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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인간관계 고민...성격 밝아져" 故 송재림, 생전 마지막 인터뷰서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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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故) 송재림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연예계 동료들은 물론 팬들과 관계자들까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늘 지나고 나서야 다시 보이는 것들이 있는 법. 이에 휴지통 폴더에 들어있던 고인과의 대화 내용을 다시 꺼내 살펴봤다.

고인은 지난 1월 연극 '와이프'로 첫 무대 연기에 도전했다. 이에 MHN스포츠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인터뷰는 고인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가 됐다.

10개월이 흘렀지만, 그의 모습이 여전히 눈에 선하다. 모델 출신답게 편안한 차림에도 폼이 나던 모습, 유난히도 작은 얼굴. 그리고 인터뷰 내내 진지하게 연기와 연극에 대한 생각들을 털어놨다. 2009년 배우 데뷔 후 다수 드라마 작품과 예능 등에서 사랑받았던 그의 무려 15년 만의 새 도전이었기에.

그는 "그동안 관성에 의해 해왔던 것 외에 저를 낯선 환경에 두는 자극이 필요한 시기였다. 그래서 대본이 왔을 때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이제 나이가 만 38세로 40세가 됐다. 그런 기점에서 무모한 도전을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미뤄왔던 숙제 같았는데 지금 그 과제를 끝내는 것 같다"고 도전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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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인 만큼 배우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개막 전 두 달 가까운 시간 입에 펜을 물고 10시간 이상씩 연습했다며 "말을 많이 하느라 입병까지 났다"고 했을 정도. 그만큼 연기에 대한 열정이 컸던 그다.

당시 그는 "사실 뮤지컬도 도전해 보고 싶다"라며 "보컬도 배웠었다"고 어필하기도 했다. 그리고 약 6개월 뒤인 7월,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제로델 역으로 출연하며 목표를 이뤘다.

물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거의 없었지만, 새로운 장르에 발을 디뎠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무대가 너무 재밌다"고 들뜬 마음을 드러냈던 송재림이다. 그렇기에 무대를 끝으로 떠난 그의 마지막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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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림의 사망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 발표에 따르면 범죄 혐의점이 없고, 유서가 발견됐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스스로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연예계 동료들은 홀로 힘들어했을 그에게 위로를 전해주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인터뷰 당시 그가 자신의 성격과 생각, 고민에 대해 토로한 부분에 재차 눈길이 간다.

'와이프'가 가진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묻자 그는 "변해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변해버리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는 건 뭔가, 변해간다는 사실인 건지, 사람들 사이 관계 자체가 변하지 않는다는 건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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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요즘 SNS 보면 AI 사람이 나오고, 계정 들어가면 인플루언서라고 나오는 불편한 골짜기가 있다. 메시지 보냈는데 그 사람이 AI라면 현타가 올 것 같다"라며 "실존하는 사람 간의 관계가 소중하고 그것만은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또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알고 지내는 편은 아닌데, 오래 알고 지내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오래 지속되고 있다"라고 자신과 주변 관계를 소개했다.

이어 "예전에는 (인간관계가) 편협했지만 좋은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배우의 길 가면서 동료들도 많아졌다. 지금의 관계에 만족한다. 의지도 많이 하고 있다"라고 주변인들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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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생, 향년 39세로 세상을 떠났다. 결혼은 하지 않았다. 인터뷰 당시 결혼에 대한 생각이 있는지 묻자 그는 "용기가 없어서 못 하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너무 많은 걱정이 드는 것 같다. 무식하게 그냥 어느 한순간 확 가기를 바란다"라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와이프' 출연 당시 세 가지 역할을 소화하며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다. 여러 성격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성격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고 했다.

그는 "나를 많이 드러내는 타입이 아니다. 조용히 듣는 입장이다"라며 "말투가 많이 바뀐 것 같다. 더 밝아졌다. 예전에는 수동적으로 대답했다면 이제는 말을 더 하려고 한다. 자기 주관을 좀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언어적으로 소통하려고 하는 게 생겼다. 감정이 많이 부드러워진 것 같기도 하다"라고 자신의 달라진 모습에 만족스러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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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인은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점심을 약속했던 친구가 자택을 방문해 그를 발견하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재림의 SNS는 그의 이름이 아닌 '긴 여행 시작'이라는 구절로 바뀌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고인의 바람대로, 편안한 여정을 떠났기를.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MHN스포츠 DB, 글림컴퍼니, 송재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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