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시청률 파이 감소 감안해야
위기론에 맞서는 유재석의 극복법
코미디언 유재석의 예능들이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재석의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MB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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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유재석의 예능 신작들 '틈만나면,'과 '싱크로유'가 최근 시청률 1~2%대를 유지 중이다. 일각에서는 유재석이 더 이상 시청률 영역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유재석을 시청률로만 판단할 수 있을까.
최근 유재석의 예능들을 두고 시청률로만 평가하는 부정적 여론이 조성됐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KBS2 '싱크로유'는 평균 1%대, SBS '틈만나면, 시즌2'는 2%대를 유지 중이다. 올해 유재석의 신작들이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을 두고 유재석의 위기론이 불거진 것이다. 사실 유재석의 위기론은 매년 연말 예능 대상 시상식이 올 때마다 회자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유재석은 꾸준히 불거지는 위기론을 다양한 방식으로 극복해냈다.
과거 '런닝맨'의 멤버 변동이나 '놀면 뭐하니?'의 PD 교체 등 프로그램 아이덴티티가 달라지고 팬들의 이탈이 생겼을 때도 유재석의 위기론이 등장했다. 그때 유재석은 카카오와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 등 각 OTT 플랫폼 예능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유재석은 자신의 무기인 팀플레이, 패밀리십 예능을 가장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위기론을 '하이 스코어'로 맞받아쳤다. MZ세대에게 '올드하다'는 지적을 종종 받았던 유재석은 카카오TV 오리지널 '플레이유'로 정면돌파했다. 실시간 라이브로 소통하는 것과 웹예능 플랫폼에 익숙한 MZ세대에게 유재석으로 플레이하는 플롯은 친근감을 선사했다. 또 기성세대에게 '무한도전'의 이미지가 고착화돼 있다는 것이 단점이었다면 이를 부캐릭터로 타파했다.
유재석을 전면에 내세웠던 '아파트 404'가 별다른 성적을 거두진 못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유재석은 현재 대체 불가한 국민 MC다. 업계의 많은 이들이 제2의 유재석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고민하면서도 유재석이 갖고 있는 상징성이나 도전 정신을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다고 바라본다. 이를 입증하는 예시가 '핑계고'다. 2022년 론칭된 웹예능 '핑계고'는 유재석이 원톱으로 이끄는 토크쇼로 유재석과 가까운 이들이 출연해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이동욱이 출연한 에피소드는 무려 조회수 1,315만 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화려한 연출이나 스튜디오 없이 유재석은 입담 하나로 유튜브 업계까지 섭렵한 것이다.
현 시점에서 지상파 예능과 글로벌 OTT 플랫폼, 유튜브를 대통합시킨 예능인은 유재석 뿐이다. 여기에 새로운 예능도 준비 중이다. '핑계고'의 스핀오프 버전인 '풍향고'는 유재석과 황정민 지석진 양세찬이 최근 베트남에서 촬영을 마쳤다. 해외 여행 예능으로도 발을 내딛은 유재석의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유재석은 11월 예능방송인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했다. 유재석 브랜드에 대한 긍정비율은 무려 84.45%로 분석됐다. 유재석에 대한 국민적 호감은 여전히 압도적인 수준이다. 현재 MBC '놀면 뭐하니?'는 4%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유료가구 기준 4~5%대를 오가고 있다. 유재석이 출연하지 않는 장수 예능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두 예능이 지금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유재석의 저력일 터다.
또한 '싱크로유'와 '틈만나면,'을 시청률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다소 편협한 시선이다. '싱크로유'의 경우 타이완 OTT 시장에 진출하면서 해외 시장 확대에 성공했다. 또 유튜브에서의 화력이 뜨겁다는 것 역시 감안해야 한다. 김기태와 강형호의 '질풍가도' 무대 편집본은 유튜브 조회수 254만 회(11월 4일 기준)를 기록했다. 정용화와 이승기의 '소나기' 무대는 138만 회로 집계됐고 박명수의 '디토'가 13만 회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또 '틈만나면,'은 높은 화제성을 견인하면서 전 회차 2049 시청률 전체 1위를 유지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재석은 직접 제작진과 소통하며 연출에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틈만나면,'을 연출한 최보필 PD는 유재석을 두고 "프로그램을 하나 할 때마다 많은 고민을 하는 분"이라면서 "우리가 과도하게 큰 변화를 생각할 때 중심을 잡아줬다. 시청자가 좋아한 포인트를 가져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게 좋다고 했다. 그것이 이정표가 됐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유재석은 출연자 이상으로 이상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틈만나면,'은 시즌1보다 시즌2에서 시청률 상승 추이를 보였고 유재석의 방향 제시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셈이다.
데뷔 33년차인 유재석이 롱런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만 맡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시청률과 상관없이 여러 시도와 도전을 지향하면서 자신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며 1인자의 수명을 계속 늘리고 있다. 이에 유재석을 단순히 프로그램 시청률로 평가하는 기준이 적절한지 다시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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