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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방송가가 '돌싱'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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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으로 구축된 돌싱의 새로운 이미지
싱글맘과 싱글대디 향한 시선 변화
예능이 미치는 긍정적 영향
한국일보

돌싱에 대한 방송가의 시선이 달라졌다. MB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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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돌아온 싱글)에 대한 방송가의 접근이 달라졌다. 과거 미디어에서 돌싱, 또는 싱글맘과 싱글대디를 다루기도 했으나 일차원적인 시선에 그쳤다. 이들이 갖고 있는 자극적인 서사가 주된 소재가 되면서 시청자들의 호불호도 갈렸다. 이 가운데 최근 '나는 솔로 돌싱특집'이나 '돌싱글즈'가 돌싱을 조명하는 방식은 눈여겨볼 만하다. 덕분에 싱글맘과 싱글대디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도 강해졌다.

최근 방송 중인 '돌싱글즈'나 '나는 솔로 돌싱특집'은 타 연애 리얼리티와 다르지 않다. 남성, 여성 출연자들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 방송에 나왔고 이들의 종착점 역시 결혼이다. 이혼을 한 차례 겪었고 자녀의 유무가 특이점이라면 특이점이다. 지난 2021년 '돌싱글즈'가 처음 등장한 후 돌싱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돌싱글즈'에 출연하는 이들은 자신의 아픔을 솔직하게 꺼내놓으면서 하나의 성장과 단단해질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았다고 고백한다.

이혼한 이들이 더 이상 움츠러들지 않고 자신있게 자신의 아픔을 꺼내놓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방송이 여섯 번째 시즌을 거듭하며 자신을 감추지 않는 MZ세대의 등장과 맞물렸고 과거의 관습은 많이 사라졌다. 이혼 이력이 짧은 출연자나 돌싱 연예인의 빠른 방송 복귀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크게 물의를 일으키지 않은 스타들은 유튜브나 예능에서 심경을 고백한 뒤 쉽게 포용된다.

결론적으로 돌싱에 대한 편견과 프레임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돌싱글즈'나 '나는 솔로 돌싱특집'에는 오롯이 핑크빛 무드가 강조된다. 이혼 배경이나 전 배우자에 대한 감정, 양육에 대한 우려보다는 현재의 감정이 부각되며 연애 리얼리티로만 소비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예능이 사회 현상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지켜볼 수 있는 선례다.

싱글대디, 싱글맘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으로 달라졌다. '돌싱글즈6'에서 진영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으로 "아이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현상은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엄마아들친구'의 싱글대디인 강단호(윤지온)는 미혼 여성인 정모음(김지은)의 모친에게 먼저 교제 허락을 받는다. 거듭되는 정모음의 구애를 거절한 후의 행동이다. 이후 김지은 모친 태도가 사회적 시선의 변화를 반영한다. 김지은의 모친은 김지은과 윤지온의 교제를 잠시간 반대하면서도 윤지온이 어떻게 딸(조카)을 홀로 키웠는지 자신의 입장에 이입하며 곧바로 두 사람을 응원하는 사이가 된다. 과거 드라마들에서 돌싱, 특히 자식을 홀로 키우는 이를 결사반대하거나 모진 말로 밀어냈던 상황과는 딴판이다.

인기리에 종영한 '굿파트너'도 주인공 차은경(장나라)의 이혼이 초반 서사의 중심이었으나 중후반에는 이혼 후 새 삶을 찾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행복을 찾는 개개인을 더욱 중요시하는 시대적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까지 이러한 사회상이 확실히 정립된 건 아니지만 조금씩 다양성을 존중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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