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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금)

잘 가요, '일용 엄니'…연예계는 추모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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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장르 가리지 않은 만능 연예인의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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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수미가 욕쟁이 할머니 역을 열연한 2015년 개봉작 '헬머니'는 수많은 '밈'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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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조성준 기자 = 25일 향년 75세를 일기로 작고한 '일용엄니' 김수미는 무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동해 온 우리 시대의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1949년 전북 군산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1970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훗날 6권의 에세이와 소설을 펴 냈을 만큼 뛰어난 글쓰기 재능에도 가정 형편이 허락하지 않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연기자가 된 김수미는 할리우드 스타 나탈리 우드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미모와 야무진 연기력을 인정받아 서서히 인지도를 쌓아가던 중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로 연기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하게 됐다.

1980년 '전원일기' 첫 방영 당시 32세였던 그는 수다스럽지만 정 많은 시골 할머니 '일용 엄니' 역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의 심경에 대해 지난 2021년 방송된 다큐멘터리 '전원일기 2021'에서 "이렇게 서구적으로 예쁜데 어떻게 시골 할머니를 연기할까 싶었지만, 그때 일이 고팠다"면서 "한 번 정말 깜짝 놀라게 해보자는 오기가 생겨, 직접 시장으로 가 할머니들을 관찰하고 한 시간이 넘는 분장을 마다하지 않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힌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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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가 출세작인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을 연기하고 있는 모습이다./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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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2개월 동안 '전원일기'에 출연하면서 1980년대 초중반부터는 요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나서는 등 서서히 활동 영역을 넓히기 시작한 김수미는 '남자의 계절'로 1986년 MBC 연기대상을 받아 데뷔 16년만에 찾아온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다. 가치관이 다른 두 집안이 자녀들의 혼인으로 맺어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린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미란'(최명길)의 친정 어머니 '장춘자' 역을 맡아, 주연을 뛰어넘는 조연으로서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1990년대부터는 스크린 나들이도 활발하게 펼쳤다. 2004년작 '슈퍼스타 감사용'을 시작으로 이듬해 개봉한 '마파도'와 '가문의 위기 - 가문의 영광2'를 거쳐 2014년작으로 수많은 '밈'(Meme)을 양산한 '헬머니'까지 여러 영화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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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가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에서 주인공 '홍덕자' 역을 연기하는 장면이다. 지난해 9월 개봉했던 이 작품은 김수미의 마지막 영화가 됐다./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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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는 예능 프로그램과 뮤지컬에 진출했다. 뛰어난 요리 실력을 앞세워 중견 여성 연기자로는 아주 드물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수미네 반찬' '익스큐수미: 일단 잡숴봐' '수미산장' 등을 진행했다. 또 뮤지컬 '친정엄마'로 무대 연기까지 도전해, 건강이 악화되기 직전인 올해 5월까지 14년간 출연을 계속해 왔다.

한편 고인의 연예계 선후배 동료들은 한결같이 비통한 심경을 쏟아내고 있다. '전원일기'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최불암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연기자로 참 우수한 사람이었는데 참 허망하다" "가족을 잃은 것같은 느낌"이라며 슬퍼했고, 김영옥은 "(김)수미의 본명이 '영옥'으로 나와 이름이 같아 40년 넘게 친한 사이로 지냈다. 사망 소식을 듣고 가짜 뉴스인 줄 알았다"면서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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