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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화)

KIA 이범호 감독 "우승의 기쁨은 올해 끝나…더 올라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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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 무너졌을 때 가장 힘들었다…메워준 선수들에게 고마워"

"마음속 MVP는 김도영…팀 자체가 변했다"

연합뉴스

기뻐하는 이범호 감독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5차전을 7-5로 승리하며 4승 1패로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 이범호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2024.10.28 iso64@yna.co.kr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우승한 뒤 샴페인 냄새가 짙게 풍기는 우승 티셔츠를 입고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다.

상기된 얼굴로 자리에 앉은 이범호 감독은 마이크로 인사말을 전하다가 다시 마이크를 내려놓곤 "그냥 큰 목소리로 인터뷰하겠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취임 첫해 KS 우승을 차지한 이범호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품위를 지키려는 듯 곧은 자세로 취재진과 눈을 맞추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지난 1년간 KIA가 걸어온 길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걸어갈 길도 설명했다.

초보 감독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음은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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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이범호 감독
(광주=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에 승리하며 7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의 이범호 감독이 팬들에게 '삐끼삐끼' 춤을 추고 있다. 2024.10.28 ondol@yna.co.kr


-- 우승한 소감은?

▲ 팀을 맡은 뒤 힘든 시기도, 좋은 시기도 있었다. 항상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 처음 감독이 됐을 때 팀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우승에 관한 기대감이 있었나.

▲ 2년 안에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선수들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KIA엔 좋은 젊은 선수가 많고 능력 좋은 베테랑 선수도 많다. 더 발전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 선수 때 우승한 느낌과 감독으로서 우승한 느낌은 무엇이 다른가.

▲ 선수, 감독을 떠나 홈에서 우승하니까 매우 좋다. 그동안 광주 팬들께 우승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꼭 이곳에서 우승하고 싶었다. 목표 달성하게 돼 감사하다.

-- 경기 초반 5점을 내주는 등 위기가 있었는데.

▲ 막으면 승산 있다고 봤다. 삼성은 등판할 투수가 많이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잘 막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김도현을 투입한 뒤 필승조를 붙이면 따라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득점 기회가 2사 이후에 많이 나왔다. 선수들이 긴장해서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래도 극적으로 우승하게 돼 매우 감사하다.

-- 정규시즌을 돌아봤을 때 가장 큰 위기는 어느 순간이었나.

▲ 선발투수들이 빠졌을 때 힘들었다. 야수는 대체할 수 있지만 선발 투수는 어렵다. 불펜진도 부하가 걸리더라. 이의리, 윤영철, 제임스 네일이 빠질 때마다 고민했는데 김도현, 황동하 등이 잘 메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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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학 단장과 포옹하는 이범호 감독
(광주=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시상식에 참여한 가운데 심재학 단장과 이범호 감독이 포옹하고 있다. 2024.10.28 nowwego@yna.co.kr


-- 마음속의 최우수선수(MVP)는.

▲ 김도영의 빠른 성장으로 팀 자체가 변했다. 김도영이 안 나왔다면 젊은 선수들이 쉽게 변화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김도영이 내야의 한 자리를 맡아주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김도영처럼 많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 젊은 투수 중 곽도규도 잘했는데.

▲ 윤영철, 김도영, 정해영 등 성장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앞으로 무서운 팀이 될 것이다. 곽도규도 성장 가능성이 보여서 개막전 어려운 상황에 투입했다. 대담하게 던지더라. 곽도규가 필승조에 합류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불펜이 잘 만들어지면서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도 잘 버틸 수 있었다.

-- 앞으로 어떤 선수의 성장을 기대하나.

▲ 윤영철은 내년 선발 한 자리를 지켜줄 것이라 기대한다. (부상 이탈한) 이의리가 돌아오면 더 강해질 것이다. 신인 선수, 2군 선수들도 성장하길 기대한다.

-- 포수 김태군이 1표 차이로 KS MVP를 놓쳤는데.

▲ 아까 시상식 후 내 옆구리를 찌르면서 팀 MVP는 없냐고 하더라. (웃음) 볼 배합을 잘해줬다. 김태군, 김선빈 둘 다 매우 잘했다. 다 MVP를 받을 자격이 있다. 김태군은 잘 위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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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우승팀 감독과 수석코치
(광주=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과 손승락 수석코치가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4.10.28 nowwego@yna.co.kr


-- 처음 KIA와 선수 계약할 때를 돌아보면.

▲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광주에 올 때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KIA에서 날 영입할 것 같았다. 광주 팬들은 이름이 호랑이인데 왜 광주에 안 오냐고 했다. 내가 잘하면 KIA가 이름 때문이라도 날 불러주겠다고 생각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뛸 때 외로웠는데, 구단에서 날 찾아와주셨다. 그때 생각이 아직도 생생하다. 감사드린다. 선수 생활을 거쳐 감독까지 맡아서 우승하게 됐다. 앞으로 KIA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감독 부임 첫해에 우승했는데 다음 목표는.

▲ KIA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이 팀을 좋은 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내 임무다. 우승을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다.

-- 우승 후 박찬호가 많이 울더라.

▲ 박찬호의 플레이를 싫어하는 팬들도 있더라. 조금 건들거리는 모습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박찬호처럼 매일매일 열심히 뛰는 선수는 드물다. 박찬호가 원하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더 멋진 선수가 되도록 이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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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첫해에 통합우승 달성한 이범호 감독
(광주=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이범호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2024.10.28 nowwego@yna.co.kr


-- 부임 초기를 떠올리면.

▲ 스프링캠프가 열린 호주에서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것 하라'고 했다. 이 약속을 올 시즌 내내 지켰다. 감독의 눈치를 보는 선수가 없어지도록 노력하겠다. 사실 많은 선수는 자기 기량을 못 펼치고 운동을 그만둔다. 기량을 펼치는 선수가 많도록 팀을 이끌겠다.

-- 왕조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데.

▲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년에 다시 우승하고 싶다. 우승의 기쁨은 올해에 끝난다. 왕조를 만드는 건 어렵다. 구단 전력은 다 비슷비슷하다. 차근차근 올라가는 팀을 만들겠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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