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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2023년 KS 악몽 되갚아야죠”…‘KT→삼성’ 김재윤의 상대는 그대로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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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LG 오지환(가운데)이 9회 역전 3점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마운드에서 주저앉은 KT 마무리 김재윤(앞)과 역시 허탈한 표정을 짓는 유격수 김상수와는 상반되는 장면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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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김재윤(34)은 지난해 포스트시즌만 떠올리면 “승부욕이 불탄다”고 했다. 삼성이 아닌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한국시리즈에서 너무나도 뼈아픈 홈런을 내줬기 때문이다.

KT는 지난해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차전까지 1승1패로 대등하게 맞섰다. 이어 3차전에서도 8회말까지 7-5로 앞서며 승기를 굳혀갔다. 그러나 김재윤이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놓은 9회 2사 1, 2루에서 오지환에게 역전 우월 3점홈런을 맞아 7-8로 졌다. 한국시리즈의 향방은 이때 LG로 넘어갔고, 결국 KT는 LG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무거운 마음을 뒤로하고 가을야구를 마친 김재윤은 스토브리그에서 삼성과 FA 계약(4년 58억원)을 하고 KT를 떠났다. 소속팀은 달라졌지만, 올 시즌 25홀드와 11세이브를 올리며 삼성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처럼 김재윤은 올해 가을야구에서 다시 LG를 만났다. LG가 준플레이오프에서 친정팀 KT를 꺾으면서 재대결이 성사됐다. 일단 13일 열린 1차전은 삼성의 10-4 승리. 이날 9회 2사 2루에서 올라와 신민재를 처리하고 승리를 지킨 김재윤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쉽게 지워지지 않을 아픔이면서 평생 되새겨야 할 교훈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올 시즌에도 LG만 만나면 의욕이 달랐고, 이번 가을야구에서만큼은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마음으로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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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재윤이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재윤은 이날 10-4로 앞선 9회 2사 2루에서 올라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승리를 지켰다. 대구=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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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너리그를 거쳐 2015년부터 KT에서 뛴 김재윤에게 가을야구는 낯선 무대가 아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밟으면서 15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삼성 유니폼을 입고 맞이하는 가을야구는 이번이 처음이라 마음가짐을 새로이 했다. 상대가 다름 아닌 LG인 점도 승부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재윤은 “일단 LG 타순은 거를 곳이 없다. 1번부터 9번까지 쉽게 잡을 타자가 없다. 그래서 KT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처법을 물어보기도 했다”면서 “어차피 나도 나이가 들면서 구위형이 아닌 맞춰 잡는 투수로 변한 만큼 제구력을 많이 신경 쓰면서 이번 포스트시즌을 준비했다. 그 노력의 결과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나왔으면 한다”고 했다.

삼성은 베테랑 마무리 오승환이 구위 난조로 1군에서 빠졌다. 김재윤과의 더블 스토퍼 체제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김재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김재윤은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든 투수들의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느낀다. 선발투수들이 더 많은 이닝을 던지려고 하고 있고, 불펜투수들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확실하게 잡으려고 하고 있다. 나도 마무리라는 보직보다는 그저 1이닝을 책임진다는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김재윤은 KT 시절인 202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현재 소속팀인 삼성은 마지막으로 정상을 밟았던 2014년 이후 기쁨을 맛보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동료들과 도전을 시작한 김재윤은 “한국시리즈 경험이 아직 없는 강민호 선배부터 어린 후배들까지 모두 우승 열망이 강하다. 2위를 기록한 올 시즌이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빨리 LG를 꺾고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를 만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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