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기획 바탕으로 라인업 무대 등 구현
"음악을 다양한 형태로 즐기게 하자는 취지"
엠피엠지 뮤직은 올해 '뷰티풀 민트 라이프' '해브 어 나이스 트립'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해브 어 나이스 데이'를 개최했고 연말 '카운트다운 판타지'를 앞뒀다. /엠피엠지 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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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에 걸쳐 4일간 성대하게 펼쳐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을 끝으로 봄부터 빼곡히 이어진 2024년 음악 페스티벌 시즌이 거의 마무리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년(2020, 2021) 동안 중단됐던 페스티벌은 재개된 지 3년 차를 맞아 어느 때보다 알차고 풍성했다. 그 과정을 돌아보고 가수들과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국내에 크고 작은 음악 페스티벌이 수십 개 있는데 그중 굵직한 페스티벌을 5개나 개최하는 곳이 있다. 바로 엠피엠지 뮤직(MPMG MUSIC)이다. 각 계절마다 하나씩은 있는데 그 시기에 맞게 콘셉트도 다양하다. 봄엔 소풍을 가고 여름엔 해외 여행을 간다. 가을엔 가장 성대한 축제를 열고 겨울엔 새해 카운트다운을 한다.
엠피엠지 뮤직은 올해 '뷰티풀 민트 라이프'를 시작으로 '해브 어 나이스 트립' '해브 어 나이스 데이'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을 개최했고 연말 '카운트다운 판타지'를 앞뒀다.
2007년 시작해 올해로 18년 차를 맞은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과 2010년 문을 연 '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각각 가을과 봄을 대표하는 국내 최대 규모 페스티벌이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봄소풍 느낌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위주로 하고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1년간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를 총망라한다.
'해브 어 나이스 데이'는 가수와 곡 제목은 몰라도 어느 날 카페에 앉아있을 때 한 번쯤 흘러나올 법한 익숙한 음악들 위주로 꾸리고, 이를 스핀오프로 확장한 '해브 어 나이스 트립'은 마치 해외 여행을 가며 음악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객석부터 라운지 그리고 무대까지 공항 느낌을 주고 해외 아티스트 비중을 늘렸다.
여기에 12월 30일과 31일 개최해 새해 새벽까지 이어지는 '카운트다운 판타지'까지 있으니 엠피엠지 뮤직은 1년 내내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개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노하우도 많이 쌓였고 매년 매 페스티벌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페스티벌로서는 이례적으로 1년 상시 게시판을 운영하며 관객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해 나간다.
엠피엠지 뮤직의 서현규 이사는 2004년 입사해 이 모든 페스티벌의 탄생을 함께 했고 기획부터 운영까지 모든 것을 경험했다. 그는 "그동안 새로운 시도를 참 많이 했다. 이 페스티벌들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음악들을 소개하고 관객들이 이 음악을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탄생했다"고 말했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2007년 시작해 18년 동안 이어오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음악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했다. /엠피엠지 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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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서현규 엠피엠지 뮤직 이사 일문일답이다.
-엠피엠지뮤직에서 여러 페스티벌을 개최하는데 각각 소개해 달라
4월에 '해브 어 나이스 데이'를 했었는데 대관과 콘셉트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뀌었다.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5월 '뷰티풀 민트 라이프', 7월 '해브 어 나이스 트립', 그리고 10월에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12월에 '카운트다운 판타지'를 개최한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을 시작한 2007년은 밴드 시장이 크지 않았고 굉장히 잘 된 음악들이 몇 개 있던 시절이다. 밴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있어도 그 팀들이 콘서트를 하면 관객들이 잘 오질 않았다. 그 사람들을 공연장으로 오게 하고 싶었다. 그들이 혼자 와도 편안하게 쉬면서 라이브를 즐기게 해보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처음엔 사이즈도 크지 않았고 적자였다. 그러다 5회 정도 했을 때 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그래서 봄에 괜찮은 기획 공연을 해보기로 했고 그렇게 탄생한 게 '뷰티풀 민트 라이프'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봄소풍에서 착안해서 가볍고 러프하고 편안하게 나들이 하듯 즐길 수 있는 콘셉트로 만들고 있다. '해브 어 나이스 데이'는 여행 콘셉트로 기획했다. 가수 이름도 곡 제목도 기억이 안 나지만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편안한 음악을 여행 가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그 스핀오프 버전인 '해브 어 나이스 트립'은 제주항공과 함께 해외 노선 기내용으로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만들었었는데 그게 페스티벌로 확장됐다. 해외 여행 콘셉트라 해외 아티스트를 대폭 늘리고 입장하는 곳을 공항 게이트처럼 만들고 라운지 같은 공간도 넣고 무대도 공항 느낌으로 한다. 