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로 우승을 도운 부친 이찬식씨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이대한. [사진=KPGA] |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무명 이대한이 K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KPGA 투어챔피언십(총상금 11억원)에서 최강자인 장유빈을 꺾고 프로 데뷔 15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대한은 10일 제주도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동·남 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5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18언더파 266타로 공동 2위인 장유빈과 송민혁을 3타 차로 따돌렸다. 34세의 노장 골퍼가 KPGA투어 데뷔후 134개 대회 만에 거둔 값진 우승이다.
이대한은 잡초같은 골프인생을 살았다. 지난 2010년 KPGA투어에 데뷔한 이대한은 그동안 시드 유지에 실패해 Q스쿨로 돌아갔으며 일본투어 1년, PGA 차이나투어 7년 등 해외에서 고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대한은 KPGA투어에서 한번도 상금랭킹 50위 안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최종전은 그런 고생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는 듯 전날 3라운드에선 홀인원을 잡아 7800만원 상당의 보석을 부상으로 받았으며 이날 최종라운드에선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네시스 대상을 확정한 강호 장유빈과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인생 최고의 시간을 맞이했다. 우승상금 2억 2천만원을 받은 이대한은 시즌 상금 4억 2433만원으로 상금랭킹 9위에 올랐다.
이대한은 우승 후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도와 주시고 응원해 주셨는데 특히 L&C바이오 이환철 대표님과 케이엠제약 강일모 회장님께 감사하다”며 “어제 인터뷰에서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는데 약속을 지키게 되어 기쁘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많이 얻었고 시드도 확보했으니 겨울을 편히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 후 아내, 딸과 함께 포즈를 취한 이대한. [사진=KPGA] |
이대한은 캐디로 곁을 지켜준 부친 이찬식씨(61)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대한은 “이번 시즌 아버지가 캐디를 해 주실 때 좋은 성적이 났다. KPGA수권에서도 아버지가 캐디를 해주셨는데 준우승을 거뒀고 이번 대회에선 우승을 했다. 아버지와 평생 잊지 못할 추억 만든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이대한은 전반에 버디만 3개를 잡은 장유빈에게 3타를 뒤져 우승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이대한은 후반 9홀에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는 집중력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대한의 버디 행진에 자극받은 장유빈은 15번 홀(파4)과 18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 두 개 를 범하며 무너졌다. 15번 홀에서 세컨드샷을 페널티 구역으로 보내 2타를 잃은 장유빈은 16, 17번 홀의 연속 버디로 선두 이대한을 압박했으나 18번 홀에서 티샷을 OB 구역으로 보내는 바람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장유빈은 우승을 놓쳐지만 올시즌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 덕춘상(최저타수상), 다승왕 등 각종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하며 투어를 평정했다. 대상, 상금왕, 덕춘상, 다승왕을 석권한 건 1997년 최경주, 1999년 강욱순, 2007년 김경태, 2009년 배상문에 이어 장유빈이 5번째다.
장유빈은 “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 사이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냈고 그 성적들이 모여 ‘제네시스 대상’이라는 최고의 상을 받게 돼 기쁘다. 사실 ‘제네시스 대상’ 하나만 바라보고 왔는데 그 목표를 이뤄낸 내 자신에게 잘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주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4위, 이번 대회에서 공동 준우승을 거두는 등 2주 연속 좋은 성적을 거둔 송민혁은 김백준을 제치고 신인상인 명출상을 차지했다. 송민혁은 “최종전에서 명출상을 수상하며 마무리를 좋게 해 만족한다. 정말 많이 원했던 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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