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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야구장 나가는 게 무서웠다"던 늦깎이 내야수, 트레이드 복덩이로 대반전…롯데는 운명의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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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손호영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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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야구장 나가는 게 무서웠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손호영(30)에게 두려움의 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2024년, 손호영은 트레이드로 인생의 대반전을 이뤘다. 롯데가 인생의 팀이 되면서 앞으로의 시즌들을 더 기대하게끔 하고 있다.

2024시즌이 개막한 지 일주일 남짓 됐던 3월 말, 롯데는 LG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야수 손호영을 데려오면서 150km를 던지는 사이드암 우강훈을 내줬다. 롯데는 당시 내야진 세팅이 되어있지 않았고 내야진의 공격력이 처참한 수준이었다. 고민 끝에 김태형 감독은 LG에 손호영 영입을 타진했다. 급한 쪽은 롯데였고 그동안 타 구단들의 요청을 뿌리쳤던 유망한 자원인 우강훈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대학 중퇴에 미국 무대까지 도전했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독립리그에서 뛰었다. 그러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LG에 지명되면서 프로에 입단했다. 26세에 프로에 첫 발을 내딛은 늦깎이. LG에서도 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그 때마다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기회를 놓쳤고 뒤쳐졌다. LG에서 4시즌 동안 94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손호영은 이 당시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면서 많이 위축됐다. 야구장 나가는 게 무서웠다”라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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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이 오고 나서 트레이드가 진행됐지만 롯데는 그 이전부터 손호영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현장 스태프 사이에서는 손호영에 대해 꾸준히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손호영과 롯데는 만날 운명이었고 찰떡궁합이었다.

롯데는 손호영이 오면서 내야진 세팅이 완료됐고 또 공격력도 차츰 개선되기 시작했다. 손호영도 기회를 받더니 갖고 있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손호영에게 롯데는 운명의 팀이자 인생의 팀이 됐다.

손호영은 트레이드 직후 두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각각 한 달 가량을 빠져 있었지만,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4월 17일 LG전부터 6월 20일 KT전까지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30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써 내려가는 등 102경기 타율 3할1푼7리(398타수 126안타) 18홈런 78타점 OPS .892의 성적을 기록했다. 풀타임을 뛰지 않고도 팀 내 최다 홈런이었다.

그는 “부상으로 규정타석 못 채운 것은 아쉽다. 그게 가장 후회된다. 하지만 항상 야구장에서 전력으로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라면서 “처음에는 100경기 뛰는 것을 목표로 세웠는데, 또 욕심이 생기더라. 또 건방져진 것 같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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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전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결국 멘털이었다. 그는 “트레이드 되면서 기분은 좋았지만 두려움도 있었다. 새로운 팀에서 똑같은 모습이 반복되면 안될 텐데라는 생각도 있었다”라면서도 “이제 나도 서른이 됐고 나이 앞자리가 바뀌면서 조금 내려놓게 됐다. 더 욕심 부리려고 하지 않고 하루하루 감사해 하면서 야구를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연속 경기 안타 기록도 써 내려갔다. 관심도 집중됐고 의식을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 순간을 너무 꽉 쥐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의식이 안됐다고 하면 거짓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 이어지면 땡큐, 안되면 말고라는 생각이 강했다. 마인드가 달라진 것 같다. 원래는 기회 잡으면 어떻게든 안 놓으려고 했는데, 이제는 안되면 말고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제 난 잃을 게 없는 선수였다.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이 끝났을 때도 타격은 아예 없었다. 더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안했다”고 되돌아봤다.

올해의 좋은 기운을 이어가는 게 더 중요해진 손호영이다. “내년에 잘 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다. 시즌이 끝나도 쉰다는 생각 없이 뭐라도 하고 있자는 생각이다. 그래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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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도 이런 손호영을 위해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롯데는 11월 5일부터 12월 3일까지, 일본 도쿄에 위치한 트레이닝 센터에서 손호영을 비롯한 투수 박진, 1라운더 신인 김태현이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근육 및 가동성, 재활과 부상 방지를 중심으로 트레이닝을 실시하고 몸에 맞는 식단까지 교육을 받는다.

손호영도 기대를 품고 떠났다. 그는 “트레이닝 스케줄이 빡빡하다. 군대 훈련소 느낌이다. 갔다 오면 몸도 좋아지고 살도 빠지지 않나. 그런 마음가짐을 갖고 독하게 다녀오려고 한다”라며 “근육 트레이닝과 안 다치게 달리는 자세 등을 교정한다고 들었다. 어디 근력이 부족하고 어느 쪽의 유연성이 부족한 지를 알려줄 것이다. 식단도 배워서 잘 먹는 법도 배우게 되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구단에 감사한 마음은 당연하다. 그는 “구단에서 이런 것을 보내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한 것이다. 일본에 안갔으면 트레이닝센터에서 운동 했을 것이다”며 “구단에 꼭 감사드린다고 기사에 적어줬으면 한다”고 웃었다.

롯데라는 팀, 그리고 롯데 팬들을 향해서는 감사한 마음 뿐이다. 그의 인생이 바뀌었기 때문. 그는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내년에 꼭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 팬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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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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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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