제주항공에서 직원 분들이 오셔서 서빙도 해주고 함께 즐기고 만들어 간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봄소풍에서 착안해서 가볍고 러프하고 편안하게 나들이 하듯 즐길 수 있는 콘셉트다. 무겁지 않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로 채운다. /엠피엠지 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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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가 다 다른 만큼 라인업 차별화에도 신경을 쓸 거 같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장르를 다 아우른다. 지난 1년 동안 활동이 왕성했던 팀들, 앨범을 많이 낸 팀을 먼저 찾고 신인들을 위한 자리도 기본적으로 가져간다. 엠피엠지에서 신인들을 위한 무대들을 많이 마련하고 있는데 거기서 조금 올라오는 팀들의 앨범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거기서도 눈에 띄는 팀들이 있으면 페스티벌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한다. 또 해마다 콘셉트가 있는데 거기에 맞게 라인업을 꾸린다. 데이브레이크 페퍼톤스 소란은 날씨 요정이라 출연하면 비가 안 온다. 그래서 결근 없이 출석하고 있다.(웃음) 해체한 밴드를 다시 끄집어내 정상화 시키기도 하고 관객들이 보고싶어한 무대를 선사히기도 한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봄소풍이 콘셉트니까 무겁지 않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로 채운다. 누가 봐도 신나고 좋은데 과하지 않은 그럼 음악들, 봄소풍 와서 돗자리 깔고 누워서 들으면서 쉴 수 있는 음악들을 위주로 한다. '해브 어 나이스 트립'은 해외 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주려고 해외 아티스트 비중을 절반 정도로 한다. '카운트다운 판타지'는 올해를 총망라해서 핫한 팀이나 관객들이 정말 보고싶어할 만한 팀들을 선별해 연말을 같이 보내고 새해를 같이 열 수 있는 팀들을 찾는다.
-올해 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뭔가
관객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해왔다. 관객들에게 편의를 더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 뭐가 있을지 고민을 하게 되니까 라인업도 중요하지만 페스티벌 환경을 더 생각하게 된다.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들이 한계가 있어서 그게 좀 아쉽다. 실내와 실외를 동시에 쓸 수 있는 곳이 있거나 실내도 대형 공연장이 더 있으면 관객들에게 더 질 높은 페스티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본의 섬머소닉만 봐도 공연장을 엄청 크게 쓴다. 그렇게 되면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진다.
'해브 어 나이스 트립'은 해외 여행에서 듣는 음악이 콘셉트다. 해외 아티스트를 대폭 늘리고 입장하는 곳을 공항 게이트처럼 만들고 라운지 같은 공간도 넣고 무대도 공항 느낌으로 한다. /엠피엠지 뮤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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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적인 요인 외에 더 욕심을 내고 싶은 부분은 뭔가
페스티벌에서 볼 수 없었던 뮤지션들을 초대하고 싶은 욕심이 늘 있다. 2010년엔 공연을 보기 어려웠던 이소라 씨가 헤드라이너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무대에 섰는데 굉장히 만족해 하셨고 관객들도 열광적이었다. 그 전 해인 2009년엔 이적 씨가 헤드라이너였는데 히트곡만 불러도 시간이 모자라니까 관객들의 끝없는 앙코르 요청에 20~30분 더 공연을 했었다. 제가 알기론 이적, 이소라 두 분 모두 그게 첫 페스티벌이었다. 2017년엔 수지 씨가 출연했는데 역시나 첫 페스티벌이었다고 하더라.
-음악 페스티벌이 사랑 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코로나 때 공연 시장이 죽었다. 그때 거품이 싹 빠진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게 된 거다. 그럴 때 밴드들이 음악적으로 더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밴드 시장은 클럽 공연부터 공연장과 공연 일수, 티켓 가격까지 촘촘하게 엮여 있다. 대부분은 이 과정을 거쳐서 차근차근 올라오니까 실력이 기반이 되고 무대 퀄리티가 다를 수밖에 없다. 실력 있는 밴드들이 올라오고 또 공연 업계가 전체적으로 살아나면서 페스티벌도 잘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어떻게 더 자리를 잡는지가 관건이다.
페스티벌에 오는 관객들을 보면 예전엔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이 많았는데 작년부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이 부쩍 많아졌다. 밴드 음악이 많이 올라왔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나이를 떠나서 음악을 찾아듣는 환경이 만들어져서 밴드 음악도 더 눈에 띄는 게 아닌가 싶다. 또 한 무리가 오면 한두명은 친구가 가자니까 온 거고 음악을 찾아듣거나 그러진 않는다. 음악에 관심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게 페스티벌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그런 친구들이 또 유입이 되면 시장이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페스티벌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누군가는 페스티벌이 단순히 행사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음악 신을 더 발전시키려는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물론 우후죽순 많이 생기면서 폐해도 있다. 모방형이 아니라 본인들만의 기획을 만들고 관객과 소통하면서 꾸준하게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페스티벌 관련 게시판을 운영하면서 일년내내 소통을 하는데 게시판이 있는 페스티벌은 아마 우리밖에 없을 거다. 좀 더 관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발전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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