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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배드민턴협회장 해임 요구...배임·횡령 혐의 수사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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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논란’ 최종 조사 결과 발표

조선일보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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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의 작심 발언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대한배드민턴협회 사무검사 및 보조사업 수행점검 결과 브리핑에서 김택규 배드민턴협회 회장에 대한 해임 요구와 사무처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했다. 또한 “협회가 스스로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이번에 고치지 않으면 자정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만약 시일을 끌 경우 관리단체 지정을 요구해 모든 임원을 해임하고 선수 지원 외 예산 지원 중단 등 특단의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지난달 10일 중간 브리핑에서 김 회장의 후원 물품 배임·유용 등 ‘페이백’ 의혹에 대해 횡령·배임죄 적용 가능성을 언급하고, 협회가 개인 후원을 과도하게 제한하면서도 후원사로부터 받은 보너스를 선수에게 전달하지 않은 정황도 지적하기도 했다. 문체부는 이날 협회 회장은 후원 물품 배임 및 유용,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 지난 29일 송파경찰서에 수사 의뢰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협회가 운영하는 승강제 리그와 유청소년 클럽 리그에서 보조금법 위반 사항이 다수 발견됐고, 그에 따른 환수 절차에 착수했다. 문체부는 “2020년, 2023년, 2024년에 승강제 리그 물품 지원에 위반한 26억 1000만원을 확인했고, 소위 페이백 문제는 2023년, 2024년에 한해서 2억7000만원을 부정 수급한 것을 확인했다. 선수들에게 미지급한 상금도 모두 환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김택규 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협회 직원 18명 중 17명이 회장의 폭언과 과도한 의전 요구, 운전 수행 강요 등의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노무법인 조사 결과 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관계 기관에 정식 신고가 이루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체부는 이번 사무검사에서 협회가 국가대표 선수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지원 체계와 제도 운영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것으로 판단하고 개선안을 요구했다. 당시 안세영은 개인 후원 계약 등 처우 문제뿐 아니라 대표팀 내 구습(舊習)에 대한 불만도 피력했다.

문체부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부상 진단과 치료, 재활 선택에 있어 자율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선수들이 더 나은 조건에서 재활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주말 및 공휴일에 외출과 외박이 가능하도록 하고, 청소·빨래 등 생활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규정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또한, 새벽 훈련 및 산악 훈련을 폐지, 자율화하여 선수들이 개별 상황에 맞게 훈련할 수 있도록 했다. 단식과 복식에 맞는 맞춤형 훈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도자 인원을 추가로 배치하고, 선수들이 개인 트레이너와 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문체부는 “협회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규정을 비롯해 국가대표 임무 규정과 선발 방식, 실업 선수 연봉 계약 등에 걸쳐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실업팀 선수 연봉과 관련된 학력 차별을 폐지하고, 계약 기간을 축소하는 등 개선 조치를 마련했다. 우수 선수에 대해서는 연봉과 계약 기간에 예외를 두어 합리적인 대우를 할 방침이다.

국가대표 선수뿐만 아니라 비국가대표 선수들도 자비로 국제대회 출전이 가능하도록 하고, 특정 기준에 따라 출전을 제한하는 기존 규제를 폐지했다. 선수들이 개인 후원사의 로고를 유니폼에 노출할 수 있도록 하여, 경기력과 연관된 장비나 용품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한다. 복식 선발 시 평가위원 평가점수를 폐지하고, 세계 랭킹 상위 32위까지의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면제하는 방식으로 선발 체계를 공정하게 개선한다고 밝혔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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