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증시 폐장일인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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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 2,655로 출발한 코스피가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2,400선을 지키지 못한 채 2,399로 마감됐다. 연간 10% 가까운 하락률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866에서 678로 20% 넘게 떨어졌다. 시총 1위 삼성전자 주가는 30% 이상 추락했다. 올 초 1,289원이었던 환율도 이날 1,472원까지 치솟았다. 연말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는 주요국 증시와 비교할 때 상승률 꼴찌나 다름없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올해 33% 안팎 상승했다. S&P500 지수는 25% 넘게 올랐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20%, 중국 상하이 지수가 15%가량 상승한 것과도 대조된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30%, TSMC는 무려 80% 급등했다.
다른 나라 증시가 대부분 불기둥인데 한국만 나홀로 하락한 건 그만큼 대표 기업들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가속기의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뒤처진 건 뼈아프다.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도 중국에 점점 밀리는 모양새다. 더구나 12·3 불법 계엄으로 대외 신인도가 추락한 데 이어 ‘대행의 대행’ 체제로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한 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줄이려던 기업가치제고(밸류업) 방안도 무색해졌다. 외국인은 물론 개인투자자도 한국 증시를 떠나 미국 주식으로 갈아타고 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 달러에 육박,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기업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 증시를 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들의 본원 경쟁력이 제고돼야 한다. 트럼프 2기의 거센 파고를 넘으려면 기술력을 더 높여야 한다. 정치 불안이 하루빨리 해소돼야 하는 건 기본이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돌아오길 기대하는 건 무리다. 밸류업 프로그램도 길게 보고 꾸준하게 지속 추진돼야 한다. 새해엔 K증시가 살아날 수 있도록 경제만큼은 여야정이 협력해 1,500여만 개인투자자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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