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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아주 돋보기] "살해 협박·미행까지" 민희진 폭로에 무너지는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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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사내이사 [사진=해당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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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사내이사가 근황과 함께 대표 복귀 무산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민희진 이사는 지난 29일 유튜브 채널 '김영대의 스쿨 오브 뮤직'에 출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어도어 전 대표인 민희진 사내이사가 어도어의 모회사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란 소(訴)나 상소가 형식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부적법한 것으로 해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소송을 종료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로써 민 이사의 대표 복귀는 좌절됐다.

민 이사는 "(재판을 해보니) 말장난 같은 부분이 있다. 겪어봐야 아는 이야기인데 '주주 간 계약 관계를 지켜라' 1차 가처분에서는 제가 이겼다. '하이브와 어도어는 한 몸이냐, 아니냐?'에 대한 딜레마가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할 수 있는 거다. 어느 때는 한 몸이라고 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싸움 중에 제가 왜 소송을 했느냐면 제 결백과 순수를 드러내는 거다. 그들의 주장처럼 제가 (회사를) 나가려고 했던 적이 없다는 거다. 소송을 해서 끝까지 해 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는 거다. 그리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게 될까?' 싶었다. 사실 된다고 예상하지도 않았다. 변호사들도 '이런 전례가 없다' '이런 소송은 안 한다'고 했다. 승소확률도 애초에 10~20%로 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입장에서는 하이브에 기회를 더 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렇게라도 한번 꺾이면 (하이브가) 자존심 때문에 못 받아주겠다고 한 걸 (소송 때문이라도) 받아주겠다고 할 수 있지 않나. 동시에 제 결백함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누가 이런 데 돈을 쓰냐? 내가 미쳤으니까 이렇게 하지. 저같이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돈이 있어도 피곤하고 짜증 나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또 민 이사는 하이브가 자신과 뉴진스에 대한 인신공격성 루머를 퍼트린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이 소식이) 불안한 이유는 제가 최근 미행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택시 기사님께서 '미행을 당하는 것 같다'고 알려주셨다. 목적지로 가고 있는데 '집 앞에서부터 지금까지 따라오고 있다. (택시를) 너무 바짝 따라붙길래 길을 이상하게 틀어봤는데도 오고 있다'고 하시더라. 병원에 가는 길이었는데 목적지에 내리지 않고 다른 곳에서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사님께 '차종이 뭐냐'고 물었더니 알려주셨다. '저 사람이 아가씨를 따라 내리면 100%'라고 하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를 따라 내리더라. 쓱 제 눈치를 보기도 했다. 눈이 마주쳐서 제가 '야, 너!' 하면서 따라갔다. 당시 크록스(고무 재질의 샌들)를 신고 있어서 뛰지는 못했는데 저를 피해 빠른 걸음으로 도망쳤다. 그 사람과 차를 사진으로 찍었고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을) 잡았다. 어디인지 확인한 상태다. 황당한 일이 많았다. 살해 협박도 받았지만 굴하지는 않았다. 코미디 같지만 희한한 일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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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민희진 사내 이사, 그룹 뉴진스 [사진=하이브 어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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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돼 K팝 산업 전반을 충격에 빠트렸던 하이브 내부 문건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표이사 재임 시절 해당 문건을 접했다며 "저는 그 문건을 거부했다. 나중에는 비판 메일을 보내기도 했었다. 대체 이게 뭐 하는 건가. 누구를 위한 글이냐. 이런 게 재미있냐"고 비판했다.

민 이사는 "이 산업이 커지며 이 업군을 잘 모르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도 들어오게 됐다. 그런 이들에게 K팝을 이런 식으로 알려준다고? 그게 제게는 가장 무서웠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동향 보고서'는 엔터 산업에 익숙하지 않은 임원을 위한 가이드 형식으로 작성되었으나 오히려 엔터 업계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민 이사는 "이런 걸 주입식으로 가르치면 앞으로 어떻게 되겠나. 이 사람들이 물들 수도 있다. 그래서 (내부 문건에 대한) 비판 메일을 작성했던 거다. 당당하면 차라리 (문건을) 밖에 공개하라고 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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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어도어 사내 이사 [사진=해당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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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민 이사의 인터뷰는 3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그는 하이브에 관한 일화부터 현재 뉴진스와 진행 중인 프로젝트 등에 관해 설명했다. 조회수는 9만6000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긴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로 그동안의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는 분위기였다.

하이브와 민 이사의 갈등이 벌써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진실 공방 속 하이브는 부적절한 내부 문건과 뉴진스 하니의 직장 내 따돌림 고백으로 위축된 분위기. 또 한 번 민 이사에게 흐름이 쏠린 상황이다. 이에 이재상 하이브 CEO는 "이번 분쟁 과정에서 노출된 여러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반응은 싸늘하다. 연일 질 낮은 논란으로 품격을 깎아먹은 하이브와 논란의 중심에 선 민 이사의 갈등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이들의 갈등으로 엔터 산업에 대한 신뢰까지 무너지고 있는 모양새다.

아주경제=최송희 기자 alfie3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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