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런 홈런 허용한 정해영.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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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 감독은 일본전에 앞서 일찌감치 '벌떼 야구'를 선언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에 나서는 대표팀의 장점으로는 '탄탄한 불펜'이 꼽힌다. 정해영(KIA 타이거즈), 유영찬(LG 트윈스), 김택연(두산 베어스), 박영현(KT 위즈), 조병현(SSG 랜더스) 등 올 시즌 각 구단에서 주전 마무리로 뛴 투수들을 대거 발탁해 막강 불펜진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믿었던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한국은 일본에 3-6으로 패했다. 슈퍼라운드 진출 분수령이 될 경기로 꼽혔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현재 한국은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전을 반드시 이기고 다른 팀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선발 마운드에는 좌완 최승용(두산)이 올랐다. 류 감독은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회 B조 조별리그 3차전 일본전을 앞두고 "3회 정도만 막아줬으면 좋겠다"는 현실적인 바람을 전했다.
우선 최승용부터 류 감독의 바람대로 움직여주지 못했다. 최승용은 이날 1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2실점을 남기고 유영찬과 교체됐다. 1회말은 삼진 1개를 포함해 삼자 범퇴로 잘 막았다. 2회초에 타선의 득점 지원까지 받았다.
그러나 2회말 최승용은 모리시타 쇼타와 구리하라 료야에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에 몰렸다. 위기 속에서 최승용은 차분하게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그러나 2사 2, 3루 상황 끝내 구레바야시 고타로에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고 후속 사카쿠라 쇼고에도 내야 안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떠났다.
불펜 투수 유영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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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로 뒤집힌 상황. 최승용에 이어 올라온 투수 유영찬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 삼진으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추가하고 2이닝을 매조졌다. 3회에도 마운드에 섰다. 유영찬은 선두타자 카이토 고조노에 우전 안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공 8개로 처리했다.
투구 수가 많지 않았고 4회말에도 씩씩하게 일본 타선을 공략했다. 2사 후 안타를 주기는 했지만 위기는 없었다.
그 사이 한국 타선은 경기를 뒤집었다. 유영찬이 잘 막아준 덕에 타자들은 힘을 냈다. 특히 LG 동료들의 활약이 빛났다. 4회 박동원이 상대 선발 다카하시 히로토를 상대로 솔로 아치를 그렸고, 5회에는 신민재가 센스 넘치는 주루 플레이로 일본 수비진을 흔들었다. 신민재는 후속 윤동희(롯데 자이언츠)의 적시 2루타가 터지자 여유롭게 홈 베이스를 밟았다.
유영찬은 예상과 달리 5회에도 마운드에 섰다. 첫 타자 마사유키 쿠와하라마저 손쉽게 잡아냈다.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위기 상황에서 투입돼 2⅔이닝을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낸 유영찬은 포수 박동원과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넨 뒤 마운드를 떠났다.
왼쪽부터 곽도규, 이영하.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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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곽도규(KIA 타이거즈)가 이어 등판했다. 올라오자마자 까다로운 타자인 카이토 고조노를 삼진 처리했다. 하지만 2사 후 후속 타자 3명에게 볼넷 2개, 몸에 맞는 볼 1개를 준 뒤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불을 끄기 위해 이영하(두산)가 투입됐지만 상대 타자 마키 쇼고에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스코어는 3-4로 뒤집혔다. 류 감독은 6회에도 이영하를 믿었다. 이영하는 그에 보답하듯 공 6개로 세 타자를 잡았다.
점수를 막아줬어야 할 불펜은 7회 무너졌다. 최지민(KIA)이 선두 타자 고조노에 안타를 허용한 뒤 후속 타자 료스케 타츠미를 삼진 처리하고 정해영(KIA)에 마운드를 넘겼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세이브 31개를 올리며 구원왕을 차지한 정해영은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상대 중심 타자 모리시타에 중월 투런포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마키에게도 좌측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2루타를 허용한 뒤 쓸쓸하게 마운드를 떠났다.
왼쪽부터 최지민, 정해영.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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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8회는 김서현(한화 이글스), 김택연(두산)이 각 ⅔이닝, ⅓이닝을 맡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그 사이 힘이 빠진 타선은 일본 불펜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추가 점수 없이 경기를 마쳤다.
흔들린 선발 최승용에 이어 위기 속 등판했던 유영찬만 빛난 불펜이었다. 유영찬이 마운드를 지키던 경기 중반까지는 점수를 주고받으며 난적 일본과 잘 싸웠다. 하지만 믿었던 불펜이 위기 상황을 계속 만들었고 결국 '일본전 9연패'라는 쓰라린 결과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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