 6-5 신승을 거뒀다.
고영표의 역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시나리오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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