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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테임즈는 도대체 얼마나 미친 선수였나… 홀가분해진 김도영, 40-40 후유증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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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김도영(21·KIA)은 KBO리그 역사상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달성 직후 “40-40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도영은 “솔직히 도루 40개도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록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30개의 홈런, 30개의 도루를 달성한 것도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을 직접 해본 김도영으로서는 역설적으로 40-40의 어려움을 가장 잘 느끼고 있을 법했다. 홈런과 도루는 대체적으로 상반된 영역이다. 모두 의식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상황도 도와줘야 했다. 물론 마지막까지 40-40 도전을 이어 간 김도영은 38홈런-40도루로 시즌을 마치기는 했지만 자신의 첫 예상대로 40-40은 역시 쉽지 않았다.

KBO리그 역사상 30-30을 달성한 선수는 김도영을 비롯해 몇몇이 있었지만 40-40은 오직 에릭 테임즈(38)에게만 허락된 역사적인 대업이다. 2014년 NC에 입단한 테임즈는 2015년 142경기에서 타율 0.381, 47홈런, 140타점, 40도루를 기록하며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시즌을 보냈다. 김도영이 이 기록에 다시 도전했으나 마지막 홈런 2개가 모자라 고배를 마셨다.

테임즈는 2014년 125경기에서 37개의 홈런을 쳤다. 더 많은 경기에 뛰었기에 47개의 홈런을 친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놀라운 것은 도루 개수였다. 테임즈는 2014년 125경기에서 11개의 도루를 했다. 운동 능력이 워낙 좋은 선수이기는 하지만 전형적으로 뛰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2015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살리려 도루까지 했고, 결국 40도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도영도 올해 모든 순간에 홈런을 칠 수 있고, 모든 순간에 도루를 할 수 있다는 강한 이미지를 주기는 했지만 결국 홈런 두 개가 모자랐다. 테임즈는 큰 고비 없이 40홈런 고지를 넘겼고, 시즌 막판 40번째 도루에 욕심을 낸 끝에 결국 이 목표를 채우며 대업을 썼다. 김도영도 5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대단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그 당시 테임즈의 위엄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많은 이들이 걱정한 것은 후유증이었다. 뭔가 목표에 도전하다 실패하면 공허함도 남기 마련이다. 여기에 김도영은 시즌 막판 모자란 홈런 두 개를 채우기 위해 홈런을 의식하는 스윙을 했다. 한국시리즈라는 대업을 앞둔 팀이기에 김도영의 뭔가에 변화가 있으면 곤란했다. 그러나 김도영은 40-40 도전이 끝난 뒤 오히려 웃으면서 비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푹 쉬고 돌아온 김도영은 첫 연습경기부터 맹타를 터뜨리며 한국시리즈를 기대케 했다.

체력을 충분히 보충한 김도영은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연습경기에 원래 자신의 위치인 선발 3번 3루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몸 상태와 타격 컨디션에 별다른 문제가 없음을 드러냈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김도영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월 홈런에 이어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중앙 담장까지 날아가는 2루타를 날렸다. 큰 타구를 두 개나 생산하면서 쾌조의 감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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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은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타구 속도를 바탕으로 좌측 담장을 순식간에 넘긴 홈런이었다. 김도영이 시즌 때 보여줬던 느낌 그대로였다. 2루타 또한 비거리가 굉장했다. 김도영은 이날 네 타석만 소화하고 교체됐고, KIA는 장단 22안타를 터뜨리며 상무 마운드를 폭격한 끝에 이겼다. 긴 휴식 탓에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도 있었지만 우려했던 모습은 없었다.

김도영이 타격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40-40 도전을 가로막았던 그 문제다. 스스로는 홈런을 만드는 스윙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범호 KIA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시즌 때와 같은 스윙을 한다”고 분석했다. 홈런을 치려면 삼진을 각오하고 히팅포인트를 최대한 앞으로 당겨 우타자라면 좌측으로 힘껏 타구를 보내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김도영은 시즌 때처럼 끝까지 공을 보기에 오히려 중앙 쪽으로 타구가 형성된다는 것이었다. 좋은 방향성이었고 올해 김도영의 성적을 만든 근간이었지만 역설적으로 홈런을 만들기에는 좋지 않은 접근성이었다.

실제 김도영은 시즌 막판 삼진의 수가 늘어나지도 않았다. 어쩌면 그렇게 원래 하던 대로 계속 경기를 임했기에 후유증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을 첫 연습경기부터 보여줬다. 40도루 이후 사실상 금지령이 떨어졌던 도루도 이제는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오히려 김도영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다 쏟아 부을 수 있는 양상이다. 올 시즌 최고 타자의 첫 한국시리즈 활약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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