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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POP초점]"한국 이름은 이균" 정체성 찾는 에드워드 리, 우승보다 빛난 도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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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에드워드 리/사진=민선유기자



[헤럴드POP=김나율기자]이보다 가슴 울리는 서사가 있을까. 에드워드 리 셰프의 정체성 찾기는 우승보다 빛났던 여정이었다.

지난 8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우승자가 공개됐다. 결승전에 오른 나폴리 맛피아와 에드워드 리는 치열한 요리 경쟁을 벌였고, 그 결과 나폴리 맛피아가 우승을 차지했다. 에드워드 리는 자연스럽게 '흑백요리사'에서 2위로 마무리했다.

1라운드부터 결승전까지 자신감으로 올라온 나폴리 맛피아도 멋진 우승자였지만, 정체성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한 에드워드 리 역시 또다른 우승자였다.

에드워드 리는 '2010 아이언 셰프' 우승자이자, 백악관 국빈 만찬 게스트 셰프로 이미 명장이지만, 잘하고 자신있는 요리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요리를 보여줬다. 재미교포로서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것 같아 방황하는 과정에서도 한국 요리를 꾸준히 접목해 자신의 인생을 대신 드러냈다.

첫 번째 세미 파이널에서 썰어 먹는 비빔밥을 내놨던 에드워드 리는 "여러 재료가 섞여 하나의 맛을 내는 비빔밥이 바로 나"라고 말하며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겪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그간의 삶을 녹여냈다.

두 번째 세미 파이널에서 두부를 주재료로 펼쳐진 무한요리 지옥에서도 에드워드 리는 결승에 오르는 순간까지 전부 한국식 요리를 펼쳐 감동을 안겼다. 에드워드 리는 창의성을 발휘해 결승에 오르게 됐다.

결승전에서도 에드워드 리는 도전을 택했다. 에드워드 리는 나머지 떡볶이 디저트와 참외 미나리 막걸리를 내놨다. 에드워드 리의 음식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이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요리를 내놓은 나폴리 맛피아와는 상반되는 요리였다.

에드워드 리는 음식 소개에 앞서 직접 글을 적어온 종이를 꺼냈다. 에드워드 리의 진가가 발휘한 건 이 순간이었다. 애초에 '흑백요리사'의 사전 룰은 결승에 오른 셰프만 본명을 공개할 수 있었다. 이때 우리 모두 에드워드 리의 이름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에드워드 리의 진정한 이름은 '이균'이었다.

에드워드 리는 "내 한국 이름은 이균이다. 이 요리는 이균이 만들었다. 한국에서 음식을 먹으면 항상 너무 많이 줘서 다 못 먹는다. 풍족함, 사랑,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가 한국 음식이다. 에드워드는 위스키를 마시는데, 이균은 막걸리를 마신다"라고 말해 울컥하게 만들었다.

에드워드 리는 2라운드부터 결승까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는데 초점을 맞췄고, 안주하지 않고 도전했다. 에드워드 리에게 '흑백요리사'는 우승이 목적이 아닌, 도전과 정체성 찾기 여정이었다. 에드워드 리가 끝까지 찾으려고 했던 정체성과 한국에 대한 애정과 노력이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에드워드 리는 또 한 명의, 아니 어쩌면 진정한 우승자였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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