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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느닷 없는 요청이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 손흥민이 최근 연이은 부상으로 그라운드와 재활대를 들락날락하는 가운데 그의 소속팀인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A매치 브레이크 때 손흥민 관리가 필요하다며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사실상 협력을 요구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2014년 호주 대표팀을 이끌고 브라질 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는 등 이미 대표팀 지휘 체계를 경험한 적이 있다.
A매치 브레이크 땐 대표팀 사령탑에 선수 관리에 대한 모든 권한이 있음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관리가 필요하다며 일종의 간섭을 하고 나섰다.
지금 손흥민이 다친 배경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을 '만능 키'처럼 다양하게 활용한 것이 원인임에도 홍 감독에게 뭔가를 요청하는 뉘앙스가 이채롭다.
9일 미국 ESPN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캡틴 손흥민의 부상 관리를 위해 구단과 한국 축구대표팀이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이 최근 어떤 일을 겪었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우리 팀과 한국 대표팀 모두를 위해 양자가 협력할 수 있는 방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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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지난 9월27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과의 홈 경기에서 후반 중반 도미니크 솔란케의 이날 경기 토트넘 3번째 골을 어시스트한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교체를 요청했다. 이후 토트넘의 3차례 공식전에 불참했고, 이 여파는 홍명보호에도 이어져 손흥민은 국가대표팀의 지난달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4차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특히 3~4차전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으로 가기 위한 여정에서 가장 까다로운 팀으로 평가받는 요르단, 이라크와의 2연전이었다. 요르단 원정, 이라크와의 역시차 홈경기를 치르는 와중에 한국 축구의 최고 스타를 활용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을 대표팀에서 제외한 뒤 토트넘은 수혜를 고스란히 입었다. 손흥민은 A매치 브레이크 2주를 쉰 뒤 가장 먼저 열린 지난달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 선발 출전, 70분을 뛰면서 골을 넣고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는 등 100점 짜리 활약을 펼쳤다.
이후 토트넘은 다시 손흥민 관리 소홀로 그를 3차례 공식전에 다시 활용하지 못했다. 이후 지난 3일 애스턴 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 7일 갈라타사라이와의 유로파리그 원정 경기에 출전시간 60분을 넘지 않는 선에서 손흥민을 선발 출전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와중에 대표팀 경기가 다시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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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는 14일 쿠웨이트, 19일 팔레스타인과 중동에서 원정 2연전을 치른다.
이를 아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홍명보 감독에게 손흥민 출전 시간을 제한해 달라는 요청을 사실상 했다고 봐야 한다. 그는 "우리는 건강한 손흥민을 원한다. 손흥민이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해서 각 팀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며 "그런 맥락에서 토트넘과 홍명보호 모두 좋은 결과를 얻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같은 날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관리하겠다고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웨스트햄전에서 손흥민을 70분 뛰게 했다가 그가 허벅지를 다시 다쳐 3경기를 결장하자 복귀 무대였던 애스턴 빌라전에선 손흥민이 후반 4분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막 상승세를 타던 후반 11분 그를 '강제 교체'하는 수를 뒀다. 손흥민은 당연히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불만을 표시하며 벤치로 들어갔다.
따지고보면 손흥민 관리 부실의 귀책 사유가 토트넘 구단, 그리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명백하게 존재하고, 홍 감독은 지난달 월드컵 예선에서 손흥민을 쓸 수 없어 큰 피해를 봤는데 홍 감독에게 공개적인 미안함보다는 "손흥민 적당히 쓰라"는 요구를 하고 나섰으니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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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지난 2015년 손흥민을 영입한 뒤 레프트윙을 중심으로 최전방 공격수, 2선 공격수, 오른쪽 날개 등 여러 포지션을 돌려가며 요긴하게 활용했다.
특히 지난해 여름엔 간판 스트라이커인 해리 케인을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 1억 파운드(약 1750억원)라는 거액에 팔고서도 공격수 보강을 하지 않았다. 제임스 매디슨을 600억원 주고 사왔지만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결국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고스란히 구단 통장에 넣은 채 레프트윙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보직 변경하는 꼼수를 부렸다.
이번 시즌에도 1100억원 주고 데려온 스트라이커 솔란케가 초반 부상에 시달리자 백업이 없어 손흥민이 다시 그 자리를 맡기도 했다. 결국 시즌 초반 주중-주말 강행군을 하다가 탈이 났다.
사실 손흥민에 대한 관리는 홍 감독이 먼저 드러냈다. 지난달 A매치 앞두고 손흥민을 발탁했다가 나중에 명단에서 뺐는데, 홍 감독은 그의 나이 34살이 되는 2026년에 잘 활용하기 위해 손흥민에 대한 배려 등을 하겠다고 먼저 약속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에 4번이나 출전했고 대표팀 감독도 이번이 두 번째다. 선수들의 몸 상태와 심리, 관리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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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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