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함 뉴욕 양키스를 4승1패로 누르고 올 시즌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직후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LA 다저스 선수들. 통산 8번째이자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의 우승이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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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4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다저스의 수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는 이적 첫 시즌에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뤘다.
다저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7-6으로 이겨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3차전을 내리 이긴 뒤 4차전을 내줬던 다저스는 이날 0-5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한 끝에 통산 8번째 우승을 일궜다. 직전 우승이었던 2020년은 코로나19 여파로 정규시즌을 52경기로 단축해 치러졌다. 162경기를 모두 소화한 올해 우승은 다저스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양키스는 믿었던 에이스 게릿 콜이 무너지면서 1승만 거두고 허무하게 월드시리즈를 마감했다. 양키스 간판타자 애런 저지는 1회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려 월드시리즈 첫 홈런을 기록했지만, 5회 치명적인 수비 실책으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해 고개를 숙였다.
다저스의 베테랑 왼손 타자 프레디 프리먼은 월드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300(20타수 6안타), 홈런 4개, 12타점을 기록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프리먼은 1차전에서 연장 10회 말 월드시리즈 사상 최초의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트렸고, 이어진 2~4차전에서도 모두 홈런을 쳐 양키스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월드시리즈 MVP 트로피를 번쩍 들어보이는 다저스 왼손 거포 프리먼. 4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12타점을 기록했다. [UPI=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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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먼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뛰던 2021년 5~6차전에 이어 올해 4차전까지 월드시리즈 6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려 역대 최다 연속경기 홈런 기록도 갈아치웠다. 또 2020년 내셔널리그 정규시즌 MVP에 이어 이날 월드시리즈 MVP로 뽑히면서 두 개의 MVP 트로피를 모두 석권한 역대 12번째 선수가 됐다.
빅리그 15년 차인 프리먼은 통산 홈런 343개를 친 베테랑 거포다. 그에게 올 시즌은 유독 힘든 한 해였다. 아들 맥시머스가 지난 7월 말 온몸에 마비가 오는 희귀 증후군 증상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당시 휴스턴에서 원정 경기를 준비하던 프리먼은 곧바로 LA로 돌아가 아들을 간호하느라 8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가 팀에 돌아오던 날, 다저스 선수들은 ‘#MaxStrong’이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동료를 기다렸다. 프리먼은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정규시즌 막바지인 9월 말엔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 중 오른발목을 다쳐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투명했다. 의사가 4~6주 휴식을 권고했을 만큼 큰 부상이었다. 그러나 프리먼은 끝까지 출전 의지를 불태웠고, 결국 월드시리즈 1차전부터 홈런을 때려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 때문에 많은 다저스 팬은 “프리먼의 모습에 1988년 월드시리즈의 커크 깁슨이 오버랩된다”며 박수를 보냈다. 깁슨은 당시 1차전에서 발목을 다친 채로 끝내기 홈런을 친 뒤 절룩이며 베이스를 돌았던 ‘투혼’의 아이콘이다.
프리먼은 “올해는 거의 모든 종류의 ‘과속 방지턱’을 만난 것 같다. 그걸 동료들과 함께 극복한 것은 무척 특별한 일”이라며 “훌륭한 동료를 둔 덕분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고 MVP까지 받았다. 지금은 그저 황홀할 뿐”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반드시 우승 반지를 끼겠다는 각오로 다저스에 온 오타니도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역대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액인 10년 총액 7억 달러에 사인했다.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지난해까지 6년간 가을야구 문턱도 밟지 못했지만, 올해는 포스트시즌 무대를 마음껏 누볐다.
오타니는 정규시즌에 MLB 역대 최초로 50홈런(54개)-50도루(59개)를 달성하면서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월드시리즈에선 5경기에서 타점 없이 타율 0.105(19타수 2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오타니는 “다저스에서 첫해부터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건 정말 엄청난 일”이라며 “다저스의 힘으로 정규시즌을 무사히 마쳤고, 포스트시즌도 팀의 힘으로 이겨냈다. 이런 팀의 일원이라니 영광”이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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