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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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하이브가 우리(뉴진스)를 싫어한다는 데 확신이 생겼습니다.”

청바지에 흰셔츠, 니트 조끼의 수수한 차림에 “팬들이 제 마음 아시니까”라며 미소까지 보인 뉴진스 하니는 내내 당당했다. 베트남계 호주인 멤버로 외국인으로서 낯설 수 있는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그는 아이돌에게 조심스러울 수 있는 이슈와 질문에도 “여기에 나오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가고 또 묻힐 것”이라며 발언에 거침이 없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는 뉴진스 하니와 김주영 어도어 대표 겸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를 15일 오후 열린 고용노동부·경제사회노동위원회 종합국정감사의 증인과 참고인으로 각각 채택했다. 쟁점은 뉴진스의 직장 내 따돌림 문제다.

국감 참고인은 출석 의무가 없지만 하니는 지난 9일 뉴진스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팬들과 뉴진스를 위해 국회에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걸그룹 뉴진스의 하니가 15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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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로부터 팬분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제가 굳이 말 안해도 팬분들이 다 아시니까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최근 고용부는 ‘뉴진스 왕따 사건’ 관련 진정 100여건이 서울서부지청으로 접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하니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의 매니저가 자신을 보고 “무시해”라고 말했다며 소속사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니의 이같은 주장에 뉴진스 팬들은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근로기준법의 ‘전속수사권’을 가진 고용부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진정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빌리프랩은 폐쇄회로(CC)TV와 해당 인물 조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뉴진스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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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하니가 직접 국감에 출석하면서 소속사 어도어 전 대표인 민희진과 모기업 하이브 간의 분쟁 속에서 뉴진스가 따돌림을 당하는 등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는 의혹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날 하니는 아일릿 매니저가 자신을 겨냥해 “무시해”라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그 매니저님이 제 눈을 마주치고 따라오는 멤버들한테 ‘못 본 척 무시해’라고 하셨다”면서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그 분이 그런 말을 왜 하셨는지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하니는 “이런 문제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면서 “데뷔하고 나서 높은 분과 몇 번이나 마주쳤는데 저희 인사를 한 번도 안 받으셨다. 인사를 안 받는 건 인간으로 예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뉴진스 멤버들의 부모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뉴진스 멤버들의 인사를 받자주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하니는 하이브 직원들이 뉴진스의 활동 성과에 대해 ‘역바이럴’(부정적인 내용을 바이럴 마케팅하는 행위)을 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주장하며 “회사에서 뉴진스를 싫어한다는 느낌 뿐 아니라 확신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뉴진스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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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하니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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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는 김주영 대표에 대한 비판도 주저하지 않았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주영 대표는 뉴진스 왕따 논란에 대해 “보관 기간 만료된 CCTV를 복원 가능한지 할 수 있는 한 조치를 다 취했다”고 주장하며 “저도 하니의 주장을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하니는 “최선을 다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하실 것들이 더 있었다”며 “애초에 저희를 지켜주겠다고 하셨는데 저희를 지키고 싶은 의지도 액션을 취할 조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주영 대표는 “아티스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을 강화하도록 하겠다. 현재 상황에서 당사자 간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노동청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해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하니는 “오늘은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 문제를 다루는 자리다. 이 일을 겪으면서 물론 법이 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인간으로 존중하면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 문제는 없을 거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직장 내 따돌림은) 누구나 당할 수 있다. 누구도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마음으로 나오게 됐다”며 “선배, 동기, 후배, 연습생들은 이런 걱정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하니가 주장한 하이브 내 따돌림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으려면 아이돌의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괴롭힘 금지 조항은 근로계약을 맺는 근로자에게 해당하는데,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는 연예인은 개인사업자 성격이 있어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가 새롭게 화두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소속사인 하이브가 뉴진스 멤버들을 고의로 따돌려 근로기준법상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날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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